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목할 만한 고전
가와바타 야스나리, '설국'
(MHN 이나영 인턴 기자) 오래도록 주목 받는 고전 문학으로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장편 소설 '설국'을 소개한다.
1899년 오사카에서 출생한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1968년 예순아홉의 나이로 일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일본 근대 서정 문학의 거장이다. 유년기에 대부분의 가족을 잃고 고아로 자란 성장기는 그의 작품 세계에 드리운 허무와 고독의 기반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1972년 4월 16일 그는 가스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유서도 남기지 않은 죽음이었다.
'설국'은 "일본인의 마음의 정수를 뛰어난 감수성으로 표현하는 서술의 능숙함"과 "자연과 인간 운명에 내재하는 존재의 유한한 아름다움을 우수 어린 회화적 언어로 묘사했다"는 평으로 가와바타 야스나리에게 노벨 문학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일본 서정 문학과 동양적 미의 정수와도 같은 고전.

■설국|가와바타 야스나리|유숙자 옮김|민음사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1920년대부터 성행한 프롤레타리아 문학의 풍조의 반대에서 순문학 계열로 회귀하고자 했던 '신감각파'의 대표주자로 활동했다. 세상사, 정치사와 무관하게 문장의 서정과 감각에 치중하는 탐미주의적 작품 경향은 '설국'에서도 선명하게 드러난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이었다. 밤의 밑바닥까지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 섰다."는 소설의 첫 문장은 일본 문학사의 가장 인상적인 도입부로 유명하다. '설국'은 '눈의 고장'이라고 번역되기도 한다.
서양의 무용에 대해 비평을 쓰는 시마무라는 부모의 재산으로 무위도식하며 살아간다. 그가 가족을 떠나 눈의 고장에서 만나는 두 명의 여성 - 게이샤로 살아가는 관능적인 여성 고마코, 신비롭고 아름다운 소녀 요코를 통해 이야기가 전개된다. 고마코는 시마무라에게 정열과 애정을 보이지만 그는 일체의 무게를 거부하는 듯 "모두 헛일"이라 여기고 방관할 뿐이다. 끝내 그는 설국을 떠난다.
뚜렷한 사건과 줄거리 없이 눈의 정경을 배경으로 심리의 추이를 따라가는 소설이다. 갈등도 구체화된 인과관계도 없고 인물들은 감정을 동력 삼아 무언가를 추진하거나 이행하지 않는다. 차갑고 냉정한 백색의 풍경만이 의지를 발휘하고 있다. 그 무정한 설국에 갇혀 권태로운 인물의 눈은 허무에 가깝다. 모든 것이 흰 것에 덮여 표백된 세계에서 어떤 신도, 믿음도 소환하지 않고 덧없음을 안다. 요컨대 '설국'의 세계는 허무의 세계다.
노벨 문학상 시상 당시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시인 료칸의 절명시를 인용하며 수상 연설을 시작했다고 한다. ▶"내 삶의 기념으로서/ 무엇을 남길 건가/ 봄에 피는 꽃/ 산에 우는 뻐꾸기/ 가을은 단풍 잎새" 삶의 기념으로 자신에게 속하지 않은 것을, 다만 무섭도록 생동하는 감각을 건져 올리는 이 시는 '설국'의 시선과 닮아 있다. 동시에 소설의 서정적인 문체, 세상과 한겹 유리된 듯한 고요하고 서늘한 감각은 극한의 허무와 동시에 극단의 아름다움을 이루고 있다.
책속에서
▶사방의 눈 얼어붙는 소리가 땅속 깊숙이 울릴 듯한 매서운 밤 풍경이었다. 달은 없었다. 거짓말처럼 많은 별은, 올려다보노라니 허무한 속도로 떨어져 내리고 있다고 생각될만큼 선명하게 도드라져 있었다. 별무리가 바로 눈앞에 가득 차면서 하늘은 마침내 머언 밤의 색깔로 깊어졌다. 서로 중첩된 국경의 산들은 이제 거의 분간할 수 가 없게 되고 대신 저마다의 두께를 잿빛으로 그리며 별 가득한 하늘 한 자락에 무게를 드리우고 있었다. 모든 것이 맑고 차분한 조화를 이루었다. 그러나 산들이 검은데도 불구하고 어찌된 셈인지 온통 영롱한 흰 눈으로 뒤덮인 듯 보였다. 그러자 산들이 투명하고 쓸쓸하게 느껴졌다. 하늘과 산은 조화를 이룬 것이 아니다.
▶은하수는 밤의 대지를 알몸으로 감싸안으려는 양, 바로 지척에 내려와 있었다. 두렵도록 요염하다. 시마무라는 자신의 작은 그림자가 지상에서 거꾸로 은하수에 비춰지는 느낌이었다. 은하수에 가득한 별 하나하나가 또렷이 보일 뿐 아니라, 군데군데 알 수 없는 은하수의 깊이가 시선을 빨아들였다.
사진=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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