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의대 증원 발표...의료계, 법원에 집행정지 신청
6월 대법원, '기각'...'27년 만에' 의대증원
의료 대란 장기화...尹 지지율 하락에도 의료 개혁 '고수'
尹 대통령 의료진에 "정당한 보상 하겠다" 호소
尹 정부, 의료진에 '한발 양보'..."26학년도 증원 유연해"
尹 대통령, 與 지도부 만나 만찬...'의료 개혁 논의'

지난 5월 9일 진행된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지난 5월 9일 진행된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MHN스포츠 이준 기자) "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특유의 결단력과 실행력을 내세운 윤 정부는 지난 2월 '의대 증원 정책'을 발표했다. 의료계는 의대 증원에 반발해 법원에 집행정지 처분을 신청했으나, 지난 6월 대법원에서는 이를 기각해 증원이 확정됐다. 이는 1998년 의대 증원 이후 처음으로 해낸 것이다. 

지난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가인권위원장 임명장 및 국민경제자문회의-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 규제개혁위원장 위촉장 수여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지난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가인권위원장 임명장 및 국민경제자문회의-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 규제개혁위원장 위촉장 수여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의대 증원 정책을 비롯한 의료개혁은 초기 국민들의 지지율을 이끌어냈으나, 증원을 반대하는 일부 의료계 인원이 현장으로 돌아오지 않는 등 의료 대란이 장기화되자 정책은 지지율을 하락시키는 자충수가 됐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은 최근 6개월 간(3월 3주차~9월 2주차) 최고 34%에서 최저 20%를 오갔다.

의료 개혁 초기이자 지지율 34%를 기록한 3월 3주차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을 지지한 사람들 중 27%는 '의대 정원 확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10%는 '결단력-추진력-뚝심'을 이유로 긍정했다.

반면, 최저 지지율인 20%를 기록한 9월 2주차 여론조사에서는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유권자 중 18%가 '의대 정원 확대'를 이유로 꼽았다. 긍정적으로 평가한 유권자 중 '의대 정원 확대'를 이유로 긍정하는 비율은 14%였으며, '결단력-추진력-뚝심'을 이유로 긍정하는 비율은 5%로 각각 3월 3주차 여론조사 결과와 약 2배 차이났다.  

지지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은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 개혁을 고수할 방침이다. 오히려 우려됐던 추석 연휴(지난 14일부터 18일 사이) 응급실 대란이 윤 정부의 대비로 발발하지 않자 의료 개혁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한덕수 국무 총리는 지난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정부는) 힘들고 어려운 길이지만 우리 청년들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해내야만 하는 의료-연금-노동-교육 등 4대 개혁과 저출생 극복에도 더욱 박차를 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13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찾아 의료진과 면담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지난 13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찾아 의료진과 면담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한편, 윤 정부는 의료계 처우 개선을 위해서 두팔 걷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3일 서울의료원에서 주재한 응급의료 현장 간담회에서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교육과 의료는 필수 정주 요건"이라며 "고령화 등으로 인한 인구 구조변화와 의료 수요 증가를 고려할 때 향후 필요한 의료인을 길러내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의료인에게 설명했다.

그러면서 "더 고생하고, 더 힘든 진료를 하시는 의료진에게 더 많은 보상이 가도록 하는 게 의료 개혁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의료인들이 상대적 허탈감을 느끼지 않고 고생하신 만큼 정당하게 보상받고 보람을 느끼도록 보상 체계를 마련할 테니 정부의 진정성을 믿고 많이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또한, 윤 정부는 의료계의 복귀를 이끌어 내기 위해 한발 양보하기도 했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지난 19일 브리핑에서 "수시 등 입시가 진행 중인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조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도 "2026학년도 이후 정원에 대해서는 정부도 유연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화의 문이 열려있다는 정부의 일관된 입장은 변함이 없고, 환자들은 의사 여러분이 지켜야 할 국민"이라며 "대화의 장에 나와 머리를 맞대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6월 의대 증원이 확정된 이후 일부 사직한 의료진들은 정부와의 협상 테이블에 앉기 위한 조건으로 정부에 '의대 증원 백지화'를 요청해왔다. 

지난 7월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만찬에 참석한 (왼쪽부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윤석열 대통령, 추경호 원내대표
지난 7월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만찬에 참석한 (왼쪽부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윤석열 대통령, 추경호 원내대표

윤 대통령은 오는 24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을 비롯한 여당 지도부와 함께 만찬 회동을 하며 의료 개혁을 위한 현안을 나눈다. 정부는 지난 6일 여당이 제안한 '여야의정 협의체'(의료 개혁 논의를 위한 여당-야당-의료계-정부 협의체)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에 대한 3월 3주차 여론조사는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2024년 3월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형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은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하는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했으며, 조사 대상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이다. 표본 오차는 ±3.1%p이며 95% 신뢰 수준을 갖는다. 응답률은 14.3%.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윤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에 대한 9월 2주차 여론조사는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2024년 9월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형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은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하는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했으며, 조사 대상은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이다. 표본 오차는 ±3.1%p이며 95% 신뢰 수준을 갖는다. 응답률은 10.4%.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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