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상 코치의 현역 시절과 플레이 스타일 판박이, 부상 딛고 일어설 것.

2016년 청소년 대표팀 멤버들. MLB 진출을 선언한 이정후-고우석이 보인다. 이정범(사진 맨 좌측)은 대표팀 중 가장 쾌적의 타격감을 선보였다. 사진ⓒ김현희 기자
2016년 청소년 대표팀 멤버들. MLB 진출을 선언한 이정후-고우석이 보인다. 이정범(사진 맨 좌측)은 대표팀 중 가장 쾌적의 타격감을 선보였다. 사진ⓒ김현희 기자

(MHN스포츠 김현희 기자) 지난 2016년 9월 2일, 대만에서 진행 중인 아시아 청소년 선수권 슈퍼라운드는 말 그대로 뜨거웠다.

오프닝라운드에서 중국을 상대로 호투를 선보인 양창섭(삼성)을 선발로 내세운 대표팀이었지만, 8회까지 3-5로 리드를 당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대표팀은 9회 말 2사 상황에서도 1, 2루 찬스를 만들었다. 그리고 타석에 들어선 인천고의 4번 타자는 길게 호흡을 내쉬었다. 때마침 투수 폭투가 이어지면서 주자가 한 루씩 진루, 단타 한 방만 터져도 동점이었다.

바로 그 순간! ‘리틀 박재상’이라는 별명을 지닌 이 선수는 좌익수 키를 넘기는 극적인 2타점 2루타를 만들어 기어이 승부를 5-5로 만들었다. 추후 SSG 랜더스에서 기대주로 많은 관심을 받았던 외야수 이정범(25)은 그렇게 국제 무대 스타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이정범의 별명은 ‘리틀 박재상’이다. 이는 SSG 랜더스에서 2번 타자 겸 좌익수로 활약했던 박재상(42) 코치의 현역 시절과 판박이였기에 붙여진 별명이다. 컨택 능력과 간혹 뽑아내는 장타력, 그리고 시즌 평균 10개 이상의 도루도 가능한 준족이라는 점에서 둘은 상당히 닮았다. 박재상 코치가 입단 6년 차가 되어서야 100타석 이상 소화를 한 것처럼, 이정범 역시 군 복무를 마친 후 뒤늦게나마 기지개를 펼 준비를 하고 있다.

그의 재능은 이미 검증은 끝이 났다. 적어도 퓨쳐스리그에서는 적수가 없다고 할 정도. 타율 0.349(83타수 29안타) 11득점 11타점 1도루에 출루율 0.375 장타율 0.386를 기록하면서 군 복무에 임한 만큼, 2016년 청소년 대표팀 당시의 모습만 재현하면 될 일이었다.

이렇게 박재상의 후계자로서 착실하게 몸을 만들어가던 이정범은 무릎수술로 인하여 올해 7월이 되어야 복귀한다. 점차 나아지고 있는 만큼, 재활 이후 그라운드에서 누빌 그의 모습을 기대해 보는 것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이정범의 활약이 기대되는 것은 그가 2016년 청소년 대표팀 중에서도 당시 가장 절정의 타격감을 뽐낸 이였기 때문이었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고우석(샌디에이고) 등 메이저리거만 두 명이나 배출한 당시 멤버들 중에는 김혜성(키움)을 포함하여 나균안(롯데), 김형준(NC), 박성한(SSG), 강백호(KT) 등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으로 활약한 이들도 많았다. 이정범 역시 이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MHN스포츠와의 통화에서 이정범은 “나도 그 역대급 멤버들이라는 2016년 청소년 대표 출신이다. 그 대열에 합류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당시 청소년 대표팀은 역대급 멤버를 갖추었으나, 심판들의 결정적인 오심으로 금메달을 빼앗긴 억울함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한 가운데 가장 빛나는 별이었던 이정범도 동기/후배들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늘 예의 바른 모습으로 팬들 앞에 서서 야구에 누구보다도 진심인 그가 ‘리틀 싸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기를 기원해 본다.

리틀 박재상 이정범, 그의 야구 시계는 여전히 돌아가는 중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