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정승민 기자) 출연진들 모두 하나 같이 입을 모아 '리얼했던 현장'이었음을 강조한 '좀비버스'가 예능계에 혁신의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넷플릭스 예능 '좀비버스'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은 노홍철, 박나래, 딘딘, 츠키, 유희관, 조나단, 파트리샤, 꽈추형(홍성우), 박진경 CP, 문상돈 PD가 참석했으며 진행은 방송인 박경림이 맡았다.

'좀비버스'는 어느 날 갑자기 좀비 세계로 변해버린 서울 일대에서 퀘스트를 수행하며 살아남아야 하는 좀비 유니버스 예능이다.

'개미는 오늘도 뚠뚠' '마이 리틀 텔레비전' 등을 연출한 박진경 CP는 '좀비버스'로 돌아온다. 그는 연출 면에서 중점을 둔 부분이 있냐는 물음에 "프로그램이 진지한 리얼 생존 드라마라거나, 시트콤 같은 프로그램이 아니냐는 등 많은 추측이 있었다. 하지만 좀비버스는 극한의 상황에 몰아넣고 인간의 끝을 보겠다는 리얼리티와는 거리가 멀고, 버라이어티답게 재미를 중점으로 뒀다. 호러까지는 모르겠지만 연출 방향은 스릴 있고 재미를 살리는 느낌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볼 법했던 좀비물을 예능에서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박진경 CP의 새로운 시도는 어떤 부분에서 비롯된 걸까. 박 CP는 "어떤 예능을 준비하든 시기라는 게 있는 것 같다. 좀비를 소재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하고 있었는데, 마침 K-좀비물들이 히트를 치더라"라며 "이젠 여러 작품에 참여하며 전문적으로 좀비 연기를 하신 분들의 인프라가 생겼다. 그래서 이들을 이용해 보자는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박 CP는 "좀비물이다 보니 상황 몰입이 중요했다. 제작진이 상황을 간단히만 설명해 드리고 대본 없이 상황에 투입했던 만큼 좀비분들의 역할이 중요했다. 다행히 출연진들이 좀비 연기자를 만난 게 아니라 좀비를 만나고 온 것처럼 리얼하게 반응했다"며 "노홍철과 박나래는 경력이 쌓인 예능인이고, 다수 프로그램에 출연하다 보니 좀비버스에서도 늘 보던 리액션이 나올 거라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좀비버스를 통해 데뷔 초 신선했던 두 사람의 리액션을 다시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해 웃음을 안겼다.

특히 박진경 CP는 리얼한 상황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제작진은 출연진을 어떤 상황에 던져놓는 것까지만 개입한다. 누가 탈락했다는 대사도 딱히 없었다"며 "리허설 때 좀비들이 어떻게 움직여야 한다는 합을 짜놓는데, 이걸 전혀 모르는 출연자들이 살려고 뛸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대본의 유무와 설정 여부를 생각할 것도 없이 말 그대로 상황과 장소만 던져주고 자유로운 느낌으로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문상돈 PD는 프로그램 이름을 두고 생긴 일부 오해에 대해 해명하기도 했다. 문 PD는 "간단하게 생각했을 때 좀비와 유니버스를 합친 말이라 좀비버스다. 근데 항상 출연자들이 좀비버스(Bus)라고 하더라. 그래서 부산행 짝퉁이냐, 버스 타고 어디 가는 거냐 많이 물어보기도 하셨다"며 "어떻게 알고 들어오는 건 상관없다. 버스인 줄 알고 봤는데 재밌으면 좋은 것"이라고 크게 상관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좀비버스'에는 이시영, 노홍철, 박나래, 딘딘, 빌리 츠키, 유희관, 조나단, 파트리샤, 꽈추형(홍성우), 덱스가 출연진으로 합류했다. 하나같이 입을 모아 리얼한 현장이었음을 강조한 이들은 촬영 당시 뒷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먼저 딘딘은 "저는 좀비나 귀신에 대한 두려움이 크게 없었던 사람이다. 뭘 하고 있으면 좀비가 나타난다길래 어떻게 놀라야 하나 고민하고 있던 와중 좀비가 갑자기 나타나더라"라며 "심지어 시민분들도 놀라서 도망가시는 걸 보니까 몰입이 안 될 수가 없더라. 그때부터 좀비 피하고 싶어서 열심히 촬영했다"고 밝혔다.

박나래는 "평소 좀비물을 좋아해서 많이 봤었다. 프로그램 내에서도 돌발 상황이 많았는데, 개인사로도 돌발 상황이 있어서 촬영이 쉽지는 않았다"며 "전방 십자인대 수술 전 프로그램을 제안받고 출연하기로 이야기가 돼 있었는데, 수술받고 두 달 뒤에 촬영하게 돼서 출연자들에게 죄송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 때문에 나오는 에피소드도 많았다"고 전했다.

박나래와 다르게 평소 좀비물에 관심이 없었다는 노홍철은 "개미는 오늘도 뚠뚠을 같이 촬영하고 잔고에 손실이 컸다. 그래서 돈을 회수해 보자는 마음으로 넷플릭스 대작에 참여한 것"이라며 "매회 촬영하면서 잔고보다 무서운 공포를 느꼈다.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고, 어떤 나라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작품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조나단은 "넷플릭스 작품이라는 점에 큰 매력을 느꼈고, 좀비물이라고 해서 보통 예능처럼 재밌게 하면 되겠구나 싶었다. 보통 촬영할 때는 짜인 합이 있기 마련인데, 처음 좀비를 맞닥뜨리고 나서 그런 생각 없이 오로지 살아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 이후로 모든 걸 믿지 못하게 됐다"고 답했다.

츠키는 "넷플릭스 작품에 출연한다고 해서 엄마한테 바로 연락했었다. 촬영하기 전에는 걱정도 많고 불안했었는데, 막상 촬영 시작하니까 이런 생각이 다 사라지고 살아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데뷔하고 나서 큰 경험과 추억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꽈추형은 "짜고 쳤을 거라 생각하시는데, 출연자들 대부분이 떨어져서 찍었다. 보통 촬영과 다르게 한번 시작하면 5~6시간 동안 촬영하기도 했고, 안부 인사로 생존 여부를 물었을 정도로 리얼했다"고 촬영 당시 상황을 밝혔다. 

끝으로 촬영 중 인간의 본모습을 목격했다는 박나래는 "상황도, 좀비도 무서운데 인간들이 저렇게 인류애가 없나 싶었고, 어떻게 이럴 수 있나 하는 배신감도 느꼈다"며 "극한의 상황에 놓이니 사람이 악해지더라. 혼자 죽으면 죽었지 이런 게 아니라 너도 같이 죽자는 마음가짐이었다. 영화나 드라마처럼 극적으로 죽거나, 누군가 죽으면 진심으로 애도할 것 같지만 좀비버스를 촬영하면서 그런 장면은 전혀 본 적이 없다"고 전해 웃음을 안겼다.

한편, 넷플릭스 예능 '좀비버스'는 지난 8일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