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박서인 인턴기자)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미국 의회를 방문해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을 포함한 모든 세액 공제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며 연방 정부 지출 감축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5일(현지시간) 머스크가 워싱턴DC 의회의사당을 찾아 차기 행정부에서 신설된 정부효율부(DOGE)의 첫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날 머스크는 DOGE의 공동 수장인 비벡 라마스와미와 함께 공화당 상·하원 의원들과 만나 연방 지출 축소와 규제 완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그는 상원 다수당 원내대표로 내년부터 취임할 존 튠 의원과의 면담에서 "나는 모든 공제를 없애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히며,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강하게 주장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전기차 구매자들에게 지급하는 최대 7500달러(약 1천만 원)의 보조금이 불필요하다는 뜻을 명확히 한 것이다.

머스크는 이전부터 보조금 폐지를 꾸준히 주장해 왔다. 지난 7월 테슬라 2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도 보조금 폐지가 경쟁사들에게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언급하며, 테슬라 역시 일부 타격을 입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나은 경쟁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테슬라가 전기차 분야에서 보조금 의존도가 낮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와 함께 DOGE를 이끌 예정인 라마스와미 역시 바이든 행정부의 대규모 연방 지원 정책을 비판하며 힘을 실었다. 그는 지난 4일 CNBC 행사에서 삼성SDI와 스텔란티스의 합작법인인 스타플러스에너지에 제공된 75억 4천만 달러(약 10조 5천억 원)의 대출 지원을 거론하며 “IRA와 반도체법 등으로 연방 지출이 지나치게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라마스와미는 특정 대출의 정당성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으며, 이번 의회 방문에서도 비슷한 주장을 이어갔다.

한편, DOGE는 향후 연방기관 수를 대폭 축소하고, 200만 명 이상의 연방 공무원을 감축하는 동시에 원격 자택 근무와 일광절약시간제 폐지도 검토하는 등 전방위적인 정부 슬림화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머스크는 앞서 이번 대선 기간 동안 연방 지출의 약 30%에 해당하는 2조 달러(약 2835조 원)를 줄이겠다고 공언했으며, 연방기관을 현재 428개에서 99개로 축소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구상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의회의 승인 및 정치적 합의가 필요하며, 국방비와 사회보장 예산 같은 필수 지출 항목에 대한 대폭 삭감이 요구되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