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리쉬안하오·딩하오 꺾으면 한국 대회 5연패 위업

(MHN스포츠 엄민용 선임기자) ‘진서야, 올해는 쉬어. 이번엔 형이 끝낼게.’
박정환 9단이 한국의 농심신라면배 5연패를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18일 중국 상하이 그랜드센트럴호텔에서 열린 제26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본선 제11국에서 박 9단이 일본의 주장 시바노 도라마루 9단을 백불계로 꺾고 이번 대회 첫 승전보를 올렸다.
이날 대국은 160수까지 이어졌지만, 초반 50수가 되기 전에 이미 승부가 결정된 박 9단의 완승국이었다. 초반 좌하귀와 하변에서 벌어진 첫 전투에서 확고한 우세를 점한 박 9단은 조금의 추격도 허용하지 않고 집 차이를 벌려 비교적 쉽게 상대의 항복을 받아냈다.
13년 연속 농심신라면배에 출전하고 있는 박 9단은 그야말로 한국 국가대표 중의 대표다. 다만 지난해 신진서 9단이 기록한 6연승의 대역전극이나 과거 이창호 9단이 벌인 ‘상하이 대첩’ 같은 극적인 우승의 주인공이 되지는 못했다. 우승의 순간에는 대부분 ‘아우’ 신진서 9단이 무대 중앙에 섰다. 그런 만큼 이번 대회에 임하는 박 9단의 각오는 남다르다. 신진서 9단을 승부의 무대에 세우지 않고 자신의 손으로 한국의 우승을 확정짓겠다는 것이다. 박 9단은 지난 16일 이번 대회 출전을 위해 상하이에 도착한 직후 “이번 대회 목표는 3승”이라고 분명히 전했다.
박 9단이 그동안 농심신라면배에서 올린 최다연승 기록은 4연승이다. 하지만 올해는 3연승만 거둬도 자신의 손으로 한국 우승을 일궈 낼 수 있다. 이날 1승을 챙겼으니 이제 필요한 것은 2승뿐이다. 상대는 중국의 리쉬안하오 9단과 딩하오 9단. 그중 리쉬안하오 9단과 19일 오후 3시(한국시간) 반상을 마주한다. 역대전적에서는 박 9단이 3승2패로 앞서 있다. 최근 대결에서도 2연승을 달리는 중으로, 그다지 두렵지 않은 상대디.
리쉬안하오 9단보다는 다음 상대인 딩하오 9단이 한국 우승의 최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박 9단이 역대전적에서 2승3패로 뒤져 있고, 최근 3연패 중인 점도 부담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 첫 승부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둔 박 9단은 어느 때보다 기세등등하다.
이날 국후 가진 인터뷰에서 박 9단은 “긴장을 많이 했는데 초반에 바둑이 잘 풀려 승리할 수 있었다”며 “내일 만나는 리쉬안하오 9단과의 대국에서도 최선을 다해 좋은 바둑을 두겠다”고 밝혔다. 리쉬안하오 9단을 ‘초반 연구가 잘돼 있고, 인공지능으로 공부를 많이 한 선수’라고 분석한 박 9단은 “초반 포석을 나쁘지 않게 짠 뒤 중반 승부처에서 득점하는 방향으로 승리를 이끌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박 9단의 목표대로 3승을 거두면 한국은 역대 농심신라면배 17차례 우승과 함께 최근 5연속 우승의 쾌거를 이루게 된다. 게다가 상하이에 함께 날아온 신진서 9단이 한 판도 두지 않고 농심신라면배 우승컵을 들어올리게 된다. 대표팀은 우승상금 5억 원도 챙긴다.

한편 이날 오전에 열린 제2회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 제8국에서는 유창혁 9단이 일본 다케미야 마사키 9단을 맞아 302수까지 가는 접전 끝에 흑12집반승을 거두고 대회 2연패를 향한 행보를 이어갔다. 지난 대회에서 한국의 마지막 주자로 출전해 우승을 결정지었던 유 9단은 이번 대회에서도 한국 최후의 1인으로 남아 대회를 책임지게 됐다. 유 9단의 다음 상대는 중국의 차오다위안 9단이다. 상대전적에서는 유 9단이 3승2패로 앞서 있다. 농심백산수배 우승상금은 1억 8000만 원이다.
추천 뉴스
- 1 이세돌이 이세돌 이길듯! 바둑 이세돌, '이세계아이돌'과 ‘초능력 바둑’ 대결 바둑 레전드 이세돌이 VR 공간에서 버추얼 아이돌 이세계아이돌과 ‘초능력 바둑’ 대결을 펼친다. 이세돌 vs. 이세돌이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진행되는 이번 승부는 오는 21일 SOOP에서 생중계된다.
- 2 MZ 대결에서 전 세대 경쟁으로… ‘하나은행 바둑 슈퍼매치’ 종합기전 새출발 (MHN스포츠 김선우 인턴기자) 국내 개인전 최고 우승상금을 자랑하는 ‘하나은행 바둑 슈퍼매치’가 종합기전으로 돌아온다.2025 하나은행 바둑 SUPER MATCH가 전기 대회에 M세대(1981년생~1996년생)와 Z세대(1997년생~2010년생)로 제한돼 있던 참가 자격을 없애고 종합기전으로 탈바꿈했다.이번 대회 예선은 189명의 프로기사가 출전해 본선 티켓 12장을 놓고 오는 2월 3일부터 7일까지 진행된다.본선 진출자 12명은 전기 우승자 김명훈 9단과 준우승자 강동윤 9단, 랭킹 시드자 신진서·박정환 9단과 함께 16강 토너
- 3 '커제 사태' 뿔난 중국기원, 2월 쏘팔코사놀 대회 불참 통보...한국기원은 공식 사과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결국 중국이 한국 바둑 대회에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한국기원은 오는 2월 6일부터 열릴 예정인 제1회 쏘팔코사놀 세계최고기사결정전 1차전이 중국의 불참 통보로 연기됐다고 전했다. 한국이 창설한 쏘팔코사놀 세계최고기사결정전은 한, 중, 일, 대만에서 최상위권 기사 9명이 참가해 우승자를 가리는 대회다. 한국 4명, 중국 3명, 일본 1명, 대만 1명이 출전할 예정이던 이 대회는 최근 한국과 중국 바둑계 관계가 급속 냉각되며 위기를 맞았다.이번 쏘팔코사놀 대회에 초청받았던 중국 바둑 간판 커제 9단은 제
- 4 中바둑계, 변상일 LG배 우승 인정 못한다…‘한국 대회 불참하라’ 목소리도 (MHN스포츠 엄민용 선임기자) 제29회 LG배 기왕전 시상식이 조선일보사에서 24일 열렸다. 시상식에는 주최사 조선일보사 홍준호 대표이사와 박은호 문화사업단장, 후원사 ㈜LG 정정욱 전무, 주관사 한국기원 양재호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시상은 중국의 커제 9단이 결승3번기 최종국 결과에 불복하며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아 우승자 변상일 9단에 대한 시상만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홍준호 대표이사가 트로피를, 정정욱 전무가 3억 원이 적힌 상금보드와 꽃다발을 우승자 변상일 9단에게 전달했다.변상일, “커제 선수 입장도 충분히 이해”변상일
- 5 커제의 투정으로 상처를 입은 변상일의 LG배 우승 기쁨 (MHN스포츠 엄민용 선임기자) 변상일 9단이 LG배 기왕전 최종국에서 중국의 커제 9단에게 기권승을 거두며 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23년 제14회 춘란배에 이어 메이저 세계대회 두 번째 우승이다. 하지만 커제 9단의 석연치 않은 ‘투정’으로 변상일 9단은 맘껏 웃을 수 없었다.23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신관 대국장에서 열린 제29회 LG배 결승 3번기 최종국에서 변상일 9단이 커제 9단을 맞아 159수 만에 기권승을 거뒀다. 이날 대국은 커제 9단이 경기 규칙을 위반하고, 이를 지적하는 심판에 항의하며 대국 개시 3
- 6 '바둑리그 메인스폰서 유치 공약' 하근율 후보, 제10대 대한바둑협회장 당선 (MHN스포츠 금윤호 기자) 바둑 일자리 창출, 바둑리그 메인스폰서 유치 등을 공약으로 내세운 하근율 전 경북바둑협회장이 4년간 한국 바둑을 이끌게 됐다.대한바둑협회는 "하근율 후보가 1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열린 대한바둑협회 회장 선거 에서 유효 투표 129표 중 50표를 얻어 정봉수 후보(45표), 이종구 후보(34표)를 제치고 새 협회장 당선인으로 최종 확정됐다"고 밝혔다.이어 "하근율 당선인은 17개 시도바둑협회와 4개 직능단체 예산 지원, 동호인 육성 지원, 바둑 일자리 창출, KBF바둑리그 메인스폰서 유치를 공약
- 7 신진서, 상금 100억 고지 코앞 … 5년 연속 상금왕 등극 (MHN스포츠 엄민용 선임기자) ‘신공지능’ 신진서 9단이 지난해 14억 5600만 원의 상금을 획득하며 5년 연속 상금왕에 등극했다. 총상금 100억 고지도 코앞에 뒀다.신진서 9단은 지난 2022년 14억 4500만 원으로 은퇴한 이세돌 9단(14억 1000만 원)의 연간 최고 상금 기록을 넘어선 데 이어 2023년 14억 7900만 원으로 다시 한번 기록을 경신하고,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4억 원이 넘는 상금을 거둬들였다. 2020년 10억 3800만 원으로 처음 1위에 오른 후 5년 연속 10억 원이 넘는 상금 수득으로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