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상태’ ‘예선전 성적’ 살피는 게 베팅 포인트

(MHN스포츠 엄민용 선임기자) 뭔가가 성하면 뭔가는 쇠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누군가가 강세를 보이면 누군가는 상대적으로 약세에 빠진다. 그래서 자리를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다. 올 시즌 초반 경륜의 선발급과 우수급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잠시 주춤거리며 강급된 선수들과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29기 신인들이 박빙의 경주를 펼치며 재미를 더하고 있는 것. 특히 매주 금요일 열리는 치열한 예선전을 뚫고 올라온 결승전에서 이런 구도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선발급, 젊은 패기로 무장한 29기 신인 강세
우선 선발급은 젊은 패기로 무장한 29기 신인들이 강세를 보인다. 지난달 5일 첫 선발급 결승전에서 신동인(29기, B1, 김포) 권순우(29기, B1, 신사) 오태희(29기, B1, 동서울)가 1~3위를 싹쓸이하며 기존 선배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다음 회차인 1월 12일 창원 선발급 결승전에서는 배규태(29기, B1, 수성)가, 광명 선발급 결승전에서는 정윤혁(29기, B1, 동서울)이 각각 백동호(12기, B1, 광주)와 이상현(17기, B1, 청평)을 따돌리며 승전보를 알렸고, 1월 26일에도 김기훈(29기, B1, 서울 한남)과 오태희가 창원과 광명 결승전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신인들의 패기를 보여줬다.
윗등급에 있다가 강급된 선수들도 기존 등급 선수들보다 한 차원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주며 선전하고 있다. 1월 19일에는 윤진철(4기, B1, 인천 검단)과 김범준(20기, B1, 청평)이, 2월 2일에는 부산 선발 결승전에서 김재환(9기, B1, 대구)이, 광명 선발 결승전에서 최병길(7기, B1, 동광주)과 이서혁(24기, B1, 동서울, 동착)이 결승선을 통과하며 자존심을 지켜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 선발급은 계속해서 이런 대결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추운 겨울을 지나 기온이 오르기 시작하면 선수들의 몸 상태나 기량도 좋아져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우수급, 특선급에서 강급된 선수들 강세
우수급은 29기 신인이 적어 특선급에서 우수급으로 강급된 선수들의 강세가 뚜렷하게 보인다. 특히 눈에 띄는 선수는 유태복(17기, A1, 김포)이다. 유태복은 우수급으로 강급된 이후 6연승을 기록하며 곧장 특별 승급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 2일 경주에서는 도전 상대들이 만만치 않고, 함께 연승행진 중이었던 또 다른 강급자 원준오(28기, A1, 동서울)도 출전한 경주였으나 이 모두를 격파하며 특선급 재진출의 청신호를 켰다. 이와 더불어 한탁희(25기, A1, 김포) 윤현구(22기, A1, 김포) 유지훈(20기, A1, 전주) 등도 우수급 결승 경주에서 1~2위에 이름을 올려 특별한 이유만 없다면 우월한 경기력을 펼치며 특선급에 재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29기 대어로 꼽히는 박건수(29기, A1, 김포)는 아직은 불안과 희망이 공존하고 있다. 처음 경주에서 당당하게 선행 승부를 펼쳤지만 4착에 머물렀고, 강자들이 빠진 일요일 경주에서도 추입을 허용하며 2위에 만족해야 했다. 다만 희망적인 부분이 있다면 어느 정도 실전 경주에 적응해 가는 것인지 이후에는 내리 연속 입상 행진을 펼쳤다는 점이다. 비선수 출신이기에 아직은 경기 운영에 미숙한 모습을 보일 뿐 젖히기 전법을 선보일 때의 속력은 특선급에서도 통할 만한 실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따라서 긴장감을 떨쳐내고 경기 경험을 쌓아간다면 특별 승급 또는 정기 등급 심사를 통해 특선급 무대에서 경쟁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건수 외에 김태호(29기, A1, 청평)와 이성재(29기, A1, 전주)의 상승세도 눈에 띈다. 차석 졸업인 김태호는 남다른 선행 능력을 선보이며 성적을 차츰 끌어올리고 있고, 이성재는 종속 유지(결승선까지 속력이 떨어지지 않는 것)를 무기로 선배들과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예상지 ‘명품경륜 승부사’의 이근우 수석은 “선발급과 우수급에서 강급된 선배 선수들과 29기 신인들의 명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강급자들은 한 수 위의 기량과 더불어 노련미가 발휘되고 있고, 이에 맞선 신인들은 젊은 패기와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경기를 지배하려 한다”며 “어느 쪽으로 무게 추가 쏠리지 않고 상반기 내내 이런 구도가 펼쳐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몸 상태가 좋은 선수와 예선전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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