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나의 아저씨', 연극으로 재탄생
위로 전하는 좋은 이야기...몰입감, 공감 갖춰
김현수, 이동하, 윤선우, 오연아 등 출연
오는 27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U+ 스테이지

(MHN 장민수 기자) 16부작 드라마를 2시간 30분의 연극으로 줄였어도, 좋은 이야기는 결국 통하는 법이다. 연극 '나의 아저씨'가 무대에서도 온전한 감동을 선사한다. 

'나의 아저씨'는 세상에 받은 상처로 거칠게 살아온 스물한 살 파견직 직원 지안과 삶의 무게를 버티며 살아가는 중년 동훈이 서로를 통해 위로받고 변화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지난 2018년 tvN에서 방영된 동명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다. 

16부작 드라마를 2시간 30분 러닝타임으로 온전히 옮겨낼 수 있을까 우려가 있었지만 기우였다. 주변 인물들의 에피소드를 최소화하고 지안과 동훈 두 사람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적절한 위기와 긴장감, 감동까지. 원작을 모르고 봐도 충분히 완성도 있게 읽힌다.

각자의 상황에서 상처를 떠안은 두 사람이다.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의도치 않은 살인에 거액의 빚까지. 지안은 유일한 가족인 할머니를 위해 살아가지만 세상은 차갑기만 하다. 동훈도 상황이 좋지 않다. 아내는 상사가 된 후배와 바람이 났고, 그 후배는 모함으로 그를 해고하려 한다. 

모든 걸 포기하고픈 순간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와 용기를 준다. 지안에게 동훈은 유일한 '진짜 어른'으로 다가오고, 동훈은 그럼에도 꿋꿋이 살아가는 지안의 '내력'에 의해 힘을 얻는다. 

특히 동훈이 지안에게 건네는 사소한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주는 감동이 크다. 절망뿐인 현실에서도 진정한 위로를 주는 단 한 사람만 있다면 살아갈 수 있음을. 특히 동훈의 마지막 "편안함에 이르렀나"라는 말이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따스하게 관객의 마음을 적시는 참 '좋은' 이야기다.

드라마를 바탕으로 해서인지 장면 전환이 빈번하고 속도감도 빠르다. 이를 위해 무대는 단출하게 꾸몄다. 배우들의 동선과 공간 이동도 수시로 이뤄진다. 시각적으로 보는 재미는 부족하지만, 이야기 몰입 상승의 효과가 있다.

드라마에서 아이유가 연기한 지안 역은 김현수와 홍예지, 고(故) 이선균이 연기한 동훈 역은 이동하와 박은석이 캐스팅됐다.

김현수는 이번이 첫 연극이다. 그래서인지 대사의 어투나 속도 등 디테일한 부분에서 조금 어색함은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전달할 줄 아는 배우이기에 관객을 감동시키기에는 무리가 없다.

반면 이동하는 연극이 익숙한 배우인 만큼 실력을 여실히 발휘한다. 동훈이 갖춰야 할 무심한 듯 따뜻한 모습을 그려냈다. 특히 과하게 의미를 강조하려 하지 않고 담백하고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도준영 역 윤선우, 이광일 역 최정우의 강렬한 악역 연기도 눈길을 끈다. 덕분에 긴장감이 한층 배가된다. 윤희 역 오연아도 이번이 첫 연극이다. 불안과 후회를 오가는 감정을 잘 표현했으나 대사 전달력이 조금 아쉽다. 

한편 '나의 아저씨'는 오는 27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U+ 스테이지에서 공연된다.

 

사진=T2N미디어, 쇼앤텔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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