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평’은 우리 시대의 전문 서평가와 젊은 서평가들이 함께 이끌어 가는 코너입니다. 깊은 생각과 참신한 눈길로 이 시대의 의미 있는 책들을 소개합니다.
⬛아주 특별한 독립 빵집 이야기 (닐 패커 지음 / 홍한별 옮김 / 꽃피는책)

"옛날 이 도시엔 그 어떤 기억보다 오래된 빵집이 있었습니다. 나이 많은 부부가 하는 빵집이었는데, 이들은 누구보다도 오래 빵을 구워왔지요. 날마다 특별한 방법으로 손 반죽해 굽는 빵이 무척이나 맛있어, 사람들은 기억할 수 있는 아주 오랜 옛날부터 이 오래된 빵집에서 빵을 사 먹었습니다."
<아주 특별한 독립 빵집 이야기> 는 라가치상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영국 출신의 작가 닐 패커의 그림책이다. 이탈리아 한 작은 마을에 노부부가 특별한 빵을 파는 아주 오래된 빵집이 있었다. 어느 날 도시 외곽에 대형 빵 공장이 생긴다. 노부부의 삶은 점점 힘들어졌다. 허리는 아팠고, 빵집 안은 열기로 뜨거웠고, 빵을 만들기 위해 아주 아주 일찍 일어나야만 했다. 두 사람은 그동안 너무 열심히 일하느라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세상의 재밌는 곳들로 여행을 떠나는 꿈을 꾼다. 빵 공장이 들어온 이후 독립 빵집들은 하나둘 없어지기 시작한다. 그러다 결국 노부부도 오래된 빵집을 공장에 넘기고 세계 여행을 떠난다. 도시의 빵집 전부를 갖게 된 큰 빵 공장은 밍밍하고 흐물흐물하고 눅눅한 빵을 만들어 팔았지만 다른 빵집들은 모두 사라져버렸기에 사람들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시간이 흐르자 작은 빵집에서 만들었던 빵이 어떤 맛이었는지 사람들은 기억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이야기는 노부부가 6년 동안의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다시 이어진다. 다시 빵을 구웠고, 사람들은 냄새에 이끌려 노부부의 빵집으로 모여들었다. 맛있는 빵의 구수한 냄새를 다시 맡아본 도시 사람들은 전보다 더 간절하게 맛있는 빵을 원했다. “싫어! 큰 공장에서 큰 기계가 만든 밍밍하고 흐물흐물하고 눅눅한 맛없는 빵은 먹지 않을 거야.”하고 사람들은 외쳤다. “맛있는 빵을 먹을 수 없다면 차라리 빵을 끊겠어. 게다가 작은 빵집이 사라진 것도 사실 큰 빵 공장 때문이잖아.” 그렇게 도시 사람들은 큰 빵 공장의 빵을 먹지 않게 되었고 빵 공장은 문을 닫는다. 그러자 사람들에겐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공장이 사라지자 일자리도 사라졌고, 돈을 벌 수 있는 길이 없어진 것이다.
노부부는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보며 너무나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그러다 아주 좋은 생각을 떠올린다. 독립 빵집의 노부부는 아주 오랫동안 자신들만이 알고 있던 빵 만드는 비법을 모두에게 알려주기로 한다. 독립 빵집으로선 생명처럼 소중한 레시피일 텐데 말이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대체 무슨 일일까?
이 책을 제작한 인쇄소는‘그라피케 베네치아네’라는 곳이다. 이탈리아의 책 제작 장인들이 베네치아에 모여 1952년에 설립한 협동조합이다. 50년 이상 인쇄와 제본만을 해온 장인들이 책을 만드는 곳이고, 오랜 역사에 걸맞게 수많은 걸작을 탄생시킨 곳이다. 이 책의 지극한 아름다움이 어디에서부터 온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평생 한 가지 일에 몰두하며 피땀 흘리는 노력을 통해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특별한 사람들을 ‘장인’이라고 한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장인들의 삶과 태도에 대해 깊은 존경심을 가지도록 만든다. (김성신 / 출판평론가·9N비평연대)

⬛책 읽다 절교할 뻔 (구선아, 박훌륭 지음 / 그래도봄)

‘교환편지’, ‘펜팔’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설레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쉴 새 없이 책이 나오는 세상에서 누군가 나 대신 먼저 책을 읽고 추천해 주길 절실히 바랄 때가 있다. 『책 읽다 절교할 뻔』은 책이 좋아서 약국에 서점을 연 ‘아직독립못한책방’ 박훌륭 작가와 ‘책방연희’ 구선아 작가가 1년 동안 주고받은 편지를 엮은 책이다. 이들은 책을 좋아하는 독자이자 책방을 운영하는 책방지기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각자 다른 취향을 가지고 있다.
구선아 작가는 집, 계절, 산책과 같은 키워드가 들어간 책을 무조건 읽는다면, 박훌륭 작가는 죽음, 질병, 경제다. 둘의 취향이 이렇게 다른 덕분에 다양한 분야의 책과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독자의 책방 이용법, 책태기 극복법, 서평 쓰는 법처럼 깨알같이 들어가 있는 노하우와 영화 추천도 놓치면 안 된다.
“책은 여름날 쓴 편지의 제목처럼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해줍니다. 또 세상과 연결하고 삶의 많은 것을 함께 하고요. 특히 (…) 어린이를 자라게 하고, 어른과 늙음을 관찰하고, 할 수 있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의 경계를 걷게 합니다.”
온통 밑줄을 치게 만드는 책, 제철 과일을 먹다가 생각나는 책, 가장 많이 울었던 책처럼 예고 없이 서로에게 스며든 책들이 어느새 내 장바구니에 들어가 있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책을 사랑한다면 프롤로그만 읽어보려다 앉은 자리에서 에필로그까지 읽게 될 것이다. (배희주 / 출판마케터·9N비평연대)

⬛현대사상 입문 (지바 마사야 지음 / 김상운 옮김 / 아르테)

어떤 개론서는 ‘쉽게 읽기’라는 말을 핑계로 원전을 읽을 필요가 없게 만든다. 그건 어떤 이에게는 효율적인 책이 될 수도 있고, 인생의 한 권이 될 수도 있지만, 대체로 난 그런 책 앞에서 약간의 환멸을 느낀다. (환멸과 미움은 다르다. 환멸은 미움보단 괴로움에 더 가까운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지바 마사야의 현대사상 개론서인 이 책은 독서의 방향을 원전으로 향하게 만드는 책이다. ‘현대사상’이라고 했지만, 사실 우리가 ‘포스트모더니즘’이라 부르는 후기 구조주의 사상가들에 관한 책이다. 이 책은 자크 데리다, 질 되로즈, 미셸 푸코를 중심으로 현대사상의 핵심 개념인 ‘차이의 철학’과 ‘탈구축’을 설명하고, 복잡한 현실을 고해상도로 파악하는 도구로서 현대사상을 소개한다.
개론서를 읽었다고 그 책에 나오는 모든 원전을 읽을 필요는 없다. <소피의 세계>를 읽는다고 소설 속 소피가 선생님에게 들은 모든 철학자의 원전을 읽고, 이해하려 한다면 인생을 다 바쳐야 할 것이다.
내 생각에 개론서 특히 철학 개론서는 한 명 혹은 한 권을 찾기 위한 여정이다. 이 책을 읽고 당신의 한 명, 당신의 한 권을 찾았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이 책은 그렇게 쓰기 좋다. (맹준혁 / 출판편집자·콘텐츠 기획자·9N비평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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