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러시아와의 대결 우려 속 우크라 가입 논의에 소극적 태도

지난 9월 23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연설하고 있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지난 9월 23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연설하고 있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MHN스포츠 박서인 인턴기자) 우크라이나가 나토 외교장관회의를 앞두고 나토 가입 초청을 휴전 조건으로 강하게 요구했으나, 나토는 이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으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3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오는 4일까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외교장관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을 앞둔 상황에서 사실상 마지막 장관급 회의이다.

이번 회의에는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참석해 ‘나토-우크라 이사회’ 만찬에도 참여할 예정이며, 나토와 우크라이나 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지난 11월 29일 영국 스카이뉴스 방송 인터뷰를 통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나토 가입이 승인되면 러시아가 점령 중인 영토를 모두 수복하지 않더라도 휴전 협상에 나설 의향이 있음을 밝혔다.

이는 개전 이후 처음으로 영토 수복 목표를 완화한 발언으로, 나토의 결단을 촉구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유럽연합(EU) 신임 지도부와의 기자회견에서도 나토 가입 초청이 “우리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며 거듭 호소했다.

그러나 나토는 현재까지 우크라이나의 요구에 대해 명확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되돌릴 수 없는 경로에 들어섰다”라고 선언했으나, 구체적인 가입 초청 일정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미국, 독일 등 주요 회원국들은 나토 가입 초청이 곧 러시아와의 직접 대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든 행정부가 퇴임을 한 달여 앞둔 상황에서 기존 입장을 변경할 가능성도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러시아는 나토 가입을 조건으로 한 우크라이나의 휴전안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2일 모스코바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서방이 우크라이나의 재무장을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휴전 협상을 꺼내고 있다며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 11월 20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포기하고 러시아 점령지를 인정하지 않는 한 평화 협상에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나토 외교장관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나토의 확고한 지지 입장이 재확인될 가능성은 있으나, 구체적인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달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할 경우, 이번 회의에서의 논의 결과가 번복될 가능성이 있어 나토 내부의 신중론은 더욱 커지고 있다.

회원국 간의 의견 차이와 러시아와의 긴장 상황 속에서 이번 회의는 나토의 입장 정리보다는 기존 이견을 다시 확인하는 데 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PA/크렘린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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