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이주환 인턴기자) 제주 연안에서 열대지방의 깊은 바다에 사는 희귀 해양 생물이 공식적으로 처음 발견돼 눈길을 끈다.

제주해양수산연구원은 지난 26일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세기알 해변 앞바다에서 발견된 해양 생물이 태평양 심해에 서식하는 '카리나리아 크리스타타(Carinaria cristata)'로 추정된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제주 연안에서는 처음으로 공식 확인된 사례다.

이 생물은 당시 패들보드를 타던 인플루언서 ‘제주놀미’ 일행이 노에 걸린 투명하고 물컹한 물체를 발견하며 처음 포착됐다. 그는 유튜브 영상에서 “열대지방에 나오는 투명 물고기들이 제주에도 나온다”며 발견 당시 상황을 전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해당 생물은 길이 약 45cm, 무게 약 390g으로, 주둥이와 꼬리 등이 물고기와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다. 반투명하고 젤라틴처럼 부드러운 몸체가 특징이며, 돛처럼 생긴 부유용 발로 수면을 떠다니거나 헤엄친다.

카리나리아 크리스타타는 복족강(Gastropoda)에 속하는 해양 연체동물로, 주로 열대 및 아열대 해역 수심 수십~수백 미터에서 서식하며 플랑크톤을 먹고 산다. 낮에는 보통 더 깊은 바다로 내려가는 습성이 있어, 제주 연안에서의 발견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연구원은 이번 사례에 대해 “기후변화로 인한 해류 변화가 생물 이동 경로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며 “단일 이벤트로 볼 수 있으나 제주 바다 생태계의 온난화 현상과 무관하지 않을 수 있어 추가 조사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해당 생물은 사람에게 직접적인 해를 끼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독성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므로 발견 시 손으로 만지지 말고 즉시 연구원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해당 생물은 발견 당시 이미 죽은 상태였으며, 제주해양수산연구원은 냉동 보관을 통해 보존 조치에 들어갔다.

사진=제주해양수산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