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타' 국희 역 출연
"한국적 이야기를 이국적으로...신선했어요"
"스페인어 공부, 현지인 관찰해 캐릭터 구축했죠"
지난해 12월 31일 개봉

(MHN스포츠 장민수 기자) 배우 송중기가 새로운 땅 콜롬비아에서 새로운 캐릭터를 그려냈다.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을 통해서다.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이하 '보고타')은 IMF 직후, 새로운 희망을 품고 지구 반대편 콜롬비아 보고타로 향한 국희(송중기)가 보고타 한인 사회의 실세 수영(이희준), 박병장(권해효)과 얽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송중기는 먼저 '보고타'에 대해 "대단한 이야기가 있는 건 아니다. 현지에 같이 정착해서 모여 사는 한인 사회에서 별것도 아닌 걸로 시기질투하고 이간질하고 싸우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그렇게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임에도 '보고타'를 선택한 건 낯선 땅이 선사하는 이국적인 매력 때문. 실제로 영화는 보고타를 비롯해 카리브해의 휴양도시 카르타헤나, 지중해의 섬나라 사이프러스 등 전 세계를 누비며 촬영됐다.
이에 송중기는 "한국적인 이야기를 현지에서 찍으면 새로운 그림으로 담기지 않겠나 싶었다. 올로케이션 계획을 듣고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참여 이유를 밝혔다.
콜롬비아는 송중기의 아내인 영국 배우 출신 케이티 루이스 사운더스의 어머니, 즉 그의 장모님의 나라이기도 하다. 촬영 당시는 결혼 전이었지만, 의미가 남다를 법도 하다.
송중기는 "장모님께서 스페인어 연기 기대를 많이 하고 계신 계신다. 사위가 한국사람이고 본인 나라에서 촬영했다고 하니까. 나중에 OTT 통해 스페인어 자막까지 나오게 되면 보여드릴 예정이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직접 경험한 콜롬비아는 어떤 곳이었을까. 송중기는 "위험하다고 하는 구역이 있다. 근데 가 봐도 위험하다고 느끼지는 못했다"라며 "다들 친절하고 정이 많았다. 한국 사람과 비슷한 면이 있다"라고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국적 배경 외에 국희 역이 가진 매력, 그를 통해 배우로서 가져갈 도전에도 의미가 컸다. 특히 스페인어에 대한 욕심이 적지 않았다. 두 살 때 콜롬비아로 이민해 30년 이상 거주한 스페인어 선생님과 공부하는 것은 물론 현지인들을 유심히 관찰하며 국희를 그려나갔다.
송중기는 "그 친구(스페인어 선생님)한테 많이 배웠고, 성에 안 차서 콜롬비아 현장 스태프들한테 배운 생활 스페인어들도 추가하고 변주하면서 준비했다"라며 "그냥 외워서 하는 것보다 최대한 국희가 거기에 적응해서 잘 스며들어서 잘 살고 있다는 걸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컸다. 주고받는 것 외에 배워서 애드리브도 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단순히 스페인어 습득 외에 캐릭터 구축에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특히 국희의 겁 없이 돌진하는 '깡다구'. 송중기는 "스페인어 가르쳐준 친구를 많이 따라했다"라며 에피소드 하나를 들려줬다.
"그 친구랑 현지인 느낌 나는 살사펍을 갔어요. 사람 구경하고 있는데 그 친구가 키 큰 남미 남자분이랑 부딪혔죠. 작은 아시아인이고 못 알아들을 거라고 생각했는지 스페인어로 그 친구한테 욕을 막 하더라고요. 근데 그 친구가 겁도 없이 싸우려고 하는 거예요. 그때 저게 국희다 싶었죠. 그 친구를 보고 장면 설정들을 바꾼 것도 많아요. 그렇게 안 하면 국희가 적응하는 게 말이 안 되지 않나 생각이 들었거든요. 캐릭터가 막히는 게 있었는데 그 친구를 보고 해결됐죠."
많은 노력을 기울여 준비했지만 영화가 공개된 후 반응은 다소 호불호가 갈린다. 특히 국희의 서사가 부족해 공감이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송중기도 이에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상업영화라서 2시간 안에 다 담으려다 보니 빠진 부분이 많다. 국희가 왜 살아남기 위해 그렇게 하는지에 대한 얘기들이 더 있었는데 러닝타임 고려해서 빠지게 됐다"라며 "원래 국희가 콜롬비아 여자와 가정을 이루는 내용도 있다"고 해명 아닌 해명을 전했다.
그러나 "처음 시나리오 보고는 국희가 자신과 가족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라고 읽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서사가 나온 건데, 조금 부족할 수 있지만 하려는 이야기는 표현하게 된 것 같다"라며 "감독님의 편집 결정에는 동의한다. 그것까지 다 있었다면 늘어져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이며 김성제 감독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보고타' 송중기 "10대 연기? 제가 워낙 동안이잖아요" [mhn★인터뷰②]에서 계속됩니다.
사진=하이지음스튜디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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