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끄는 후벵 아모림 감독은 침착함을 끝까지 유지하지 못했다. 결국 뭐 하나가 부서지는 수준까지 도래했다.
영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후벵 아모림 감독이 브라이턴전에서 1-3으로 패배한 후 맨유 드레싱룸에 있던 대형 스크린 티비를 파손시켰다"며 "선수들의 경기력에 격분해 벌어진 사태였다"고 보도했다.
앞서 맨유는 지난 19일 홈 구장인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4-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2라운드 경기에서 브라이턴 앤 호브 알비온에 1-3으로 패배했다. 브라이턴전에서는 공수 모든 부분에서 갑갑한 플레이 패턴을 보였다. 전반전부터 상대 민테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시작했으며 실책성 플레이도 간혹 불거졌다.


현재 맨유는 7승5무10패, 승점 26점으로 13위다. 15위까지 떨어진 토트넘과 2점 차, 12위 크리스탈 팰리스와는 1점 차를 유지하고 있다.
경기가 끝나고 분노한 아모림 감독의 인터뷰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모림 감독은 이 날의 맨유를 두고 "맨유 역사상 최악의 팀이 되고 있다"고 혹평하며 "변화가 필요하기에 이 말을 하는 것이다. 말하기 어렵지만 우린 이 문제를 인정하고 피해선 안된다. 프리미어리그 팀이 이렇게 많이 패배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선수들의 해이한 경기력을 채찍질했다.
직전에 치렀던 사우샘프턴전도 그리 잘한 경기라고 보긴 어렵다. 이 날 선제골도 사우샘프턴이 터뜨렸다. 전반 42분에 마누엘 우가르테의 몸에서 튕겨나온 공이 사우샘프턴의 득점으로 이어진 것이다.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는 계속해서 공격적으로 나서는 상대 슈팅을 막느라 힘을 썼다.


팀이 수렁에서 빠져나온 것은 후반 37분 경 디알로가 나서면서부터다. 디알로는 왼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넣고 10분 후에 한번 더 득점, 후반 추가시간에도 결승골을 만들며 12분 동안 뜨겁게 몰아쳤다. 그 전까지 사우샘프턴은 맹렬하게 밀어붙였다.
특히 이 날 경기장에는 공동 구단주인 짐 래드클리프가 찾아오기도 했는데 디알로의 해트트릭이 터지기 전까지 그의 표정은 싸늘하기 그지없었다.
이런 식의 '오르락내리락' 경기력을 지켜보는 아모림 감독은 심란함을 넘어서 분노를 억누르기 힘들어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에는 급기야 드레싱룸에 있던 티비를 박살내며 선수단의 각성을 요구했다.

디애슬레틱은 "익명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경기 준 전술분석에 이용되던 티비가 아모림 감독의 분노에 못 이겨 파손됐으며 레인저스전을 치르기 전에 수리가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이어 "아모림 감독의 분노는 그간 감독의 화에 익숙한 선수들에게도 분명 놀라운 것"이라며 "경기 직후 아무 말도 하지 않던 그의 모습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아모림 감독은 그동안 즉각적이고 감정적인 반응을 최대한 자제하고 냉정한 분석을 선호하던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아모림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새로운 전술을 완전히 입히는게 어려운 일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경기를 지고 3연패를 하게 되면 상황이 정말 어려워진다"며 "우리는 고통받을 것을 각오해야한다. 저는 계속해서 제 방식으로 밀고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또 선수들을 돕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이 방식을 이해할 수 있는 툴을 제공해야한다. 그러나 훈련이 없이는 정말 어렵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맨유는 오는 24일 한국시간으로 오전 5시에 홈 구장 올드 트래포드에서 레인저스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 나선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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