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삼산, 권수연 기자)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인 것 같아서요" 

흥국생명이 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5-26시즌 진에어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 한국도로공사에 세트스코어 3-2(21-25, 18-25, 25-19, 25-19, 18-16)로 승리했다.

직전 현대건설전에서 28득점으로 맹활약한 레베카는 이 날도 31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1세트에만 61.54%에 달하는 공격점유율을 받아낸 그는 풀세트를 소화하며 팀의 연승을 합작했다. 피곤할 법도 하지만 인터뷰실에 들어오는 표정이 밝았다. 

경기 소감을 묻는 말에 레베카는 "이겨서 너무 행복하다"며 "팀으로서 잘 싸우고 잘 이겼다. 접전이었는데 잘 이겨내서 뜻깊다. 또 상대의 긴 연승을 저지해서도 의미가 있는 승리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상대 한국도로공사(승점 30점)는 올 시즌 부동의 원탑으로 우뚝 섰다.

비록 오늘 경기에서 패하며 11연승 도전에 실패했지만 승점이 이미 2위 현대건설(20점)과 크게 차이난다. 

흥국생명은 페퍼저축은행에 이어 도로공사를 꺾은 올 시즌 두 번째 팀이 됐다. 강팀을 꺾은데 대해 레베카는 "당연히 이기는건 기분이 좋고, 상대가 누구라도 상관은 없지만 이런 강팀을 이기고 나면 상대적으로 좀 더 자신감이 올라오는 것 같다"고 웃음을 보였다.

레베카는 벌써 연속으로 몇 경기 가까이 28~30득점 가까이를 내고 있다. 일방적으로 패했던 IBK기업은행전(12득점)을 제외하고 일전 GS칼텍스전(11월 21일)부터 30득점 가까이 소화하고 있는 중이다. '시즌이 길어 많은 득점을 내는 것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사실 지쳤다거나 피로하다고 얘기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모두가 다 열심히 하고, 다 똑같이 힘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회복에 진심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점프를 많이 뛰게 되어도 점프 갯수보다는 좀 더 팀에 많은 기여를 하기 위해 그 부분에 집중하려 한다"고 말했다.

올 시즌 초 레베카가 흥국생명에 영입됐을 때 가장 많은 관심사 중 하나는 그의 '귀화 여부'였다.

레베카는 한국인 쿼터 혼혈이다. 할머니가 한국인임을 밝히고 입국했기에 애초 처음 IBK기업은행 소속으로 한국에 왔을 때도 적지 않은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의 아버지가 한국 시민권 취득에 대한 서류 문의를 진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이 부분에 대한 관심이 더욱 모이고 있다. 또 입단 후에는 팬들의 투표로 애정 담긴 한국 이름인 '김백화'가 탄생했다.

레베카는 '백화'라는 이름에 대해 "한국인 팬들도 있고 또 저에게도 한국의 피가 흐르기에 진행한 이벤트였다"며 "그런 투표로 좀 더 팬들과 연결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나중에 정말 (귀화가) 이뤄졌을 때 그 이름을 사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우선 나는 외인 선수기에 외인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도 아버지와 대화를 많이 나누고, 아버지께서도 (관련 부분을) 찾아보시기도 하면서 계속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하지만 무척 어려운 부분이고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물론 본인에게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점은 늘 자각하고 있다. 그는 "여기(한국에) 있으면 확실히 그 부분이 더 잘 느껴진다. 이곳 사람들이 더 가깝게 느껴지는 부분도 많고, 또 나를 환영해주거나 덕담을 해주거나, 한국 사람들과 소통할 때 서로 연결되어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쉬는 날에 거리를 걷거나 어딜 가도 다양한 경험이 나를 반겨준다"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정말로 귀화가 이뤄질 가능성은 미지수다. 현재 V-리그에서는 진지위(대한항공), 후인정 감독, 염어르헝(전 페퍼저축은행) 등이 귀화한 사례가 있다. 하지만 레베카가 정말로 귀화를 염두에 둘 경우 생각 이상으로 어려운 관문과 많은 공부량이 기다린다. 

그럼에도 만약 귀화가 이뤄지면 '한국 국가대표로 활약할 예정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너무너무 영광스럽고 아주 큰 일이다. 하지만 그 부분에 대해 아직 깊게 신경을 쓸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한편 흥국생명은 오는 6일 홈 구장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현대건설과의 3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사진=흥국생명,KOVO,MH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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