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권수연 기자) "규칙은 신경쓰지 말고 건강을 챙기는게 우선이다"

여자프로테니스(WTA) 세계랭킹 2위이자 코리아오픈 챔피언인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가 강도 높은 투어 일정에 대해 일갈했다.

영국 매체 'BBC'의 지난 29일(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시비옹테크는 대회 일정을 지적하며 "선수들의 부상이 너무 많아서 의무적인 경기에 참여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WTA는 지난해부터 선수들이 그랜드슬램(호주오픈, US오픈, 윔블던, 롤랑가로스)을 포함한 WTA 1000시리즈 10개 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의무로 규정했다. 카타르오픈, 두바이 챔피언십, 인디언 웰스 오픈, 마이애미 오픈, 마드리드 오픈, 로마 오픈, 캐나다 오픈, 신시내티 오픈, 차이나 오픈, 우한 오픈 등을 모두 참가해야 한다.

여기에 그랜드 슬램까지 포함되면 거의 1년 내내 경기를 치르는 셈이다.

2023년까지만 해도 이 대회들 중 4개만 의무적으로 참가하면 됐다. 그러나 지난해 규정이 바뀌며 WTA 1000시리즈 경기는 모두 나서야 한다. 만일 불참하면 해당 대회 랭킹포인트가 0점 처리되므로 타격이 상당하다.

WTA 1000시리즈만 참가한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WTA 500시리즈 6개 투어 참가도 의무화 됐다.

당장 현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차이나 오픈부터 부상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시비옹테크는 3회전 경기에서 상대 선수인 카밀라 오소리오(콜롬비아)가 2세트를 치르던 중 부상을 입어 기권하는 일을 겪었다.

정친원(중국)도 경기를 치르던 중 부상을 입어 물러났고 로이스 보이슨(프랑스)도 마찬가지로 부상을 입었다. 

시비옹테크는 이에 대해 "일정에 계속해서 또 다른 일정을 추가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어쩌면 몇몇 대회를 참가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의무 대회여도 어쩔 수가 없다. 우리는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 규칙을 신경쓰지 않고 우리 몸을 지키는 쪽이 어느 방향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체에 의하면 최근 몇 년 동안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와 WTA 투어의 경기 수는 주 화제에 올랐다.

노박 조코비치
노박 조코비치

30대 중반으로 노장인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와 같은 선수들은 선수 말년에 접어들며 불가피하게 일정을 축소하는 상황이다.

시비옹테크는 "상위 랭킹 선수들에게 요구되는 사항이 상당히 많다"며 "시즌 후반에는 사람들의 피로가 더욱 쌓일 뿐이다. 이대로 가다간 몇 년 후에 제 커리어가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 어쨌든 모든 의무 토너먼트에 나서기로 했으니,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컨디션 관리 밖에 없을 것이다. 부상자도 많고 시즌이 너무 길고 격렬하다"고 말했다.

한편 시비옹테크는 지난 2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WTA 투어 코리아오픈에 출전해 에카테리나 알렉산드로바(러시아)를 잡고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올해 윔블던, 신시내티오픈에 이어 세 번째 타이틀이다. 

폴란드 선수가 코리아오픈 단식 정상에 오른 것은 2013년 아그니에슈카 라드반스카 이후 12년 만이다.

시비옹테크는 에마 나바로(미국)와 8강 진출을 겨룬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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