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랜퍼드 코치 영입으로 대표팀 전력 '업그레이드'

대표팀 전력 보강을 위해 영입한 미국의 스캇 크랜퍼드 코치. 사진제공=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대표팀 전력 보강을 위해 영입한 미국의 스캇 크랜퍼드 코치. 사진제공=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MHN스포츠 김현희 기자) 한동안 소프트볼은 야구에 밀려 이렇다 할 관심을 받지 못했다.

야구와 소프트볼, 두 종목의 도약을 위하여 ‘세계 야구 소프트볼 협회(WBSC)'가 설립되고, 국내에서도 두 종목을 합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가 재출범했지만, 적어도 국내에서는 야구의 인기가 소프트볼의 그것을 한참 앞설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국내에 어떠한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는지, 국제무대 성적은 어떤지 아는 이들이 별로 없다.

그러나 이러한 기류가 조금씩 변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야구와 함께 소프트볼도 부흥을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 협회에서부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2022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메달 획득을 목표로 협회측에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실력을 갖춘 대한민국 국적의 재외국민 소프트볼 선수들의 지원을 받은 것이다. 미국과 일본, 중국 등지에서 활약 중인 교포 선수들의 합류가 이루어지면, 대표팀 구성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재외국민 지원자 0명, 소프트볼 전문 코치 영입으로
사상 첫 아시안게임 메달 도전!

다만, 협회의 적극적인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재외국민 소프트볼 선수 지원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시아 소프트볼 연맹 부회장을 겸하고 있는 김은영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부회장은 “미국이나 캐나다 쪽으로 괜찮은 선수들이 있다고 들었고, 또 협회 홈페이지를 통하여 지원자를 모집했는데, 안타깝게도 지원자는 없었다.”라며 안타까운 소식을 전달하기도 했다. 일본 쪽으로는 드러내기를 꺼려하는 경향이 많아 재외국민 선수 자체를 찾기 어려웠다는 뒷이야기를 전달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소프트볼 대표팀은 재일교포 배유가(33)가 합류하면서 동아시아컵 여자소프트볼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던 경험이 있었다.

황금사자기 대회에서 시구를 했던 前 소프트볼 국가대표팀 투수 박수연. 현재는 은퇴 이후 지도자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료사진ⓒ김현희 기자
황금사자기 대회에서 시구를 했던 前 소프트볼 국가대표팀 투수 박수연. 현재는 은퇴 이후 지도자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료사진ⓒ김현희 기자

재외국민 선수 수급이 난관에 봉착하면서 협회가 준비한 또 다른 카드가 바로 전문 지도자 영입이었다. 미국 출신의 스캇 크랜퍼드 코치를 발탁한 것이다. 크랜퍼드 코치는 300명 이상의 소프트볼 선수를 미국 명문대 장학생으로 키워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계약 기간은 오는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며, 이미 지난 19일 입국하여 국가대표 강화훈련에 합류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크랜퍼드 코치 주도 하에 6월에 캐나다 서리에서 열리는 캐나다컵에 참가한다.

‘소프트볼 1타 강사’로 영입한 지도자인 만큼, 크랜퍼드 코치는 짧은 계약 기간 내에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대표팀 외에도 전국소프트볼대회와 협회 등록 소프트볼 팀을 방문해 일반 선수들을 대상으로 순회 클리닉을 진행하는 등 한국 소프트볼 발전을 위해 힘을 보탤 예정이기 때문이다. 2016년 동아시아 대회 동메달 이후 국제무대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대표팀으로서는 이번 기회를 도약의 바탕으로 마련할 수 있게 됐다.

대한민국 여자 소프트볼은 세계랭킹 기준 23위, 아시아 기준 5위다. 아시안게임 첫 메달을 위해서는 중국의 벽을 반드시 넘어야 한다. 사진=WBSC 랭킹 캡쳐
대한민국 여자 소프트볼은 세계랭킹 기준 23위, 아시아 기준 5위다. 아시안게임 첫 메달을 위해서는 중국의 벽을 반드시 넘어야 한다. 사진=WBSC 랭킹 캡쳐

한편, 대한민국 여자 소프트볼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세계랭킹 23위에 올려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프트볼 전통의 강호는 미국과 일본으로, 두 국가가 1위와 2위를 오가며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미국이 1위, 일본이 2위에 올랐다. 아시아권으로 범위를 좁혀도 일본과 타이완, 중국이 TOP 3를 형성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은 필리핀에 이어 아시아 5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목표인 동메달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벽을 반드시 넘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대표팀은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정식종목 채택 이후  이후 단 한 번도 메달권에 오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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