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엄민용 선임기자) “딩하오 나와!”

‘농심신라면배 수호신’ 신진서 9단의 신화가 계속되고 있다.

20일 중국 상하이 그랜드센트럴호텔에서 열린 제26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최종 라운드 제13국에 한국 대표팀의 최종 주자로 나선 신진서 9단이 중국의 네 번째 주자 리쉬안하오 9단을 맞아 168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자신이 왜 ‘세계 1인자’로 불리는지를 바둑으로 보여준 완승국이었다.

초반 우하귀 전투에서 패싸움 끝에 흑대마를 포획하며 국면의 주도권을 틀어쥔 신진서 9단은 수를 더할수록 집의 격차를 벌리며 승리의 결승선을 향해 줄달음쳤다. 일찌감치 비세를 느낀 리쉬안하오 9단이 연이어 강수를 터뜨리며 반전을 꾀했지만 신진서 9단의 날카로운 대응에 밀려 더 깊은 궁지로 몰렸다. 168수에 이르러 리쉬안하오 9단이 할 수 있는 일은 시계를 꺼 항복을 알리는 것뿐이었다.

이 승리로 신진서 9단은 농심신라면배에서 파죽의 17연승을 내달리며 대회 최다 연승 기록을 다시 한번 갈아치웠다. 22회부터 연승 행진을 펼치며 국내 바둑팬들에게 4회 연속 우승의 기쁨을 선물한 신진서 9단은 대회 5연패에 이제 단 1승만 남겨 두었다. 그 상대는 중국의 1인자 딩하오 9단이다. 역대전적에서는 신진서 9단이 10승4패로 앞서 있다.

둘은 21일 오후 3시(한국시간) 한·중 1인자 간의 자존심 대결이자 이번 대회 우승을 가리는 최후의 일전을 치른다. 농심신라면배는 우승팀이 상금을 독식하는 만큼 5억원이 걸린 단판 승부다.

한편 신진서 9단은 딩하오 9단에 대해 “딩하오 9단은 강한 중국선수 중에서도 좀 더 특별해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며 “승리에 대한 부담을 갖기보다는 바둑 한 판 둔다는 마음으로 편하게 재미있게 두겠다.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누가 더 집중을 잘하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