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현, 중국 3위 딩하오 꺾고 세계대회 첫 4강 고지 올라

(MHN스포츠 엄민용 선임기자) 한국이 LG배 정상 정복의 9부 능선을 넘었다. 30일 전라남도 신안군 신안갯벌박물관에서 열린 제29회 LG배 기왕전 8강전에서 한국은 4강의 네 자리 중 세 자리를 차지하며 우승 문턱에 바짝 다가섰다.
이날 벌어진 대국에서 가장 극적인 승부는 한국랭킹 14위 이지현 9단 대 중국랭킹 3위 딩하오 9단의 대결이었다. 이 9단은 초반부터 팽팽하게 흘러가던 승부를 중반 이후 조금씩 앞서 가며 승리의 길을 닦았다. 특히 중반 전투에서 자신의 대마를 내주고 더 큰 상대의 대마를 사냥해 가는 수순은 감탄을 자아낼 만했다. 초읽기 승부에서 작은 실수가 있기는 했지만, 이 9단은 치열한 수순으로 상대를 압박한 끝에 235수 만에 딩하오 9단의 항복을 받아냈다. 이 승리로 이 9단은 입단 후 처음으로 메이저 세계대회 4강 고지에 올랐다.


승부가 끝난 후 이 9단은 “정신없이 대국했다. 마지막까지 어려운 장면이 이어졌는데, 운이 따랐던 것 같다”며 “이제 어느 정도 목표를 달성했으니 부담감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승부하고 싶다. 내일 하루 쉬면서 컨디션을 잘 관리해 좋은 바둑을 보여주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함께 벌어진 박정환 9단과 변상일 9단의 대결에서는 승리를 눈앞에 뒀던 박 9단이 막판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며 변 9단이 237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고, 한국선수단 중 최고령자인 원성진 9단은 신민준 9단을 253수 만에 흑 불계로 누르고 4강에 안착했다.
반면 16강전에서 신진서 9단을 꺾고 8강에 오르며 돌풍의 핵으로 떠올랐던 한상조 6단은 중국의 커제 9단에게 패하며 도전의 발길을 멈췄다. 한 6단은 커제 9단을 맞아 중반까지 앞서며 4강 진출의 희망을 밝혔으나 형세를 잘못 판단한 듯 느슨한 수를 연이어 두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1일 하루를 쉬고 2일 속개되는 4강전에 한국은 3명이 자리하면서 결승행 티켓 한 장을 확보했다. 4강 대진은 원성진 9단과 커제 9단, 이지현 9단과 변상일 9단의 대결로 짜였다. 역대 상대전적은 커제 9단이 5승 2패, 변상일 9단이 5승 4패로 앞서있다.
한편 LG가 후원하는 제29회 LG배 기왕전의 우승상금은 3억 원, 준우승 상금은 1억 원이다.
사진=MHN스포츠 엄민용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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