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역사 화학-소재 전문기업 vs 60년 라면 브랜드 기업
창업자부터 사업 영역까지 완전히 달라

(MHN 이주환 인턴기자) 불닭은 삼양식품, 화학과 소재는 삼양그룹—이름만 같을 뿐 ‘남남’이라는 사실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라면 회사 아니라고요”
삼양그룹 직원들은 오래전부터 같은 질문을 받아왔다. 명절이든 모임이든 "라면 만들죠?"라는 인사말이 따라붙었고, 채용 시즌에는 홈페이지에 '우리 회사는 삼양식품과 다른 회사이니 신중하게 검토 후 지원해달라'는 팝업창을 띄운 적도 있다.
결국 지난 6월, 삼양그룹은 유튜브에 젊은 커플이 “라면 회사 아니다”를 놓고 티격태격하는 45초짜리 캠페인을 내놓으며 오해를 정면 돌파했다.
메시지는 단순하다. 불닭볶음면은 삼양식품, 큐원·소재·바이오는 삼양그룹이다. 그룹 인스타그램 프로필 첫 문장에 “우리 라면 안 팔아요”를 걸어야 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삼양그룹: 제당에서 반도체·바이오까지, B2B 스페셜티의 확장
삼양그룹은 1924년 '장성농장'과 제당업에서 출발했다. 1955년 울산 제당공장을 세워 '삼양설탕'을 생산하고, 전분당과 밀가루 등 식품 소재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후 사업의 중심축은 완전히 B2B로 기울었다. 폴리카보네이트 원료 BPA 생산(삼양이노켐), Si-PC(실리콘 PC) 국내 첫 상용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과 이온교환수지, 디스플레이·반도체용 정보전자 소재 등으로 스페셜티(specialty, 전문분야)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패키징 분야에서는 PET병과 아셉틱(무균충전)이 주력이고, 바이오·헬스에서는 수술용 생분해성 봉합사로 글로벌 톱티어에 올랐다. 헝가리 공장(연간 최대 10만km 원사 생산)은 유럽 거점 역할을 한다. 지주사 삼양홀딩스는 의약바이오를 분할해 성장축을 선명히 했고, 현재 그룹의 방향은 반도체·2차전지·친환경·헬스&웰니스 소재로 집중된다.
삼양그룹이 다루는 제품들은 알룰로스, 각종 화학소재, 플라스틱 등 스페셜티 제품들이다. 우리가 먹는 것부터 의약품과 의료기기, 반도체 공정용 첨단소재까지—너무 당연해서 눈에 띄지 않지만 생활 곳곳에 스며든 것들이 바로 삼양그룹의 영역이다.
매출 규모도 이런 사업 전환을 뒷받침한다. 화학부문 매출은 2012년 5,006억 원에서 2013년 8,847억 원으로 급증했고, 지난해 1조7,964억 원을 기록했다. 식품소재 사업 역시 매년 1조 원대 매출을 꾸준히 유지하며 지난해 1조5,892억 원을 달성했다. 큐원은 간판이지만, 진짜 본업은 '소재·케미칼·바이오'다.

삼양식품: 라면 60년, ‘불닭’ 70억 개가 만든 글로벌 IP
삼양식품은 1961년 창립 멤버였던 전중윤이 서울 성북구 월곡동에서 '삼양제유주식회사'로 시작했다. 처음에는 식용유를 만드는 회사였지만, 전중윤 회장이 일본에서 접한 인스턴트 라멘에 주목했다. 경제가 어려워 먹을 것이 부족한 한국 상황에 적합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그는 일본 식품회사들과 접촉한 끝에 묘조식품으로부터 라면 제조 기술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1963년 국내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인 '삼양라면'을 출시했다. 이는 일본 인스턴트 라면 기술의 한국 이전 첫 사례가 됐다.
1969년에는 국내 업계 최초로 베트남에 150만 달러 규모의 라면 수출을 시작했고, 현재는 10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한다. 무엇보다 '불닭볶음면' 시리즈가 누적 70억 개를 돌파하며 회사의 핵심 동력이 됐다. 연간 매출의 약 70%, 해외 매출의 약 85%가 불닭에서 나온다. 수출액은 2017년 1억 달러에서 시작해 2018년 2억 달러, 2021년 3억 달러, 2022년 4억 달러를 연달아 돌파했고, 현재 한국 라면 수출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삼양식품은 그룹 사명을 '삼양라운드스퀘어'로 변경하고, 과학기술 기반 Food Care와 문화·콘텐츠를 결합한 EATertainment로 브랜드 경험을 확장하고 있다. 팝업스토어와 모바일 퀴즈, 체험형 공간을 통해 "먹는 즐거움"을 하나의 세계관으로 발전시키는 중이다.
2025년 현재 삼양식품은 국내 식품업계 역사상 최초로 시가총액 10조 원을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식품기업으로 자리잡았다.

한눈에 보는 ‘두 갈래’ 연대기
삼양그룹의 연대기는 제당에서 소재로, 다시 바이오로 진화하는 곡선이다.
1924년 창립 → 제당·전분당·밀가루 → 폴리에스테르·엔지니어링 플라스틱 → PET·아셉틱 패키징 →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 생분해성 봉합사·신약R&D.
반면 삼양식품의 연대기는 라면에서 브랜드 IP로 확장하는 직선이다.
1961년 라면 출발 → 1969년 수출 개시 → ‘불닭’ 히트 → 글로벌 수출 질주 → ‘삼양라운드스퀘어’ 리브랜딩 → EATertainment.
같은 한자 三養을 쓰지만, 창업자도, 산업군도, 성장 공식도 처음부터 달랐다. 혼선의 씨앗은 ‘이름’, 두 회사를 가르는 잣대는 ‘사업의 본질’이다.

현장에서 벌어지는 ‘헷갈림’의 경제학
오해는 비용이 된다.
소비자에게는 정보 혼선, 구직자에게는 잘못된 지원, 기업에는 브랜드 희석과 채용비용 증가다. 삼양그룹은 홈페이지 팝업과 SNS 첫 문장으로 “라면 안 판다”를 선언했고, 현장 직원은 “상쾌환 만든다” 한마디 뒤에 “라면 회사가 숙취제도?”라는 되물음을 감당해야 했다.
제품 노출 빈도가 높은 라면 브랜드의 압도적 인지도와, B2B 위주의 그룹 사업 구조가 만든 ‘인지 비대칭’이 핵심 원인이다. 이 기사 역시 그러한 비대칭을 바로잡기 위한 지도라고 볼 수 있다.

5초 구분법: 헷갈리면 이 세 줄만 보길
제품 기준: 불닭·라면·스낵이면 삼양식품, 큐원 설탕·밀가루·상쾌환·플라스틱/소재면 삼양그룹.
고객 기준: 소비자(B2C)를 직접 상대하면 삼양식품, 기업(B2B)을 상대하면 삼양그룹.
키워드 기준: Food Care/EATertainment면 삼양식품, 반도체·2차전지·아셉틱·봉합사면 삼양그룹.
각자의 내일: 같은 이름, 완전히 다른 목표
삼양그룹은 반도체·배터리·친환경·헬스&웰니스 축으로 스페셜티를 깊게 파고든다. 삼양식품(삼양라운드스퀘어)은 불닭 IP를 앞세워 수출과 경험 비즈니스의 폭을 넓힌다.
같은 ‘삼양’이라도, 고객·제품·투자 지향점이 전혀 다르다. 헷갈릴 이유가 없다.
사진=삼양그룹, 삼양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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