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박서인 인턴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가 쿠르스크 전투에 북한군을 투입해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이들의 역할을 숨기기 위해 손실을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북한군의 개입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첫 사례로, 국제사회의 우려를 낳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매체 RBC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과의 보고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북한군이 러시아군 편에서 전투에 참여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군이 이들에 대한 구체적인 피해 정보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RBC는 북한군이 러시아군으로 위장한 채 작전에 투입되고 있으며, 이는 북한의 실질적 역할을 은폐하려는 러시아의 의도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불행하게도 우리는 러시아군뿐만 아니라 북한군과도 맞서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며 “이번 전쟁에서 북한인이 죽을 이유는 없다. 그들이 전사하는 이유는 오직 푸틴의 광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러시아가 북한군 손실을 의도적으로 감추고 있다며 “우리는 러시아군과 북한군의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 중”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 역시 북한군 사상자 발생을 공식 확인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과 교전했으며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피해 수치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북한군의 참전이 확인된 것은 국제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도 “우리는 전장에서 전사한 북한 군인을 봤다”면서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하는 것은 더 큰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은 지난 14일 기준 북한군을 포함한 러시아군 병력 손실이 약 200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RBC는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군이 약 1만~1만2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들은 러시아 본토 서남부 쿠르스크 지역의 수복 작전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은 드론 영상을 통해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전쟁의 흐름이 러시아에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은 자원 입대 병력이 급증하고 있다며 올해 러시아군에 합류한 병력이 지난해 대비 30만 명 증가한 42만7000명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지원자는 멈추지 않고 있다. 덕분에 전선에서는 중요한 전환점이 오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