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제한급수 시작, 오는 23일 대관령 국사성황사 기우제 예정
오봉저수지 19%… 2000년 최저치 26%도 밑돌아 생활·농업용수 비상
하상 정비 2.7㎞ 긴급 착수, 절수 집행률 46%에 그쳐 추가 대책 필요

(MHN 이주환 기자) 역대 최악의 가뭄 속 강릉이 생활용수 비상과 농업용수 중단 위기에 몰리며 시민 절수와 전통 기우제까지 총동원하고 있다.

지난 20일부터 강릉시는 세대별 수도 계량기를 최대 50% 잠그는 제한급수에 돌입했고, 오는 23일 대관령 정상 대관령국사성황사·대관령산신당에서 기우제를 올려 단비를 기원한다.

22일 오전 기준 상수원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9%로 떨어져 전날 20.1%에서 추가 하락했으며, 2000년 기록한 역대 최저 26%보다 7%p 낮다. 비 소식이 없어 오는 주중 15% 붕괴 시엔 계량기 75% 잠금과 농업용수 전면 중단 방침이 예고돼 있다.

제한급수 시행 대상은 5만3485가구로, 이틀째였던 지난 21일 기준 현장 잠금 진행률은 46%에 그쳤다. 같은 날 생활용수 사용량은 9만2824㎥로 1294㎥ 감소하는 데 머물러 추가 절수 참여가 절실한 상황이다.

강릉은 최근 6개월 누적 강수량이 평년의 약 50% 수준이고,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가뭄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는 생활용수 확보를 위해 오봉저수지 상류부터 도마2보까지 2.7㎞ 구간에 하상 정비를 긴급 시행한다. 하천 용수가 저수지로 원활히 유입되도록 폭 3m, 깊이 1.5m의 물길을 굴착하는 작업으로, 굴삭기 6대를 투입해 즉시 착수한다.

시민들의 물 절약 동참이 절실해지면서 시는 같은 날 스마일강릉 등 시민사회단체를 만나 물 절약 실천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

강릉단오제보존회는 가뭄 해갈을 기원하는 기우제를 오는 23일 봉행한다.

제례에는 초헌관 최종봉 강릉시번영회장, 아헌관 최종원 강릉시이통장연합회장, 종헌관 심오섭 강릉단오제보존회 전승교육사가 참여하고, 밤과 떡 등 제물을 올려 축문을 읽는다.

이어 보존회장이 직접 용왕굿을 올리고, 기우제 종료 후에는 빈순애 무녀가 비를 비는 굿을 펼친다.

빈순애 강릉단오제보존회장은 “20만 강릉시민의 염원을 담아 기우제를 지내는 만큼 간절한 마음이 하늘에 닿기를 바란다”며 “기우제를 통해 강릉을 촉촉이 적시는 단비가 내려 시민의 걱정을 조금이나마 해소해주길 염원한다”고 말했다.

지자체 간 연대도 이어지고 있다. 원주시는 22일 강릉시에 500ml 생수 12만 병(약 8400만 원 상당)을 전달했다. 후원품은 원주시와 원주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7명의 지원으로 마련됐다. 시민단체 스마일강릉(이사장 김준래)도 가뭄극복 시민설명회에서 ‘가뭄 극복 생수 나눔 성금’ 1000만 원을 기탁했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어려울 때 손 내밀어주신 분들의 따뜻한 마음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전했다.

시는 저수율 추이를 보며 단계별 급수 조치를 강화하는 한편, 하상 정비와 병행해 추가 비상급수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폭염이 지속되는 만큼 시민들의 자발적 절수 참여와 물 재이용 확대, 실내·상가 절수 설비 점검 등 생활 속 절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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