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백산수배에선 ‘선봉장‘ 김종수, 대회 2연패 물꼬 열어

(MHN스포츠 엄민용 선임기자) ‘형님은 웃었지만 아우는 눈물을 훔쳤다.’
농심신라면배 5연패와 농심백산수배 2연패를 위해 출격한 한국의 형남·아우 바둑대표 선수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형님’은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지만,‘아우’는 통한의 역전패를 당했다.
4일 중국 옌지에서 개막식을 가진 한·중·일 바둑삼국지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의 1라운드 개막전이 옌지 이도백하의 농심백산수 공장 대국장에서 5일 오후 한국의 설현준 9단과 중국의 커제 9단 간의 대결로 펼쳐졌다. 이 대국에서 한국의 선봉장 설혈준 9단이 중국의 강자 커제 9단에게 무릎을 꿇으며 분루를 삼켰다. 아쉽고 안타까운 역전패였다.
전날 열린 개막식에서 중국의 1장으로 커제 9단이 호명됐을 때 장내는 술렁거렸다. 최종국에 나설 법한 커제 9단이 선봉장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한국의 5연패를 저지하려는 중국의 절박함이 느꺼지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중국의 초반 승부수가 통했다. 커제 9단은 끝내기에 들어가기 전까지 불리하던 이날 바둑을 끈질긴 승부호흡으로 역전시키며 분위기를 띄웠다. 역으로 설현준 9단에게는 통한의 반집패였다. 중반 이후 줄곧 앞서 내달리던 마라톤 레이스에서 결승선 직전에 넘어지며 추월을 허용한 셈이 됐다.

하지만 한국 우승 전망은 절대 어둡지 않다. 이날 패배한 설 9단 외에 김명훈·신민준·박정환 9단과 새로운 ‘농심신라면배 수문장’으로 자리한 신진서 9단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진서 9단은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를 묻는 질문에 “언제가는 질 수도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며 “한국 선수단 분위기가 좋아 이번 대회 우승도 한국의 차지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러한 한국 우승 전선에 최고의 장애가 될 중국에서는 이날 첫 승을 신고한 커제 9단을 비롯해 현재 중국 랭킹 1위 리쉬안하오 9단과 지난해 농심신라면배 단일 대회 최다 연승 타이 기록인 7연승을 거둔 셰얼하오 9단, 지난해 삼성화재배 우승자 딩하오 9단, 농심신라면배 다승 1위 판팅위 9단 등 쟁쟁한 멤버들이 한국의 5연패 저지에 나선다. 일본도 응씨배 우승이 유력한 이치리키 료 9단을 필두로 한때 일본 7관왕에 올랐던 이야마 유타 9단, 쉬자위안 9단, 시바노 도라마루 9단, 히로세 유이치 7단 등 정예 멤버가 출격한다. 따라서 올해 농심신라면배는 그 어느 해보다 흥미진진한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6일 이어지는 1라운드 제2국은 커제 9단 대 히로세 유이치 7단 간의 중-일전이다.

한편 이날 오전에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 농심백산수배 세계시니어바둑최강전 1라운드 개막전에서는 한국의 선봉장 김종수 9단이 일본의 왕밍완 9단을 백불계승으로 꺾고 대회 2연패의 물꼬를 시원스레 뚫었다. 지난 2019년 신안국제시니어바둑대회 16강전에서 당한 패배의 아픔을 되갚아 준 일전이었다. 이날 김 9단은 초반 접전에서 우세를 점한 뒤 별다른 위기 없이 무난히 승리를 닦아 갔다. 김 9단의 완승국.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한 김 9단은 6일 중국의 1장 루이나이웨이 9단을 상대로 연승 행진에 나선다. 둘의 상대전적은 1승1패로 팽팽하다. 2019년 시니어바둑리그에서는 김 9단이 웃었지만, 2021년 삼성화재배 통합예선에선 루이나이웨이 9단이 휘파람을 불었다.
사진=MHN스포츠 엄민용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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