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연구팀 “설탕 함유 음료, 장내 세균 교란해 정신건강에 악영향”
여성 참가자서 뚜렷한 연관성… ‘에거텔라’ 세균 급증 확인
인공감미료도 위험 요소 지적… 전문가 “가공 음료 전반 주의”

(MHN 이주환 인턴기자) 답답할 때 흔히 찾는 달콤한 탄산음료가 오히려 정신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병원 연구팀은 최근 미국의학협회 학술지(JAMA Psychiatry)에 발표한 논문에서, 설탕이 다량 함유된 탄산음료 섭취가 우울증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지난 24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는 우울증을 앓고 있는 환자 405명과 그렇지 않은 52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참가자들의 음료 섭취 습관과 장내 세균 상태를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탄산음료를 자주 마시는 사람은 우울증 진단 가능성이 평균 8.1% 더 높았고, 특히 여성은 16.7%까지 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 참가자의 대변 샘플에서는 ‘에거텔라(Eggerthella)’라는 장내 세균이 다량 검출됐다. 이는 우울증 환자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세균으로, 장내 염증을 촉진하고 항염 효과가 있는 부티르산과 기분 안정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의 전구 물질인 트립토판을 줄이는 것으로 동물 실험에서 확인된 바 있다.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은 우리가 섭취하는 식단과 면역 체계 사이에서 핵심적인 매개 역할을 한다”며 “이번 결과는 특정 균주가 정신질환과 관련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상관관계는 여성 집단에서만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우울증과 식습관, 그리고 장내 세균총 간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성별에 따라 다른 반응이 나타나는 만큼 맞춤형 예방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단순히 탄산음료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과 함께 인공감미료 역시 설탕과 유사하게 장내 세균 환경을 교란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탄산음료뿐만 아니라 달콤한 가공 음료 전반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 우울증 환자도 늘고 있는 추세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울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약 150만 명으로, 5년 전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특히 20~40대 젊은 층에서 환자가 빠르게 늘어나며 사회적 경각심을 키우고 있다.

우울감을 극복하기 위해선 매일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고 잠자리에 드는 생활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벼운 유산소 운동은 뇌에서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진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하여 기분 개선에 도움이 된다. 

우울감에 빠지면 사람들과의 만남을 피하거나 관계를 단절하는 경우가 많은데, 믿을 수 있는 사람과 대화를 통해 감정을 나누고 지지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가까운 친구나 가족과의 소통은 정신 건강에 개선에 큰 보탬이 된다.

전문가들은 규칙적인 수면 습관, 가벼운 유산소 운동, 가까운 사람들과의 소통이 우울감 예방과 극복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단순한 기분 전환용 음료 대신, 생활 습관과 인간관계에서 건강한 해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진=JAMA Psychiatry, 게티이미지

추천 뉴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