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HN스포츠 권성준 기자) 1편에 이어서 리쌍록 명경기와 앞으로의 대회 활동에 대한 얘기들을 나눠봤다.
- 이제동 하면 가장 유명한 것은 '리쌍'이라는 단어로 대표되는 e스포츠 최고의 라이벌리입니다. 리쌍록 최고의 명경기로 신한은행 위너스 리그 08-09 '러시 아워'에서의 경기가 꼽힙니다. 불리한 상황을 히드라와 럴커로 역전해 내는데 당시 경기는 어떻게 준비했는지 그리고 리쌍록은 경기 시작부터 두 선수의 수 싸움이 치열하다는 평가가 많은데 이제동 선수는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했었나요?
일단 그 경기 같은 경우는 지금도 기억이 나요. 아마 선봉 올킬 했을 때 마지막 4경기였을 텐데 '러시 아워'가 이제 저그가 테란을 굉장히 이기기 힘든 맵이에요. 그래서 경기 준비할 때 이제 4경기가 '러시 아워'이긴 했지만 '러시 아워'는 사실상 배제를 하고 3승만 한다는 생각으로 1, 2, 3경기에 집중했어요.
그렇게 준비를 했고 실제로 3승을 했어요. 4경기에 '러시 아워'여서 이제 영호가 나왔고 그때부터는 그냥 마음을 비우고 했어요. 그러니까 그때 4경기를 딱히 준비되고 체계적인 연습을 통해서 그랬던 게 아닌 그냥 기본기로 했던 거였어요. 근데 평소에 저는 항상 연습을 많이 했기 때문에 그렇게 그 경기에서도 그냥 손 가는 대로 했지만 어쨌든 경기가 되게 잘 돼서 마무리 지을 수 있게 된 거죠. 그래서 좋게 생각해요.
평소 리쌍록은 (게임) 초중반을 많이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아요. 워낙 심리전의 영향이 많이 크니까요. 그래서 제 생각에는 리쌍록 할 때 좀 허무하게 끝나는 경기가 아마 많았을 거예요. 수 싸움에서 한쪽이 딱 맞아떨어지면 한쪽이 이기고 그런 경기가 많았어요. 워낙 저도 심리전을 많이 쓰고 그랬어요.
제 기억에는 얼마나 부유하게 할지, 상대의 날빌을 어떻게 대응할지 이런 부분에서 초반 빌드에 대한 고민들을 다른 선수들이랑 할 때보다 더, 굉장히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이 상대랑 했을 때 조금이라도 더 유리하게 시작하기 위해서 그렇게 대비했던 것 같아요.
- 박카스 스타리그 2009 4강 정명훈 전이나 대한항공 스타리그 시즌 2 결승전과 같이 큰 무대에서 4드론이나 5드론과 같은 올인성 전략을 종종 사용했습니다. 큰 무대에서 그런 과감한 빌드를 선택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미리 계획했었던 전략이었나요?
4강 같은 경우는 계획을 했고 결승도 계획을 했어요. 중국에서 결승한 것 말씀하시는 거죠? (4드론) 두 번 했던 결승전. 둘 다 (초반 전략) 준비를 했어요. "왜 그렇게까지 많이 하느냐?"라고 말씀하시면... 아까 말씀드렸던 것에서 연장선이긴 한데 저는 이제 좀 전쟁에 나가는 느낌으로 경기를 해요.
저는 항상 상대를 까다롭게 만드는 플레이를 좋아해요. 초반에 그렇게 (올인성 전략) 할 때를 다 준비하고,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를 하고, 이런 것(올인성 전략)에 대해 상대가 예측을 했다면 내가 어떻게 대처를 하고 이런 점들을 다 생각하고 경기에 나갔어요. 그래서 과감하게 할 수 있었어요.
그런 전략은 어떻게 보면 저그가 가진 플레이 중에 하나잖아요? 무기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테란한테 8배럭이 있고 토스에게 2게이트가 있듯이 저는 (저그도) 똑같다고 생각해요. 당시에는 그렇게 똑같다고 생각해서 그런 준비를 했었죠. 그러니까 테란한테 계속 경각심을 주는 것이죠.

- 2012 SK 플래닛 프로 리그 시즌 1 신재욱과의 경기는 '이제동맥경화'라는 말이 나왔던 경기입니다. 당시 다수의 병력들이 드론 3기에 막혀서 밖으로 나오지 못했었습니다. 당시 경기에서 신재욱 선수는 크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게임이 꼬였지만 반대로 이제동 선수는 침착함을 유지해서 이겼다는 평이 있습니다. 병력이 막혀 있는 것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그리고 침착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 예. 동맥경화요? 그때 좀 컨디션이 안 좋았어요. 그렇게 되고 나서 저는 침착하기보다는 기분이 안 좋았어요. 안 그래도 경기력이 너무나... 그런 경우는 사실 연습할 때도 잘 안 나오거든요. 그때 막 컨디션도 안 좋아서 땀도 많이 나고 되게 그랬었어요.
그래도 경기를 펼치다가 중간에 발견을 했고 어쨌든 경기를 이겨서 되게 다행이라 생각해요. 졌으면 지금까지 회자되는 아주 안 좋은 기억 중에 하나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이겼으니까 이제 웃으면서 지금 또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것 같아요.
- 현재 스타 팬분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전역 이후 ASL과 같은 대회 활동 계획일 겁니다. 사실상 '택뱅리쌍' 중 혼자 남게 되어서 더 관심도가 높은데 앞으로도 꾸준히 대회에 출전할 계획인가요?
일단 군대 전역하고 가장 먼저 생각이 들었던 것이 "아 스타 1을 다시 하고 지금 있는 무대가 ASL 밖에 없기 때문에 ASL에 좀 치중을 해서 스타 팬분들에게 제 경기를, 또 멋지게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제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이런 생각이었어요. 그래서 개인 방송에서도 밝혔듯이 일단 도전을 할 생각이에요.
근데 제가 안구 건조증이 굉장히 심하고 손목도 많이 안 좋아요. 그래서 그런 부분을 감안해서 최대한 제 스스로 관리를 할 생각이에요. 아무래도 제가 나이가 이제 옛날처럼, 프로게이머 할 때처럼 젊은 나이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는 좀 무리가 될 수 있겠지만... 그래도 할 수 있을 때까지, 가능할 때까지는 해보고 싶어요.
지금 군대를 갔다 와서 마인드가 좀 많이 바뀌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은 최대한 해보자는 생각이에요. 그래서 사실 지금 하는 인터뷰도 그렇고요. 군대 가기 전에는 사실 제가 좀 많이 폐쇄적이었어요. 그래서 팬 여러분들한테 ASL도 그렇고 인터뷰나 아니면 제가 좋아하는 쪽의 할 수 있는 활동들은 최대한 많이 하는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은 생각이에요.

- 현역 시절 소속됐었던 팀인 '화승 OZ'는 이제동 원 맨 팀으로 유명했습니다. 청년 가장이라는 이미지도 있었고 FA 선언 같은 구설수도 있었지만 팀의 마지막까지 남아있었습니다. 팀에 대한 특별한 애정이 있었나요?
네 있었죠. 특별한 이유 같은 것은 없어요. 저는 항상 특별한 이유를 찾지는 않아요. 저는 의미를 되게 많이 찾아요. 뭔가 스토리나 의미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제가 아마추어일 때 매번 커리지 매치에 매번 떨어지면서 좌절하고 있었어요. 그때 처음으로 저한테 먼저 손을 내밀어 주고 했던 곳이 이제 PLUS 팀이었고 그 팀이 창단해서 화승이 됐어요. 그랬기 때문에 저한테는 좀 특별했어요. 최대한 화승 팀이 잘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제 처음을 시작했던 팀이고 그런 부분에서 처음과 끝이 같으면 뭔가 좀 의미가 되게 깊잖아요?
물론 그 안에서 프로이기 때문에 금전적인 부분이나 그런 관계에 있어서는 아무래도 조금 이해관계가 다르면 틀어질 수 있겠죠. 저는 사실 지금 생각해도 그것은 제 스타일인 것 같아요. 그런 작은 연결고리보다는 저와 화승 팀의 그런 큰 인연이라든지 그런 것들을 더 크게 생각을 하지 않았나? 저는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 이제동 선수는 4월만 되면 성적이 하락한다는 4월 징크스가 있습니다. 상당히 의아한 징크스인데 이 징크스의 원인은 무엇이었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특별히 없는 것 같아요. 저도 그때 당시 기억이 나는데 이유를 못 찾았어요. 그거는 저도 뭔가 이유를 알았으면 저도 좋겠는데... 저도 기억하기를 4월만 되면 성적과 결과가 안 좋더라고요. 저는 특별히 달라진 점이 없는데... 그래서 그것은 (4월 징크스) '그냥 우연이 아닌가?'라고 생각해요.

- 현역시절부터 철저한 사생활 관리로 알려져 있습니다. 선수로서의 마음가짐 같은 면모에 대한 관련 종사자들의 극찬이 많았습니다. 현재까지도 별다른 구설수가 없기도 한데 철저한 자기 관리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저는 어렸을 때, 17살 뭐 이런 나이에 이제 숙소 생활을 했잖아요? 이제 부모님 손을 떠나서 생활을 하는 것이고 아직 인성적으로나 인격적으로 되게 덜 갖춰져 있는 나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그 나이대에 (서울에) 올라와서 감독님한테... 그 당시 조정웅 감독님께서 많이 엄격하게 저를 지도해 주셨어요.
그래서 저도 항상 그때 기억을 해요. 지금 나이가 되어서도 항상 생각하죠. 아무래도 저 같은 경우는 공인이기도 하고요. 항상 '(저는) 공인이고 행동이나 이런 것들을 조심해야 된다' 이런 생각을 많이 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제가 성격이 그런 편이긴 해요. 그러니까 제 성격이 약간 조심성도 많고 그리고 타인 그러니까... 뭐라고 설명해야 될지 모르겠네요. 일단 조심성이 많고 그런 부분에서 사생활이나 이런 것에 대해서 남들에게 비치는 것을 되게 많이 조심해요.
그래서 솔직히 선수 때도 그렇고 그런 점들이 '계속 이어지는 게 아닌가?'라고 생각해요. 저는 제가 공인이라서 '내가 이런 부분을 얻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어느 정도 감수를 해야 된다' 이런 생각을 하죠.
- 마지막으로 이 기사를 읽고 있을 팬들에게 남길 인사 부탁드립니다.
일단 이 기사를 보고 저를 기억해 주시는 수많은 스타 팬분들에게 먼저 굉장히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어요. 그동안 저를 많이 응원해 주시고 그랬기 때문에 제가 또 이렇게 인터뷰도 할 수 있고 그런 것 같아요. 그렇게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모든 팬분들이 항상 행복하시고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이번에 전역하고 새로운 도전을 ASL에서 또 하고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개인 방송을 하면서 계속해서 팬 여러분들과 소통하는 시간들을 가지고 있는데 너무 행복하고요. 이 모든 것들이 저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 덕분인 것 같고 그래서 앞으로 더더욱 열심히 살고 더 조심할 생각이에요. 그래서 더 행복한 인간 이제동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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