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프로보노' 첫 방송 1위
딕션의 마술사부터 따뜻한 리더십까지, 2025년 겨울은 '갓경호'의 계절

(MHN 홍동희 선임기자) "나 다시 돌아갈래!"
드라마 '프로보노' 속 정경호의 이 처절한 절규가 안방극장을 뒤흔들었다. 지난 6일 첫 방송한 tvN 새 토일드라마 '프로보노'가 베일을 벗자마자 시청률 6.18%(2회 시청률)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꿰찼다. 쟁쟁한 경쟁작들 사이에서 거둔 놀라운 쾌거다. 이 뜨거운 반응의 중심에는 단연 정경호가 있다. 번듯한 판사복을 내던지고 곰팡이 피는 지하 사무실로 추락한 그는, 그야말로 '물 만난 고기'처럼 브라운관을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
극 중 정경호가 연기하는 '강다윗'은 우리가 흔히 봐온 정의로운 판사가 아니다. 대법관 승진을 위해 재벌 회장에게 쇼맨십 섞인 판결을 내리고, 상대의 약점을 콕 집어 비꼬는 철저한 속물이다. 하지만 드라마는 이 완벽해 보이던 인물을 단 1회 만에 시궁창으로 처박는다.

자신의 차에서 발견된 의문의 돈상자, 그리고 당황해서 그 돈을 직접 옮기다 CCTV에 찍혀 만천하에 공개되는 장면은 '정경호표 코미디'의 절정이었다. 비장함 대신 찌질함을, 분노 대신 당혹감을 선택한 그의 표정 연기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그를 비난하기보다 비웃으며 연민하게 만들었다. "미워할 수 없는 찌질함"이야말로 정경호만이 보여줄 수 있는 전매특허 연기다.
정경호의 연기는 '딕션의 마술사'라는 별명답게 이번에도 빛을 발한다. 문유석 작가가 쏟아내는 방대한 법률 용어와 논리적인 대사들은 정경호의 입을 거치며 경쾌한 리듬을 얻는다. "돈도 안 되는 공짜 소송!"이라고 쏘아붙일 때조차 그의 발음은 귀에 쏙쏙 박힌다.

전작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김준완이 차가운 지성이었고, '일타 스캔들'의 최치열이 예민한 강박이었다면, 이번 강다윗은 이 모든 것에 '하찮음' 한 스푼을 더했다. 겉은 번지르르한 엘리트지만 속은 허술한, 그래서 더욱 인간적인 이 캐릭터는 정경호가 아니면 상상하기 힘들다. 배우 본연의 매력이 캐릭터의 빈틈을 메우며 독보적인 생동감을 부여한 셈이다.
이 '원맨쇼'가 외롭지 않은 이유는 정경호가 현장에서 보여주는 탄탄한 리더십 덕분이다. 김성윤 감독이 현장에서 그를 "갓경호"라 부를 만큼 그는 드라마 안팎으로 중심을 잡고 있다. 상대역 소주연은 "정경호 선배는 스태프 이름을 다 외우고 모두를 챙긴다"며 그의 따뜻한 성품을 전했다.

이런 훈훈한 분위기는 극 중 '오앤파트너스' 공익전담팀의 앙상블로 이어진다. "동물의 권리"를 논하는 팀원들 사이에서 이방인처럼 겉돌며 경악하는 강다윗의 모습은, 앞으로 그가 겪게 될 좌충우돌 성장기를 기대케 한다. 타인을 무시하던 속물 판사가 진정한 '프로보노(공익을 위하여)'의 의미를 깨달아가는 과정은 올겨울 시청자들에게 통쾌한 반전과 따뜻한 감동을 동시에 선사할 전망이다.
이제 정경호는 어떤 전문직 배역을 맡겨도 자신만의 색깔로 소화해내는 하나의 '장르'가 되었다. 곰팡이 핀 지하 사무실에서 과거의 영광을 그리워하며 "나 다시 돌아갈래"를 외치던 그가, 과연 화려하게 비상할 수 있을까.

정경호가 보여줄 통쾌한 반격과 그 속에 담긴 휴머니즘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이번 겨울, 주말 저녁의 승자는 이미 정해진 듯하다. 정경호의 마법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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