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목할 만한 국내 소설
강신재, '젊은 느티나무'
(MHN 이나영 인턴 기자) 오래도록 주목 받는 국내의 현대 문학으로 강신재의 소설집 '젊은 느티나무'를 소개한다.
1924년 서울에서 태어나 이화여자전문학교에서 공부했고 1949년 김동리의 추천으로 문단에 이름을 알리며 한국문인협회상, 여류문학상, 중앙문화대상, 대한민국예술원상 등을 수상했던 강신재 소설가. 전후 세대로서 거시적인 이념과 이데올로기가 주된 관심사였던 당대 경향에서 강신재는 다채로운 화두의 작품들을 통해 문단에서 기묘한 위치를 점한 작가였으며 1950, 60년대의 문학을 거론할 때 빠지지 않는 한국의 대표적 여성 작가다.
'젊은 느티나무'는 강신재의 대표 소설과 숨겨진 수작 10편을 엮은 중단편집. 소설을 엮은 김미현 평론가는 "강신재는 갈등을 강조함으로써 서정적 합일을 추구하는 진정한 아이러니스트이고, 여성의 불행에도 민감한 따뜻한 휴머니스트이며, 사랑의 불가능성을 염려하는 생래적 로맨티스트라고 할 수 있다"며 그의 작품 세계를 설명했다.

■젊은 느티나무|강신재|김미현 엮음|문학과지성사
표제작 '젊은 느티나무'는 1906년 1월 사상계 발표 당시 문학계 파란을 일으켰던 강신재의 대표작이다. 전후 사회의 현실을 다루는 소설들이 주를 이루던 당대에 이복 남매의 순수한 사랑을 다룬 서정적인 작품은 통속적 대중 소설이라며 참여 문학을 지향하는 문인들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동시에 바로 그러한 면모가 이데올로기에 치중한 문학장에 새로운 지평을 개방했다는 우호적 평가의 요체이기도 하다.
▶"그에게서는 언제나 비누 냄새가 난다"로 도입하는 소설의 첫 문장은 당시 연인들에게 '비누 냄새'라는 단어의 유행을 일으킨 센세이션의 문장이었고, 현재까지도 생명력을 이어가며 한국 문학사에 각인된 문장이다.
열여덟 여고생 숙희는 이복 남매가 된 스물 둘의 대학생 현규를 사랑하게 되었다. 엄마가 재혼한 새아버지인 대학 교수 므슈 리의 벽돌집에 흡족하게 머물고 있지만 '오빠'라는 호칭, "그것은 나에게 있어 무리와 부조리의 상징 같은 어휘"로 느껴질 만큼 숙희는 마음과 현실 사이에서 설익은 동요를 느끼고 있다. 시골집으로 도망한 숙희에게 찾아온 현규는 "우리는 만나기 위해 헤어지는 것이야. 우리에겐 길이 없지 않어"라고 말하며 마음을 부정하지 말자고 요청한다. 숙희는 느티나무를 붙잡고 울며 웃으며 "아아, 나는 그를 더 사랑하여도 되는 것이었다"라고 생각한다.
소설을 주목 받게 한 것은 무엇보다 세련되고 감각적인 문체, 곳곳에 놓인 외래어 표기, 매력적인 구어체 대사 등 묘사와 형식의 측면이었다. 첫 문장을 포함해 애정이 드러나는 오빠에 대한 숙희의 묘사 ▶"물리학 전공의 그는 상당히 공부에도 몰리고 있는 눈치였으나 운동을 싫어하는 샌님도 아니었다. (...) 머리가 둔한 사람이 나는 도저히 좋아질 수 없지만 또 운동을 전연 모른다는 사람도 매력적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 스포오츠는 삶의 기쁨을 단적으로 맛보여 준다. 공을 따라 이리저리 뛰면서 들이마시는 공기의 감미함이란 아무것에도 비할 수 없다", 숙희의 내면이 혼란한 묘사된 문장들 ▶"나는 이제 삶의 기쁨이란 말을 이해한다", ▶"엄마의 아들을 사랑하고 있어요. 이렇게 말한다면 엄마는 어떤 모양으로 내 편에 서줄까?", 곳곳에 우아하게 남발되는 외래어들 ▶"흰 쇼츠와 곤색 쇼츠", ▶"뽀오얗게 얼음이 내뿜는 코카콜라와 크래커, 치즈"가 소설의 정서를 지탱한다.
풍경의 묘사도 서정을 더하는 소설의 백미다. ▶“바람을 받으면서 앉아 있곤 하였다. 젊은 느티나무의 그루 사이로 들장미의 엷은 훈향이 흩어지곤 하였다. 터어키즈블루의 원피이스 자락 위에 흰 꽃잎은 찬란한 하늘 밑에서 이내 색이 바래고 초라하게 말려들었다" 숙희가 다른 남성에게 받은 연애 편지를 보고 현규가 던지는 구어체 대사 ▶"편지를 거기 둔 건 나 읽으라는 친절인가?"는 최고의 명대사로 꼽힌다.
부유한 집안에서 빼어난 미모를 가진 인물들이 이국적인 풍경 속에서 불가능한 사랑을 나눈다는 설정으로 인해 한국 라이트 노벨의 효시라고 불리기도 한다. 전쟁의 참상과 비극을 형상화하는 것이 아니라 젊은이의 풋풋한 순정을 그렸다는 소설의 면모는 시대상을 관철하지 않기에 시대를 타지 않는 청춘의 송가처럼 남았다. 비누 냄새의 감각은 수많은 독자에게 부인할 수 없는 매혹이었다.
사진=문학과 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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