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10일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 지분 인수
현 SM 경영진의 'SM 3.0' 발표...위협됐나
하이브, "이수만에게 보장해주는 것 없어...대리인 입장도 아냐"
SM 소속 아티스트 거취는 논의 중

사진=하이브

(MHN스포츠 정승민 인턴기자) 이수만의 K팝 철학에 공감해 그가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인수한 하이브 방시혁 의장. 결정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10일 하이브는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SM엔터테인먼트 지분 14.8%를 인수한다"며 "방시혁 의장과 이수만 프로듀서가 K팝 미래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해법 모색을 위한 방안에 공감대를 형성한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의 공감대 형성 과정에 대해 자세히 알고자 하이브 측과 연락했으나 구체적인 만남 일정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방시혁 의장은 평소 이수만이 개척하고 닦아온 길에 레드카펫을 깔아줘 꽃길만 걸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며 "이수만은 방시혁 의장이 음악인으로서 문화의 가치를 알고 K팝 미래 방향에 대한 철학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 판단해 적극 지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뜻을 함께한 과정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방시혁을 향한 이수만의 지지 결정은 'SM 3.0'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SM엔터테인먼트가 공개한 멀티 제작센터/레이블 체계 IP 전략 'SM 3.0'은 프로듀싱 체계화를 통해 사업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또한 말미에는 "현 상황에서 물러나라는 소액주주들의 의견 또한 대주주로서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이 도리"라는 언급을 포함해 당시 대주주인 이수만에게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10일 SM엔터테인먼트 이사 유영진 프로듀서는 "현 경영진의 SM 3.0 시대 비전 발표에 이수만 선생님의 프로듀싱이 제외된 부분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콘텐츠 제작에서 가장 중요한 프로듀서의 역할이 빠져 있는 것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종합하면 현 SM엔터테인먼트 경영진의 미래 청사진 'SM 3.0'은 기존 프로듀서의 영향력을 줄이고, 결과적으로 이수만을 옥죄어오는 일종의 '세대교체' 요구였다.  디스패치는 이를 두고 단독 보도를 통해 '이수만의 탈출극'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사진=SM엔터테인먼트

'탈출'에 성공한 이수만은 얻어 가는 게 있을까. 하이브 측은 "이번 지분 인수로 하이브가 이수만에게 보장해주는 건 없으며 이수만의 대리인 입장이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하이브는 이번 인수를 통해 SM엔터테인먼트의 대주주가 됐다. 과거 플레디스, 쏘스뮤직을 산하 레이블로 인수합병한 바 있어 세븐틴, 르세라핌 등 해당 아티스트들은 현재 하이브의 품에 있는 상황.

SM엔터테인먼트는 엑소, 레드벨벳, 에스파, NCT 등 다수 거물급 아티스트들이 소속되어 있어 이들의 거취에 관해 묻는 말에는 "구체적인 변화 등에 대해서는 추후 확정되면 말씀드리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이수만의 행보를 보면 견훤의 후백제가 연상된다. 세대교체 열망으로 늙은 견훤을 가뒀던 맏아들 신검과, 극적으로 탈출한 후 왕건에게 귀순해 본인이 세운 나라를 스스로 무너뜨린 견훤. 과연 이번 역사에서는 어떤 결과가 일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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