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HN스포츠 고동우 기자) '역대급 극대노'
이치로 스즈키가 아시아 선수 최초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그러나 ‘야수 최초’ 만장일치 헌액이라는 대기록 달성에는 실패했다.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는 22일(한국시간) 2025년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선수 명단을 공개하며, 이치로와 함께 투수 C.C. 사바시아, 빌리 와그너 등 총 3명의 헌액을 발표했다.
이치로는 총 394표 중 393표를 받아 득표율 99.75%를 기록하며 첫 투표에서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하지만 단 한 표가 부족해 만장일치라는 대업은 이루지 못했다. 현재까지 명예의 전당에 만장일치로 헌액된 선수는 2019년 마리아노 리베라(통산 최다 세이브 652세이브)가 유일하며, 야수로서는 아직까지 단 한 명도 없다.
MLB 명예의 전당 후보가 되려면 최소 10시즌 이상 활동하고 은퇴 후 5년이 지나야 하며, BBWAA 회원들의 투표에서 득표율 75% 이상을 기록해야 한다. 이치로는 2019년 은퇴 후 올해 처음으로 후보 자격을 얻었다.

1992년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블루웨이브에서 데뷔한 이치로는 951경기에서 타율 3할5푼3리(3,619타수 1,278안타), 118홈런, 529타점을 기록하며 일본에서 이미 독보적인 선수로 자리 잡았다. 이후 2001년 MLB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하며 아시아 야수로서 첫 성공 사례를 만들어냈다.
이치로는 데뷔 첫해 타율 3할5푼(692타수 242안타), 8홈런, 69타점, 56도루를 기록하며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수상했다. 이후 2004년에는 단일 시즌 최다 안타(262안타) 기록을 세우는 등 MLB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MLB 통산 2,653경기에서 타율 3할1푼1리(9,934타수 3,089안타), 117홈런, 780타점, 509도루를 기록했으며, 미·일 통산 4,367안타를 남겼다. 10년 연속 골드글러브와 올스타 선정, 7차례 최다 안타 타이틀 등 화려한 커리어로 야구 역사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명예의 전당 첫해 헌액은 당연시되었지만, 만장일치 무산에 대한 아쉬움도 컸다. BBWAA 투표권을 가진 기자들의 투표 결과를 집계하는 ‘BBHOF 트래커’에 따르면, 공개 투표를 한 기자 전원이 이치로에게 투표했으나 비공개 투표를 한 기자 중 한 명이 표를 던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포스트의 존 헤이먼은 자신의 SNS에 “이치로가 단 1표 차로 만장일치를 놓쳤다. 누군지 나와라, 멍청한 놈(numbskull)”이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ESPN의 칼럼니스트 버스터 올니 역시 “이치로에게 투표하지 않은 사람의 결정 근거가 명확한지 지켜보고 싶다”며 논리적 설명을 요구했다.
현지 팬들 역시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ESPN 해설자 데이미언 우디는 “이치로에게 표를 던지지 않은 멍청이는 누구냐”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치로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 MLB에 아시아 야구의 가능성을 각인시킨 선수다. 그의 성공은 이후 일본, 한국 등 아시아 선수들의 MLB 진출에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이번 명예의 전당 입성을 통해 이치로는 아시아 야구 역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비록 만장일치라는 대기록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그의 이름은 영원히 MLB와 세계 야구 팬들의 기억 속에 남을 것이다.
사진=MHN스포츠 DB,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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