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HN 권수연 기자) 데뷔하자마자 맡겨놓은 듯 정규리그 MVP를 받은 신인은, 자신의 마지막 정규리그 MVP를 끝으로 프로배구 현역 공식 무대를 마쳤다.
김연경은 지난 14일 열린 2024-25시즌 도드람 V-리그 시상식에서 20주년 베스트7, 베스트7 아웃사이드 히터 부문, 정규리그 MVP 3관왕을 수상하며 선수 생활을 완전히 마쳤다.
특히 그의 정규리그 MVP는 만장일치(31표) 수상인데 최초로 통산 두 번째 만장일치 기록이기도 하다. 이제 그는 이 모든 기록을 뒤로 하고 '인간 김연경'의 또 다른 삶을 준비한다.
김연경의 MVP 수상은 역대 7번째(05-06, 06-07, 07-08, 20-21, 22-23, 23-24, 24-25)이기도 하다.
명실상부 여자배구판을 흔든 그지만 처음부터 김연경에게 MVP의 신체 조건이 주어진 것은 아니었다.
김연경은 중학교 시절까지 신장이 170cm에 불과했다. 주로 세터 포지션을 소화하거나 벤치 선수로 앉아있을 때가 많았다. 배구를 포기하려던 순간도 있었지만 여러 갈등과 주변 지인들의 설득 끝에 마음을 다잡았다. 작았던 키는 고교 시절에 접어들자 192cm까지 자라났다.

한봄고(전 한일전산여고)를 졸업한 그는 지난 2005년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의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받은 백넘버 10번은 향후 20년, 그리고 영구적으로 김연경을 상징하는 숫자로 남게 된다. 이 당시 김연경이 받은 첫 연봉은 2,400만원이었다.
그리고 그 해에 정규리그 28경기, 누적 756득점, 공격종합성공률 39.65%, 챔피언결정전 5경기 누적 154득점, 경기당 평균 27득점 등의 기록을 쌓아올리며 꼴찌였던 흥국생명의 통합우승을 만들어냈다. 김연경은 해당 시즌 신인왕은 물론이고 정규리그 MVP, 챔피언결정전 MVP등을 싹쓸이했으며 서브상, 득점왕상, 공격수상 등을 휩쓸었다.
신인상-정규 MVP-챔프전 MVP를 데뷔 시즌에 모두 쓸어간 사례는 프로스포츠 사상 김연경이 유일했다. 시작부터 MVP였다.

이후 김연경은 06-07시즌(정규 562득점, 챔프전 117득점) 팀의 챔프전 2연패를 이끌고 2년 연속 MVP를 수상했다. 한 시즌만에 연봉이 3,600만원이 뛰어올라 약 6,000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07-08시즌(정규 649득점, 챔프전 102득점)에는 파이널 진출에 공을 세웠지만 부상으로 인해 GS칼텍스에 덜미를 잡혔다.
흥국생명을 정상에 올린 그는 08-09시즌(정규 670득점, 플레이오프 69득점, 챔프전 93득점)까지 챔프전 MVP를 거머쥐었다. 동시에 개인 첫 번째 3시즌 연속 정규리그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그는 임대형식으로 일본 리그에 진출하게 된다. 당시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유출을 막으려 했지만 협상 끝에 극적으로 해외진출에 성공했다.
그리고 JT마블러스는 김연경을 영입한 후 개막전부터 무려 25연승을 달리는 저력을 보여줬다. 꼴찌팀을 우승 가시권으로 끌어올린 뒤 한 시즌을 더 일본에서 뛴 김연경은 세계 여자배구 최고 무대인 튀르키예 리그 페네르바체로 향했다.

당시 유럽 무대에서 동양권 선수가 성공한 사례는 매우 드물었다. 김연경은 페네르바체로 진출한 후 팀을 13-14시즌 CEV컵 우승, 14-15시즌과 16-17시즌 튀르키예 리그 우승, 15-16시즌 챔피언스리그 3위로 이끄는 등의 파란만장한 커리어를 남겼다. 신인 시절 2,400만원으로 시작했던 김연경의 연봉은 유럽 진출 이후 약 15억원 가까이로 불어났다.
튀르키예 리그에서도 시즌 별로 MVP를 휩쓴 김연경은 17-18시즌 잠시 중국 리그로 옮겨가 상하이 브라이트 유베스트에서 활약했다. 이후 튀르키예 엑자시바시 비트라로 이적한 김연경은 유럽 리그 최초로 동양인 주장에 올라 팀을 이끌었다.


해외를 주 무대로 삼던 김연경은 20-21시즌을 앞두고 11년 만에 잠시 국내에 복귀했다. 김연경의 깜짝 복귀로 흥국생명은 챔프전까지 올라왔지만 GS칼텍스에게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당시 김연경은 정규리그 기준 누적 648득점, 플레이오프 72득점, 챔피언결정전 51득점을 몰아쳤지만 패배에 돌아섰다. 김연경은 이 짧은 국내 활약을 끝으로 다시 중국 리그로 한 시즌 진출하게 된다.
김연경의 클럽 활동도 파죽지세였지만 그를 '별 중 별'로 만든 것은 바로 국가대표팀이었다. 2004년 청소년 U-19 대표팀으로 국가대표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2012 런던 올림픽, 2016 리우 올림픽, 2020 도쿄 올림픽에서 3연속 본선 진출, 두 차례 4강 진출을 일궈냈다.
특히 2012 런던 올림픽의 4강 진출은 1976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 36년 만에 만들어낸 최고 성적이었다. 한국은 메달 하나 얻지 못했지만 만 23세의 김연경은 전례없이 올림픽 MVP에 선정됐다. 런던 올림픽, 리우 올림픽, 도쿄 올림픽을 통틀어 김연경이 올린 누적 득점은 455득점에 달한다.

그의 국가대표 마지막 무대인 2020 도쿄 올림픽도 썩 유리한 환경은 아니었다. 팀은 김연경의 리더십을 중심으로 똘똘 뭉쳤고 일본전을 기적적으로 따내며 8강에 올랐고, 강호 튀르키예를 혈전 끝에 꺾었다. 4강 진출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내려놓은 김연경은 17년 동안의 활약을 돌아보며 "국가대표팀 은퇴는 인생에서 가장 힘든 경험이었다"는 소감을 남겼다.
이후 21-22시즌 다시 중국 친정팀인 상하이 유베스트 브라이트에서 마지막 해외 생활을 마친 김연경은 2022년 6월, 깜짝 국내 복귀를 선언했다.
연봉은 당시 한국 여자부 최고 금액인 7억원(연봉 4억5천만원+옵션 2억5천만원)이었다. 물론 해외에서 받던 금액에 비해서는 턱없이 작았다.
그럼에도 김연경은 조국에서 은퇴하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다시 돌아왔다. 성적이 하위권에서 맴돌았던 흥국생명은 그의 복귀와 동시에 정규리그 1, 2위 다툼을 시작했다.

하지만 챔프전 우승컵을 들며 은퇴하겠다는 그의 소망은 다소 지난했다.
정규리그 1위를 달성한 22-23시즌은 사상 최초로 한국도로공사에 역스윕패를 당하며 차가운 준우승컵을 안았다. 당시 그가 올린 득점은 1~5차전 누적 120득점이었다. 23-24시즌에도 한번 더 챔프전에 올라갔지만 이번에는 현대건설이 그를 가로막았다. 그럼에도 그는 22-23시즌, 23-24시즌 모두 정규리그 MVP를 수상했다.
구단 샐러리캡이 상향조정되며 최고 연봉인 8억원을 받게 된 김연경은 마지막 현역 연장을 택했고,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여자부 역대 최단기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하며 일찌감치 챔프전에 직행했다. 챔프전에서는 부상투혼을 벌인 정관장을 상대로 1~2차전을 잡고 3~4차전을 내주며 혈전을 벌였다. 5차전 막판 메가의 공격을 극적으로 걷어내며 우승을 확정한 김연경은 챔프전 MVP를 수상했다.


데뷔 첫 시즌 챔프전 MVP를 거머쥔 그는 자신의 은퇴 무대에서도 챔프전 MVP를 거울처럼 품에 안았다.
아울러 현역 첫 시상식에서도 정규리그 MVP를 받았고, 현역 마지막 시상식에서도 정규리그 MVP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는 개인 통산 두 번째 3시즌 연속 MVP 수상 기록이기도 하다.
김연경은 올 시즌 정규리그 기준 585득점(전체 7위, 국내선수 1위), 공격성공률 46.03%(전체 2위), 오픈 성공률 36.43%(전체 5위, 국내선수 1위), 후위 성공률 43.97%(전체 3위) 등의 준수한 성적표를 기록했다. 챔피언결정전을 통틀어서는 누적 133득점, 오픈 성공률 40.78%(1위), 공격성공률 46.31%(1위) 등 만점짜리 활약을 펼쳤다.
아울러 김연경의 백넘버인 10번은 구단 영구 결번으로 남게 됐다.
이제 김연경은 코트를 떠나지만, 배구판을 떠나지는 않는다. 친정팀인 흥국생명에 어드바이저 자격으로 머무르며 또 다른 인생을 준비한다. 재단을 운영중이고, 하고 싶은 공부를 뒤늦게 시작한다.
한편 김연경은 오는 오는 5월 6~9일까지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남녀부 외인 선수 트라이아웃 현장에 방문할 예정이다.
사진= KOVO, 연합뉴스, 엑자시바시 SNS, 페네르바체, MH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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