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연승으로 한국 5연패 달성…다음주 난양배 결승3번기 돌입

대국 직후 열린 시상식에서 기뻐하고 있는 한국 선수단. 왼쪽부터 박정환 9단, 홍민표 감독, 신진서 9단, 양재호 총장.(사진 한국기원 제공)
대국 직후 열린 시상식에서 기뻐하고 있는 한국 선수단. 왼쪽부터 박정환 9단, 홍민표 감독, 신진서 9단, 양재호 총장.(사진 한국기원 제공)

(MHN스포츠 엄민용 선임기자) ‘농심신라면배 지킨 신진서, 난양배 사냥 나선다.’

‘신공지능’ 신진서 9단이 바둑삼국지 농심신라면배에서 다시 한번 새역사를 썼다. 최다연승기록을 18승으로 늘리며 한국의 대회 5연패를 확정지었다.

21일 중국 상하이 그랜드센트럴호텔에서 열린 제26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최종국에서 ‘농심신라면배 수호신’ 신진서 9단이 중국의 최종주자 딩하오 9단을 백불계승으로 꺾었다. 세계 1인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한 판이었다.

대국하고 있는 신진서 9단(왼쪽)과 딩하오 9단.(사진 한국기원 제공)
대국하고 있는 신진서 9단(왼쪽)과 딩하오 9단.(사진 한국기원 제공)

이날 승부는 대회 최종국이자 양국 1인자의 맞대결답게 치열하게 펼쳐졌다. 서로 준비를 많이 한 것을 보여주듯이 초반은 팽팽하게 흘러갔다. 그러다가 중반 전투에 접어들면서 신진서 9단이 반상의 주도권을 잡았다. 그러나 딩하오 9단의 반격도 매서웠고, 중반 전투가 끝나갈 무렵에는 전세가 역전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도 잠시, 초읽기에 몰린 딩하오 9단에게서 작은 실수 하나가 나왔고, 신진서 9단이 이를 즉각 응징하면서 판세는 다시 뒤집혔다. 그리고 승부는 그것으로 끝났다. 이후는 신진서 9단의 완벽한 마무리 실력을 보여주는 수순에 불과했다.

대국 후 신진서 9단(가운데)을 중심으로 복기를 하고 있다.(사진 한국기원 제공)
대국 후 신진서 9단(가운데)을 중심으로 복기를 하고 있다.(사진 한국기원 제공)

승부가 끝난 후 신진서 9단은 “지난 대회 6연승보다 올해 2연승이 더 어렵다고 느낄 정도로 오늘 바둑은 정말 힘들었다”며 “이번 3차전에는 박정환 9단은 물론 설현준 9단도 동행해 함께 연구해 준 덕분에 시너지 효과가 났던 것 같다”고 전했다.

또 한국 국가대표팀 홍민표 감독은 “열심히 싸워 준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지난 대회 못지않게 벅차서 오늘도 잠을 못 잘 것 같다”며 “모든 선수가 함께 만들어 낸 우승이라 더욱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대국이 끝난 후에는 시상식이 열려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이 한국 선수단에 우승 트로피와 상금 5억 원을 전달했다. 또한 4연승을 거둔 김명훈 9단에게 연승상금 2000만 원, 3연승한 중국 셰얼하오 9단에게 상금 1000만 원을 수여했다.

난양배 결승전을 치르는 신진서 9단(왼쪽)과 왕싱하오 9단.(사진 한국기원 제공)
난양배 결승전을 치르는 신진서 9단(왼쪽)과 왕싱하오 9단.(사진 한국기원 제공)

한편 중국 상하이에서 농심신라면배 우승컵을 지켜낸 신진서 9단은 이제 웃는 얼굴로 싱가포르행 비행기에 오른다. 난양배 초대 우승컵을 사냥하기 위해서다. 오는 26일부터 3월 1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제1회 난양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전에서 신진서 9단은 중국의 젊은 강자 왕싱하오 9단과 3판2승제 승부를 벌인다. 중국의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2004년생 왕싱하오 9단은 현재 중국 랭킹 6위로, 신진서 9단이 메이저 세계대회 결승에서 자신보다 어린 기사와 맞붙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 9단의 권좌를 호시탐탐 노리는 젊은 강자로, 그만큼 부담도 크다.

한국 바둑의 끝판왕 신진서 9단.(사진 한국기원 제공)
한국 바둑의 끝판왕 신진서 9단.(사진 한국기원 제공)

하지만 신진서 9단은 “조금 긴장되기도 하지만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며 “우승에 집착하기보다는 훌륭한 바둑을 둔다는 마음으로 잘 싸우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두 사람의 공식전 상대 전적은 신진서 9단이 2승1패로 앞서 있으며, 가장 최근의 대국인 지난해 삼성화재배 본선 32강에서도 신 9단이 승리했다. 결승 3번기 1국은 26일 낮 12시(현지 시각), 결승 2국은 28일 벌어지며, 1 대 1 동률 시 3월 1일 최종국을 치른다. 중국위기협회와 싱가포르위기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난양배 월드바둑마스터스의 우승상금은 25만 싱가포르달러(약 2억 6000만 원)다. 제한시간은 세계대회 최초로 피셔룰을 도입해 각자 2시간에 매 수 추가시간 15초가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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