(MHN 엄민용 선임기자) ‘바둑여제’ 최정 9단이 건재를 과시했다.

IBK기업은행배 원년대회 우승자 최정 9단이 결승 무대에서 4년 만에 재회한 오정아 5단을 또다시 꺾고 대회 3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13일 서울시 성동구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5 IBK기업은행배 여자바둑 마스터스 결승 최종국에서 최정 9단은 오정아 5단을 상대로 243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이로써 종합전적 2-1로 결승 3번기의 최종 승자가 됐다.

이날 대국은 마지막 승부답게 초반부터 중반까지는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다. 중반 전투가 일단락될 무렵에는 인공지능 승부 예측에서 백을 잡은 오정아 5단이 유리한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하지만 오정아 5단이 중앙 흑돌에 대한 압박을 살짝 늦추는 순간 최정 9단의 반격이 이어지면서 형세는 단번에 뒤집혔다. 일단 승기를 움켜쥔 최정 9단은 이후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승리의 결승선을 향해 질주했다. 지난달 30일 열린 결승 1국에서 좋은 바둑을 방심하다 역전 반집패를 당했던 아픔은 반복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지난 2021년 첫 대회 결승에서도 만난 적 있다. 당시에는 최정 9단이 2-0으로 승리하며 초대 챔프에 올랐다. 최정 9단은 이후 2023년에는 김은지 9단을 누르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어 올해 다시 정상을 정복하며 홀수 해인 1·3·5회 대회에서 징검다리로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기이한 인연을 만들었다.

한편 오정아 5단은 결승 1국에서 승리하며 기분 좋게 출발하고 이날도 중반까지 유리하게 국면을 이끌며 생애 첫 타이틀을 노렸으나, 마지막 순간에 최정 9단의 벽을 넘지 못하고 다시 한번 준우승에 만족했다.

우승을 확정 지은 후 가진 인터뷰에서 최정 9단은 “또다시 IBK기업은행배에서 우승을 하게 돼 기쁘다. 계속 좋은 대회를 열어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늘 응원해 주시는 바둑팬들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더 발전된 바둑을 팬들께 보여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한편 지난 4월 아마선발전을 시작으로 약 4개월간의 대장정을 펼친 2025 IBK기업은행배 여자바둑 마스터스는 오는 25일 한국기원에서 열리는 시상식을 끝으로 올해 모든 일정을 마친다.
2025 IBK기업은행배 여자바둑 마스터스는 IBK기업은행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했다. 우승 상금은 50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2000만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