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목할 만한 외국 소설
다와다 요코, '헌등사'
(MHN 이나영 인턴기자) 오래도록 주목할 만한 외국 소설로 다와다 요코의 소설집 '헌등사'를 소개한다.
1960년 일본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석사와 박사를 독일에서 취득하며 일본어와 독일어 두 언어로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소설가 다와다 요코. 그 특수성으로 인해 이중 언어 작가로 불리우며, 언어와 경계에 관한 민감한 촉수는 다와다 요코만의 초문화적이고 탈인간중심주의적인 문제의식과 실험적 글쓰기의 근간이다. 노벨문학상의 유력한 수상자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그는 독일에서 레싱문학상, 괴테문학상, 샤미소상을, 일본에서 군조신인문학상, 이즈미교카문학상,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동시대의 거장.
'헌등사'는 번역 부문 전미도서상을 수상한 다와다 요코의 소설집. 2011년 3월 11일의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목격한 그의 재난 문학이며 현실과 비현실의 시공간을 태연하게 오가며 실험적 글쓰기를 이어온 그가 에언적으로 성찰한 디스토피아의 미래다.
미국 도서관 협회 북리스트가 “죽음을 새로운 시각으로 관조하는 아름다운 디스토피아 소설. 다와다 요코의 기발한 스타일과, 사실로부터 추상으로 도약하는 비상한 능력은 파괴로 치닫는 인류를 질책하는 한편, 미지의 희망으로 가득한 미래를 전망한다.”는 평으로, 커커스 리뷰가 “초현실주의적 글쓰기를 선보이는 다와다 요코는 대재난 이후 ‘디스토피아 일본’의 정체성을 인정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상상함으로써 지금 이 순간에 놀라울 정도로 절실한 명상을 제공한다."는 수식으로 극찬한 다와다 요코의 대표작. 국내에서는 2024년 출간되어 베스트 셀러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헌등사|다와다 요코|유라주 옮김|민음사
표제작 '헌등사'에서 다와다 요코는 대지진과 치명적인 원전 사고 이후 고립된 일본의 근미래를 상상해보인다. 자연은 오염되었고 정부는 민영화되었으며 쇄국 정책으로 외국어가 쓰이지 않는다. 수출입이 제한되어 식료품이 부족하며 전자기기도, 인터넷도 없다. 사고 이전에 태어난 노인 세대는 죽을 수 없는 몸이지만, 이후에 태어난 젊은 세대는 충분히 먹지도, 걷지도 못한 채 점차로 쇠약해져가는 극심한 고령 사회. ▶"외국 도시의 이름을 입에 올려서는 안 된다는 기묘한 법률"이 있고 ▶"60대 젊은이가 정년퇴직하는 시대가 있었던 것이 신기하"게 여겨지는 세계.
초등학생 무메이는 100세가 넘은 증조 할아버지 요시로와 함께 산다. 병약한 젊은이는 먹을거리를 가져다주고, 일을 하는 노인에 의지해 살아간다. 제목 '헌등사'는 본래 절에서 신령이나 부처에게 등을 바치는 사람을 의미하는데, 소설에서는 쇄국 정책으로 차단된 외국에 인재를 보내 일본 어린이의 건강을 연구하고 방책을 희구하는 모임의 명칭으로 등장한다. 무메이는 열다섯의 나이까지 살아 남은 관계로 헌등사로서 국제의학연구소로 떠난다.
다와다 요코는 세상이 뒤집혔다는 관용적 문장을 실현하듯 재난 이후의 비관적 미래를 뒤집히고 전복된 양상으로 그렸다. 노인은 건강하고 아이들은 죽어가며, 아이들의 성별은 갑자기 전환되기도 한다. 다와다 요코는 소설의 시발점을 분명히 밝혀두었다. ▶"일본이 이렇게 되고 만 것은 지진이나 쓰나미 탓이 아니야. 자연재해뿐이라면 훨씬 오래전에 극복했을 테니까 말이야. 자연재해가 아니야. 알겠어?"
한편 무메이는 애초에 건강과 풍족을 가져본 적 없기에 스스로에게 연민을 느껴본 적이 없으며 무언가를 욕망하지도 않는다. 일종의 신인류로서 다만 무메이는 자신의 안에 지구가 있다고 믿고 자연이나 일본 바깥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상상한다. 학교에서는 사고 이전의 시대를 구문명이라고 호명하며 현재보다 덜한 것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현실의 사회가 한차례 무너지고 그와 유리된 삶을 살아가는 무메이는 얼마간 새 인류, 새 시대로서 미래를 위한 불빛이 될 수 있는가.
다와도 요코는 현재의 일본을 응시하며 단정적인 비난을 쏟거나, 파국을 예단하지 않고 불가해한 미래를 성찰한다. 그곳에서 비판적으로 헌등의 가능성을 묻는다.
▶손자는 들판에서 피크닉을 하고 싶다고 늘 말했었어. 그런 사소한 꿈조차 들어줄 수 없는 건 누구 탓인가, 무엇 탓인가, 들풀들은 오염되어 있는데. 어쩔 생각인가. 재산, 신분에는 잡초 한 줄기 정도의 가치조차 없다. 들어, 들어, 들어, 귀이개로 귀지 같은 변명을 파내고 귀를 기울여서 잘 들으란 말이야.
사진=민음사
편집자 주: ‘오늘의 책’은 매일 한 권의 도서를 소개하며, 독자들에게 다양한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연재 코너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선정해 깊이 있는 정보와 함께 독서의 즐거움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의 책'이 독자 여러분의 하루를 더욱 충만하게 만들어주길 바랍니다.
추천 뉴스
- 1 합법 베팅 사이트가 먹튀?... 베트맨, 스코어 적중 처리 논란 MLS 경기 결과가 1:0으로 정정됐음에도 베트맨은 2:0으로 적중 처리해 이용자들 사이에서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 2 "이자 못 냈더니 SNS에 얼굴이?"…신상 박제한 불법 사채 조직 정체는 (그것이 알고 싶다) (MHN 권나현 인턴기자) '그것이 알고 싶다'가 자살 소동까지 불러온 충격적인 신상정보 박제 사건의 가해자를 추적한다.오는 26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수백 명의 개인정보를 SNS에 무차별적으로 공개한 악랄한 불법 사채 조직의 실체를 집중 조명한다. 사건의 시작은 한 통의 문제에서 비롯됐다. 지난 14일 저녁, 제작진에게 "죽고 나면 나를 괴롭힌 사람들을 꼭 혼내 달라"는 내용의 문자가 도착한 것. 발신자는 한다혜(가명) 씨였다.제작진이 급히 전화를 걸어 만류했지만, 그는 "더는 살 수 없다"는 말을 남기고
- 3 ‘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 금빛 질주…첫 하계U대회 우승! 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 대표팀이 2025 라인-루르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대표팀은 27일(한국시간) 독일 보훔의 로르하이데 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선 무대에 서민준, 나마디 조엘진, 이재성, 김정윤이 순서대로 출전해 38초50을 기록하며 레이스를 마쳤다.이번 결선에서 한국은 남아프리카공화국(38초80), 인도(38초89)보다 빠르게 결승선을 통과해 정상에 올랐다.이날 거둔 38초50은 지난 5월 31일 구미 아시아선수권에서 작성된 한국 기록 38초49에 0.01초 뒤진 성적이었다.아시아선수권에서는 서민준
- 4 '장윤정♥도경완' 딸 하영, 홍콩서 홀로 교통카드 충전→모래판 씨름 한판(내생활) (MHN 권나현 인턴기자) '내 아이의 사생활' 하영이가 홍콩에서 홀로 교통카드 충전에 도전한다. 오는 8월 3일 방송되는 ENA '내 아이의 사생활'(이하 내생활) 32회에서는 '도도프렌즈' 연우-하영-재원-예하-서하의 우정 여행기와 씨름선수 박정우 딸 도아의 해운대 모래 축제 체험기가 그려진다. 앞서 공개된 '도도프렌즈' 선공개 영상에는 홍콩의 대형 테마파크를 찾은 아이들의 모습이 담겼다. 400여 종의 동물을 볼 수 있는 이곳에서 아이들은 특히 판다에 푹 빠진다. 그중 최고령 판다 잉잉과 아기 쌍둥의 판다의 귀여운 모습에 연우
- 5 [mhn포토] 아이브 장원영, 얄미운 시축 (MHN 수원, 박태성 기자)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뉴캐슬 유나이티드 FC 와 K리그 XI 경기가 30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김판곤 감독이 뉴캐슬 에디 하우 감독과 조우 후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 6 전소미, ‘서프라이즈’ 특별 출연…신비로운 여인으로 완벽 변신 (MHN 오세나 인턴기자) 가수 전소미가 '서프라이즈'에서 '신비한 여인'으로 변신한다.오는 27일 오전 10시 40분 방송되는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의 '언빌리버블 스토리’ 코너에서 전소미는 신곡 제목과 같은 'EXTRA'에 도전한다.타고난 비주얼과 유니크한 분위기, 뛰어난 퍼포먼스로 사랑받고 있는 전소미는 신비로운 여인으로 분해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직접 준비한 흰 원피스와 가발으로 압도적인 비주얼을 표현해낸 전소미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흐트러짐 없이 몰입해 촬영에 임하며 연기 투혼을 불살랐
- 7 '대투수'는 KIA의 '7연패' 스토퍼가 될 수 있을까 (MHN 박승민 인턴기자) 양현종은 팀의 긴 연패를 끊어낼 수 있을까.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7위 KIA 타이거즈가 30일 광주에서 9위 두산 베어스를 상대한다. 지난 29일 열린 시리즈 첫 경기에서는 두산이 신인 선발 최민석의 활약에 힘입어 승리했다. KIA는 최민석이 마운드에서 내려간 이후 등판한 두산 구원 투수들을 상대로 5득점을 뽑아내며 공략에 성공했지만 역전에는 역부족이었다. 설욕을 위해 나서는 KIA는 30일 선발로 양현종을 출격시킨다. 두산은 최승용이 나선다. 양현종은 이번 시즌 19경기에 등판해 99.
- 8 “쟤 때문에 미치겠네!”…문교원 타석 등장에 긴장 최고조 (불꽃야구) (MHN 김은비 인턴기자) 불꽃 파이터즈가 최대 고비 속 인하대 문교원 등장에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인다.28일 공개되는 스튜디오C1 예능 ‘불꽃야구’ 13화에서는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불꽃 파이터즈와 인하대의 맞대결이 그려진다.불꽃 파이터즈의 마운드를 지키는 유희관은 특유의 느린 공으로 타자들을 상대하며 흐름을 조절한다.그러나 인하대의 빠른 발을 지닌 타자가 출루하면서 흐름이 흔들리기 시작한다.이후 양 팀은 출루 후 전력 질주까지 이어지는 몸을 사리지 않는 승부로 관중의 시선을 사로잡는다.파이터즈가 추가 점을 내야
- 9 '이런 팀 아니었는데...' 2025 롯데표 화수분 야구는 '진행 중' (MHN 박승민 인턴기자) 끊임없이 새 얼굴이 등장한다.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이번 시즌 53승 3무 42패로 리그 3위에 자리하고 있다. 5연승을 달리며 4위 kt위즈와의 승차를 3경기까지 벌렸다.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8년 만의 가을 무대 티켓을 거머쥘 전망이다.그 이면에는 이번 시즌 롯데가 벌이고 있는 '화수분 야구'가 존재한다. 끊임없이 새 얼굴이 등장해서 팀 승리에 기여한다. 갑작스레 늘어난 기량과 함께 등장해 좋은 활약을 펼친다.이번 시즌 초반부터 계속해서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시작은 두산에서 트레이드로 이적해
- 10 [포토] 오마이걸 아린 'S라인 동안 미모' (MHN 김현숙 기자) 그룹 오마이걸 멤버 겸 배우 아린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진행했다.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S라인'은 성적 관계를 맺은 사람들 사이에 연결된 붉은 선, 일명 S라인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감춰졌던 진실과 금지된 욕망이 드러나는 판타지 스릴러 드라마다.아린은 태어날 때부터 S라인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고등학생 현흡 역을 맡아 연기했다. 사진=ATR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