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수원, 권수연 기자) "100중에 한 50정도..."

26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3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한국전력이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2(25-18, 21-25, 25-18, 25-27, 18-16)로 꺾었다.

한국전력은 이 날 승리로 창단 이래 최초 PO승을 기록했다. PO는 총 3전2선승제로 열리며 현재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이 나란히 1승씩 나눠가졌다. 이제 현대캐피탈과 챔프전 티켓의 마지막 주인을 가리기 위해 천안을 다시 찾는다. 만일 3차전에서 한국전력이 승리한다면 창단 최초로 챔프전 무대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단연 이 날의 에이스는 타이스(24득점)와 함께 23득점을 올린 임성진이었다. 1차전에서도 22득점을 올리며 맹활약을 펼쳤고 2차전에서도 풀세트 선발로 나서며 맹활약했다. 

"전 괜찮습니다"

인터뷰실에 들어선 임성진에게 "두 경기를 풀세트로 치렀는데 힘들지 않냐"는 질문을 던지자 돌아온 대답이었다. 정직한 표정을 한 임성진은 "형들이 많이 힘들텐데 제가 한번이라도 더 뛰고, 더 때려서 형들을 도와드려야 할 것 같다"는 믿음직스러운 대답을 전했다. 

1차전에서 맹활약했지만 아쉬운 패배 뒤 임성진은 '모 아니면 도'라는 마음가짐으로 2차전 코트에 들어섰다. 과감한 플레이는 홈 구장 버프와 책임감에 힘입어 또 한번 위력을 발휘했다. 수비 위주로 나섰던 준PO 우리카드전과는 다르게 현대캐피탈을 상대로는 패기넘치는 공격이 돋보였다. 결정력이 뛰어난 사이드 공격이 눈에 띄었다.

사령탑 권영민 감독은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임)성진이가 좀 소심하다"는 평을 내렸다. 시원시원한 성격을 가진 김지한(우리카드)과 "반쯤 섞었으면 좋겠다"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하지만 볼이 올라오면 맹렬하게 달려가 해결하는 임성진에게서는 소심한 모습은 볼 수 없었다. 해결사로 활약하며 자신감이 많이 차올랐을까. 이를 묻자 임성진은 "솔직히 100%라고 말 못한다"며 다시 수줍은(?) 모습을 보였다.

이어 그는 "아직도 좀 힘든 상황이나 안될 때 주저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지 않으려고 계속 생각하고 있다, 100이라 치면 한 50 정도(웃음)"이라고 대답했다. 

그럼에도 부끄러움(?)을 극복하고 팬들 앞에서 적극적인 득점 세리머니로 팀 분위기를 띄우는 등 이 날 그는 진짜 에이스의 면모를 펼쳤다. 이에 대해서도 그는 "그런걸 제가 많이 해야 팬분들도 좋아하고 팀 분위기가 살아난다, 소심하다고 말씀드렸는데 저도 사실 쉽지않다"며 또 한번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팀 에이스로써 마찬가지로 상대 에이스인 허수봉과의 가벼운 일화를 스치듯 털어놓았다. "혹시 라이벌 의식도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는 "포지션이 달라 그런 것은 딱히 없지만, 오늘 (허)수봉이 형이 '키플레이어가 너라며? 너한테 서브 친다'고 하길래 나 역시 '그래, 나한테 쳐라'고 했다, 확실히 (허)수봉이 형 서브는 까다롭고 강도가 세다"라고 전했다.

챔프전으로 가는 마지막 운명을 가를 PO 3차전은 오는 28일(화), 오후 7시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