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소년범 이력 폭로...연예계 은퇴 선언
옹호vs비난 논란 계속...사회적 타살 우려도

(MHN 장민수 기자) 소년범 이력이 드러난 배우 조진웅(본명 조원준)이 결국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다. 이를 두고 옹호와 비난이 동시에 터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뭐가 됐든 그를 또 다른 피해자로 만들지 않으려면 이쯤에서 멈춰야 하지 않을까.

지난 5일 한 매체는 조진웅이 고교 시절 강도, 강간 등 중범죄를 저질렀고, 소년보호처분을 받아 소년원에 송치된 이력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는 "미성년 시절 일부 잘못이 있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만, 성폭행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분적으로 인정했다. 

그럼에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이튿날 조진웅은 전격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소속사를 통해 "모든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고, 모든 활동을 중단, 배우의 길에 마침표를 찍으려 한다. 이것이 지난 과오에 대해 제가 져야 할 마땅한 책임이자 도리"라며 "앞으로 한 인간으로서 스스로 바로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성찰하겠다"고 말했다.

조진웅은 연극무대를 거쳐 2004년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이후 다수 영화, 드라마에서 단역, 조연, 주연까지 차근차근 밟고 올라섰다. tvN 드라마 '시그널', 영화 '독전' 등 수많은 히트작을 남겼고 한국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로 입지를 굳혔다.

20년 넘게 활발히 활동했는데, 왜 이제서야 과거가 폭로 당한 걸까. 표면적으로는 그가 최근 '애국자' 이미지를 쌓은 것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조진웅은 지난 8월 광복 80주년 경축식에서 국기에 대한 맹세문을 낭독했으며, '홍범도 장군 유해 국내 봉환' 특사, 영화 '독립군 : 끝나지 않은 전쟁' 내레이터 등에 참여했다. 피해자 내지는 그의 범죄 사실을 알고 있는 입장에서는 과거와 상반되는 그의 이미지가 영 불편했을 것.

그러나 일각에서는 접근이 제한된 소년범 전력을 어떻게 찾아 공개했느냐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정치 사회적 이슈를 덮기 위해 희생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최초 보도한 매체의 기자는 소년법 제70조(조회 응답 금지) 위반을 이유로 고발당하기도 했다.

대중의 반응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가수 이정석, 배우 정준, 법조계 및 정치권 일부는 그가 이미 법적 처벌로 죗값을 치렀다며 "생매장 시도다" "재기의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현 세태를 비판했다.

물론 대다수는 여전히 부정적이다. 피해자가 온전히 용서하지 않는 한 법적 처벌만으로 죄를 씻을 수는 없다는 것. 특히나 대중 앞에 서는 연예인이라는 직업 특성상 도덕성을 고려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반응이다. 그것이 과거의 잘못일지라도 말이다.

추가 폭로도 이어지고 있다. 조진웅이 성인이 된 후에도 음주 운전 및 폭행을 했다는 의혹이다. 또한 근거가 불명확한 글이 온라인상에서 공유되고 있기도 하다. 그야말로 조진웅의 모든 것이 파헤쳐 지고 있는 상황.

옹호와 비난, 양쪽 주장 모두 일리는 있다. 죗값을 치른 것도, 2차 가해 가능성이 있는 것도 맞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지금의 과열 양상은 또 하나의 비극을 만들 우려가 있다. 죽어야만 끝나는 이야기. 고(故) 이선균이 그랬고, 고 김새론이 그랬다. 

조진웅은 이미 잘못된 과거를 인정했고, 당시 처벌로서 최소한 법적 책임은 다했다. 피해자에게 직접적 사죄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그들 눈앞에서 사라짐으로써 일말의 양심을 지키기로 했다.

tvN '두번째 시그널' 등 출연을 앞둔 작품이 있긴 하지만, 그는 이제 공식적으로 비연예인이다. 대중에게 잊히길 택한 이상, 여죄를 더 들춰낼 필요는 없다. 남은 죄가 있다면 공개적인 폭로가 아닌 법적 테두리 안에서 처벌받게 하면 된다.

죄인이더라도 최소한의 권리는 존중해주는 게 인지상정 아니겠나. 그가 사회적 타살의 희생자가 되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면, 이제 그만 조원준 씨가 조용히 반성하며 살도록 놓아줘야 할 것.

 

사진=MHN DB, 영화 '독전' '독립군: 끝나지 않은 전쟁', tvN '시그널'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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