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에 눈 뜬 이재원, 두산 레귤러 안재석, 그리고 LG 정우영까지 KBO리그 '폭격'

경기 직후 서로 치하하는 서울고 선수단. 주장 마크를 달고 있는 에이스 김서현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김현희 기자
경기 직후 서로 치하하는 서울고 선수단. 주장 마크를 달고 있는 에이스 김서현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김현희 기자

(MHN스포츠 김현희 기자) 강백호(KT)가 1루에 포진하고, 안재석(두산)과 이재현(삼성)이 키스톤 콤비를 이루는 가운데, 3루에는 장타력이 좋은 임석진(KIA)이 자리 잡는다. 그리고 외야에는 최원준(KIA)을 중심으로 좌-우에 조세진(롯데)과 이재원(LG)이 배치되며, 포수 마스크는 주효상(키움)이 쓴다. 여기에 선발로 최원태(키움), 이병헌(두산)이 나서서 공을 던지며, 셋업/마무리로 정우영(LG)이 나선다. 이 정도면 왠만한 팀 하나를 꾸릴 수 있는 로스터다.

놀라운 것은 이들에게는 ‘서울고등학교’라는 공통 분모가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 이들은 2015년 서울고 졸업 이후 프로 무대에 뛰어든 인재들이며, 이들 중 절반 이상은 프로 1군 무대에 완전히 정착했거나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큰 신예들이라는 점이다.

상위라운더 대거 배출, KBO리그에 서울고 전성시대 열리나?

신인지명 회의를 통하여 많은 이들이 프로에 입성하지만, 상위 라운드에서 특정 학교의 인재들이 많이 호명되는 것은 상당히 드문 일이다. 그러나 서울고는 전국 대회 성적과 관계없이 많은 인재들이 프로 구단의 호명을 받는다. 그리고 그 시점은 공교롭게도 유정민 감독의 부임 시기와 거의 일치한다.

고교야구의 대표적인 덕장으로 알려진 유정민 감독은 선수들을 절대 무리시키지 않는 사령탑으로 유명하다. 부상으로 인해 못 치고 못 던졌을 때 느끼는 선수들의 아픔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이다. 운동 역시 대부분 자율에 맡긴다.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깨달아야 ‘어떻게’ 운동해야 하는지를 질문할 수 있고, 이를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프로 스카우트팀 사이에서 들려오는 이야기가 있다. “서울고 선수들이 대체로 기본이 잘 되어 있다. 야구를 제대로 배워 온 것 같다”라는 것이다.

또한 유 감독은 서울 지역의 중학교를 직접 방문하는 것은 물론, 각종 중학 대회도 관전하면서 스스로 좋은 선수들을 찾아 다닌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서울 지역에서 중학 인재들 중 대다수가 가장 가고 싶은 학교로 서울고를 지목한다.

올해 역시 에이스 김서현을 중심으로 좋은 3학년생들이 많아 ‘대권’을 도전해 볼만하다. 다만, 지난해 어른들 사이의 불미스러운 일로 인하여 중간에 낀 애먼 선수들이 피해를 봤다는 사실은 못내 아쉬운 부분이다. 유정민 감독 또한 이 점을 안타까워한다. “동계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선수들이 몸을 만들지 못했다. 지금 선수들이 잔부상에 시달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라며 아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프로에서 뛰고 있는 동문 선배들의 존재가 후배들에게 큰 힘이 된다. 올해 역시 신인지명 회의에서 서울고의 인재들이 얼마나 많은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단 한 명만 지명을 받아도 ‘경사’인 고교야구에서 이렇게 많은 인재들이 한꺼번에 지명을 받는 것도 대단한 일이다.

서울고 야구부가 경기 전 하는 응원, '꼰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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