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엄민용 선임기자) 될성부른 떡잎은 역시 달랐다. 경륜훈련원 2위 출신으로 신인상을 차지한 석혜윤(28기, S1, 수성)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달 16일 광명스피돔에서 열린 ‘2024 경륜 우수선수 표창 시상식’에서 석혜윤은 같은 수성팀 동료이자 28기 동기인 훈련원 수석졸업생 손제용을 따돌리고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임채빈·손경수 등이 그랬듯이 보통 신인상은 훈련원 수석졸업생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석혜윤은 아버지의 권유로 자전거와 인연을 맺고 경륜선수의 꿈을 키워 왔다. 아마추어 시절 석혜윤은 영주제일고, 한체대, 국가대표를 거쳐 울산광역시청, 상무 등에서 경륜과 1㎞ 독주 종목에서 활약했다. 특히 2014년 제21회 아시아주니어선수권대회 사이클 남자 단체 스프린트 종목에서 금메달을 땄으며, 2018년 제18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사이클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등 화려한 아마추어 경력을 바탕으로 2023년 경륜훈련원에 입소한 후 훈련원을 2위로 졸업했다.

프로 경륜선수로서 석혜윤의 데뷔 무대는 지난해 1월 5일 치러진 광명 우수급 경주였다. 그는 이날 첫 경주임에도 선행 2착을 했고, 이후 출전한 모든 우수급 경주에서 입상에 성공해 그야말로 ‘입상 보증수표’가 됐다. 그렇게 우수급을 평정하고 하반기 등급심사에서 특선급으로 당당히 승급했다. 특선급 첫 무대였던 지난해 7월 12일 경주에서도 선행으로 2위를 차지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작년 8월 훈련 중 안타까운 낙차 사고로 위기가 찾아왔다. 약 3개월의 공백이 불가피했다. 11월 17일 치러진 복귀전은 부상의 여파로 이전과 같은 기량을 보이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석혜윤은 보란 듯이 젖히기로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하며 모두의 우려를 단박에 날려 버렸다. 지난 연말에 열린 별들의 축제 그랑프리 경륜에도 출전해 예선전에서 마크 전법으로 2위를 기록하며 준결승에 진출하기도 했다. 다만 강자들이 대거 포진한 그랑프리 준결승전에서는 쟁쟁한 선배들에게 밀려 7위를 기록했다.

석혜윤은 이번 신인상 수상을 계기로 28기 유망주로 급부상했다. 경륜팬도 그의 존재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석혜윤은 출전한 경기마다 인기 순위 2~3위를 기록할 정도다.
석혜윤은 4년 연속 경륜 최우수 선수상을 받은 현존 경륜 최강자 임채빈의 애제자로, 팀 내 또다른 특선급 강자 류재열과 함께 훈련하며 선배들의 기량을 온몸으로 흡수하고 있다. 수성팀 선수들은 석혜윤이 수성팀을 이끌 차세대 주자라고 평가한다.

석혜윤은 “평생에 기회가 한 번뿐인 신인상을 받게 돼 정말 기쁘다. 28기를 대표해 받은 상이라는 생각이 들어 어깨가 조금 무겁기도 하다”며 “올해는 더욱 열심히 하겠다. 올해 대상경륜 결승전에 오르는 것과 특선급에서 선행으로 1위를 하는 것이 목표다”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

한편 예상지 ‘경륜위너스’의 박정우 부장은 “석혜윤은 순발력도 좋고, 다릿심도 뛰어나 기대되는 유망주로 손꼽힌다”며 “최정상급 선수들만 출전한 그랑프리에서도 강자들과의 대결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뒷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500m 선행력을 보강한다면 올해 특선급에서 돌풍을 일으킬 주역이 될 듯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