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으로 40도루 만든 정근우 코치 비롯, 담장 밖 야구 이야기 '기대'

청춘야구단 녹화에 임하는 코칭스태프 및 제작진. 사진ⓒ김현희 기자
청춘야구단 녹화에 임하는 코칭스태프 및 제작진. 사진ⓒ김현희 기자

(MHN스포츠 김현희 기자) 지난 7일, KBS 1TV에서는 야구 미생들의 프로무대 도전을 그린 ‘청춘야구단 : 아직은 낫아웃’이 첫 방영됐다. 온라인 제작 발표회가 진행될 만큼 적지 않은 이야깃거리가 만들어졌지만, 첫 방송인 만큼 방송에서는 100% 풀지 못했던 뒷이야기도 많다. 무엇보다도 청춘야구단에 합류한 이들은 방출 혹은 드래프트 미지명 등으로 프로에서 한 번 이상 좌절을 맛 본 이들이다. 그래서 이 청춘들 각자의 이야기를 담는 것만으로도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러한 각자의 시련을 가슴에 묻고, 다시금 프로에 도전하는 일일 것이다.

그래서 첫 방송에서는 대부분 감독/코치들의 이야기가 많이 그려졌다. 그리고 그렇게 선발된 코칭스태프들은 독립리그 구단을 직접 돌면서 싹이 보이는 선수들을 살펴보기도 했다.

코칭스태프들이 전하는 ‘묵직한 한 마디’,
그것을 깨달아 알을 깨고 나올 선수는 누구인가?

감독/코치들이 선수들에게 공통적으로 바라는 것은 단 하나다. 바로 ‘간절함’이다. 누가 야구에 대해 더 목말라 하는지, 그리고 힘든 훈련을 힘들다 생각하지 않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는지의 여부다. 그래서 그럴까? 청춘야구단 녹화 현장에서 만난 코칭스태프들은 선수들을 향하여 ‘묵직한’ 이야기를 건넨다. 그러면서도 선수 방출을 논하는 자리에서는 제작진과 의견 충돌을 일으킬 만큼 선수단을 누구보다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카메라에서는 담을 수 없었던, 담장 밖 이야기가 많은 것 또한 청춘야구단의 특징이기도 했다.

김병현 감독은 재능 그 자체보다 선수다운 기본자세를 강조한다. 이는 첫 방송을 통하여 선수들에게 쓴소리를 하는 모습이 잠시 잡히는 것으로 파악이 가능했고, 실제 녹화 현장에서도 그러했다. 김 감독은 이미 ‘채널 A : 내일은 야구왕’ 프로그램에서 리틀/초등학교 선수들을 지도하면서 똑같은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성인이냐, 어린 선수냐를 떠나 어찌 보면 유니폼을 입은 모든 이들이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 아닌가 싶다. 그러면서도 지나가는 듯한 말로 던지는 ‘묵직한 조언’이 선수들의 뼈를 때리기도 한다.

코칭스태프 중 가장 목소리가 큰 이는 다름 아닌 정근우 수석코치다. 현역 시절 투지가 그대로 방송에서도 묻어난다. 사진ⓒ김현희 기자
코칭스태프 중 가장 목소리가 큰 이는 다름 아닌 정근우 수석코치다. 현역 시절 투지가 그대로 방송에서도 묻어난다. 사진ⓒ김현희 기자

정근우 수석코치의 지론은 ‘노력으로 안 되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부산고 시절, 대통령배 2연패와 청소년 대표 2연속 발탁이라는 성과를 거두었지만, 정작 불러주는 프로팀이 없어 고려대 진학을 했던 그다. 당시를 떠올린 정 코치는 “키가 작다는 사실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죽어라 해 보자는 마음가짐으로 대학 생활을 했다.”며, 작은 체구를 갈음할 수 있는 실력을 키웠다고 한다. 또한, 본인은 원래 발이 빠른 선수가 아니었다고 하면서, 이 또한 100%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했다. 빠른 발은 타고나는 것이라는 기존 스카우트 팀의 견해를 보기 좋게 깨어버리는 발언이기도 했다. 실제로 정 코치는 대학 시절, 남들이 싫어하는 러닝을 죽어라 한 결과, 빠른 발도 갖추게 됐다고 귀띰했다. 프로 16시즌 동안 기록한 371도루는 순전히 100% 노력의 결과인 셈이다.

“죽어라 산을 뛰어다니기도 했고, 하루에도 몇 번이나 러닝을 멈추지 않았다. 스스로 납득이 될 때까지 뛰고 또 뛰었다. 이렇게 죽어라 노력하면 안 될 일이 없다. 이것을 선수들이 알아 줬으면 좋겠다.”라는 것이 정근우 코치의 당부다. 향후 방송에서 더 많은 이야기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런 점은 정수성 주루/수비/작전코치 생각도 같다. 정수성 코치는 현역 시절, 감독/코치진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지 못했던 백업 요원이었다. 그러나 팀에서 반드시 필요한 선수로 거듭나면서 훌륭한 코치로 가장 먼저 두각을 나타냈다. 코칭스태프 가운데, 가장 많은 펑고를 해 주면서 도움이 되는 조언도 많이 해 준다. 어찌 보면, 선수단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하면서 가장 실질적인 이야기를 해 주는 이가 아닐까 싶다. 실제 제작 발표회에서도 백업 요원으로 선수 생활을 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이러한 경험을 선수단에게 잘 녹여들게 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투수조를 이끄는 한기주 코치는 부상으로 못 던질 때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이다. 그래서 고교 시절, 타자의 타구에 머리를 맞았던 투수 조부겸을 포함하여 부상으로 기량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은 이들을 눈여겨 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녹화 현장에서도 “잃어버린 15km를 찾아야지요.”라며, 대책을 마련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싹이 보이는 선수들의 구속을 찾아가는 과정은 물론 어렵다. 그렇게 어려운 과정을 거쳐 누가 ‘한기주 코치의 작품’이 될지, 향후 방송을 통하여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방송에서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지만, 박승현 코치도 엄연한 청춘야구단의 코칭스태프 일원이다. 트레이너로 소개됐지만, 녹화 현장에서 만난 박 코치는 “트레이너 역할도 역할이지만, 내 역할은 선수들을 뒷받침하는 것이 더 크다. 야구 지도는 여기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이 다 하시니, 나는 그저 선배님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보조한다.”라며 본인의 역할을 밝혔다. 그래서 박 코치는 각종 사소한 용품을 비롯하여 스피드건 등 중요 장비를 직접 챙긴다. 대학까지 선수 생활을 하여 선수들의 마음을 잘 살피는 일에도 능숙하다. 본인은 겸손하게 이야기를 했지만, 사실 박 코치도 인창고 시절 0.345의 고타율을 기록한 경험이 있으며, 홍익대 시절에도 홈런 두 방을 기록하는 등 녹록치 않은 실력을 자랑한 바 있다. 이러한 박 코치 역시 청춘야구단의 완벽한 조연배우인 셈이다.

제한된 방송 시간으로 인하여 많은 이야기를 담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지만, 청춘들의 이야기는 이제 첫 걸음을 뗀 셈이다. 야구 미생 청춘들의 다음 이야기는 14일 토요일, 오후 10시 25분에 KBS 1TV를 통하여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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