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평’은 우리 시대의 전문 서평가와 젊은 서평가들이 함께 이끌어 가는 코너입니다. 깊은 생각과 참신한 눈길로 이 시대의 의미 있는 책들을 소개합니다.
■ 사자왕 형제의 모험(아스트리드 린드그렘 지음 / 김경희 옮김 / 창비)

<사자왕 형제의 모험>은 ‘말괄량이 삐삐’ 시리즈를 탄생시킨 스웨덴의 대표 아동문학가이자, 어린이 소설계 노벨상이라 할 수 있는 안데르센 상을 수상한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장편동화다. 연약한 동생 ‘칼’과 용감한 형 ‘요나탄’이 죽음 이후의 세계, ‘낭기열라’에서 독재자 ‘텡일’의 군대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제목 속 “사자왕”은 주인공 칼과 요나탄 형제에게 붙는 별명. 폭포가 흐르고 용이 등장하는 신비한 골짜기 속, 긴박하고 용감하게 펼쳐지는 두 형제의 모험은 독자로 하여금 두려움과 용기, 나아가 인간다움의 의미를 반추시킨다.
1973년 스웨덴에서 처음 출간된 이 책은 2024년 오늘, 그 어느 곳보다도 한국의 독자들에게 유효해 보인다. 소설 속 배경 세계 ‘낭기열라’가 1980년, 신군부의 비상계엄이 전국으로 확대됐던 5월의 광주와 더불어 2024년, 무장한 계엄군이 창문을 깨고 국회로 진입했던 12월의 서울과 너무도 닮아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사람답게 살고 싶어서, 그렇지 않으면 쓰레기와 다를 게 없”어서 죽음의 두려움에도 끝까지 폭군에 맞선 칼과 요나탄 형제의 이야기는 도청 앞 광장에서 맨몸으로 총구 앞에 섰던 광주의 시민들을, 촛불과 야광봉을 들고 국회 앞으로 행진했던 오늘의 국민들을 떠올리게 한다.
<사자왕 형제의 모험>의 말미에는 2024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강연록이 실려 있다. 2017년 당시 노르웨이 오슬로의 문학의 집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한강 작가가 이 책에 관한 일화로 강연했던 내용이 그것이다. 강연록에서 한강 소설가는 광주 태생으로서 한강 자신이 겪은 5·18에 대한 기억과 이 책이 서로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소개한다. 이 강연은 노르웨이와 스웨덴 등 북유럽 현지에서 화제가 되어,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이후 원저작권사의 제안에 따라 한국어판 <사자왕 형제의 모험>에 함께 실리게 되었다.
책을 다 읽고 한강 작가의 강연록까지 모두 읽은 독자라면 알 것이다.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책으로부터 촛불처럼 작지만 환한 무언가가 전이된다는 것을. “그 불길은 몸서리치도록 끔찍한 어둠 속에서도 꺼지지 않고 타오”르는 성질의 것임을. 가능하다면 이 책을 <소년이 온다>와 함께 읽길 권한다. 단언컨대 한국의 ‘동호’와 스웨덴의 ‘칼’이 시공간을 뛰어넘어 독자인 ‘나’의 마음 안에서 만날 때, 우리가 문학을 읽는 이유 역시 그곳에 함께일 테니. (김상화 / 출판편집자·한국문화콘텐츠비평협회 홍보위원·비평연대)

■ 두리안의 맛 (김의경 지음 / 은행나무)

김의경 소설은 먹고 사는 일의 고단함이 시민으로서의 생활을 어떻게 갉아먹는지 보여준다. 이는 그녀의 데뷔작 <청춘파산>에서도 일관된 주제로 등장하는데, 신작 소설집 <두리안의 맛> 역시 단지 살아남는 것 이상의 삶의 고유한 가치에 대해 성찰하게 만든다. 예컨대 ‘시디 팩토리’와 ‘순간접착제’ 같은 작품은 경제적 곤궁에 빠진 청년의 좌절,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견되는 희망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등장인물들은 현실의 시련 속에서도 서로를 보듬고 일으키며 ‘약한 연결’을 통해 연대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김의경 소설의 또 다른 중요한 축은 젠더 폭력의 문제를 조명한다는 점이다. 가령 ‘유라TV’에서는 여성을 향한 억압과 착취가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이 작품에서 효나는 전 남자친구가 유포한 성착취 영상으로 인해 자살 시도를 반복한다. 그녀가 부당하게 감내하는 고통의 서사는 불법 촬영물을 소비하고 가해 행위를 묵인하는 익명의 남성 사회 전반을 고발한다. 그러나 김의경은 남성을 악으로, 여성을 선으로만 묘사하지 않는다. ‘호캉스’의 민준은 미소지니와는 거리가 먼 순정남이며, ‘나비’의 여고생 무리는 지적 장애인을 착취하는 가해자로 그려진다. 그녀는 인간과 사회가 얽힌 복잡성을 균형 있게 포착한다.
그러면서 김의경 소설은 독자에게 묻는다. “빚진 자들의 세계에서, 당신은 어떻게 살 것인가?” 그녀의 작품 속 인물은 게으르거나 혹은 운이 없어 경제적 빈곤에 직면한 존재가 아니다. 그들은 현대 자본주의 체제의 근본적인 모순, 즉 채권자-채무자의 관계에 얽매인 채 끊임없이 빚을 지고 갚아야 하는 구조적 희생자를 표상한다. 김의경 소설은 이를 비관적으로만 형상화하지 않는다. 캐릭터들의 입체적 면모를 통해, 아픔 속에서도 생의 의미를 찾고 타인과 끝내 연결되려는 노력을 핍진하게 담아낸다. (허희 / 문학평론가·문화평론가·비평연대)
* 이 글은 김의경 소설집 <두리안의 맛>에 수록된 필자의 해설 ‘빚진 자들의 세계’를 요약하여 소개한 것입니다.

■ 불완전한 삶에 관한, 조금은 다른 이야기 (이두형 지음 / 갈매나무)

왜 당신의 삶은 행복할 수 없을까? 세상은 당신이 행복하지 못한 이유를 당신의 노력 부족이라고 말하며 손가락질한다. 더 씩씩하게 일터로 걸어나가 돈 벌고, 스스로의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 더 열심히 소비하라고 명령한다. 그런 목소리에 휘둘려 행복해지려고 발버둥 치던 당신은 오히려 더 행복해지지 못하는 자신의 삶을 발견하고 좌절한다. 자기 삶을 미워하게 되는 굴레에 갇힌 당신에게,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이두형은 삶과 행복에 관한 조금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야기는 '매끈한 도자기처럼 행복하기만 한 삶'이라는 허상을 깨뜨리는 데서 시작한다. 인생이란 도자기를 빚다 보면 필연적으로 곳곳에 흠집이 날 수밖에 없다. 이 씁쓸한 현실을 수용하는 순간 마침내 당신은 자유로워진다. 내 손안에 들어오지 않는 일들을 통제하려는 고통에서 벗어나 그토록 찾아 헤매던 행복에 가까워진다. 저자는 한발 더 나아가 지금 이 순간 내 삶의 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전념의 힘을 당신의 손에 쥐여준다.
책장을 덮더라도 당신의 삶은 여전히 마음 불편한 일들로 가득할 것이다. 심지어는 내 힘으로는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일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덮쳐오는 날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날들 가운데에서도 이제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손안에 쥔 행복의 달콤함을 생생하게 맛보는 법을 알고 있으니. (황예린 / 출판마케터·문화비평가·비평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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