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조작된 도시', 시리즈로 재탄생
탈옥 소재 유사 작품과 유사...후반부 차별화가 관건
긴장감 높이는 구성 성공적...지창욱 연기 돋보여
총 12부작...오는 5일 4개 에피소드 공개

(MHN 장민수 기자) 어디선가 본 듯한데, 다음이 궁금하다. 아는 맛을 최대치로 끌어낸 '조각도시'다.

디즈니+ 시리즈 '조각도시'는 평범한 삶을 살던 태중(지창욱)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가게 되고, 모든 것을 계획한 요한(도경수)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드라마다. 2017년 개봉한 배종(박광현) 감독의 영화 '조작된 도시'를 시리즈로 리메이크했다.

초반부는 건실한 청년 태중이 완벽히 짜인 각본에 의해 살인죄 누명을 쓰고 수감된 이야기가 그려진다. 교도소 안에서 힘든 시기를 보내던 그는 곧 몸도 마음도 강해진다. 그러던 중 자신의 사건과 유사한 누명을 쓴 이가 있다는 걸 알게 되고, 본격적으로 탈옥과 복수를 준비하게 된다.

그 과정이 꽤 익숙하다. 탈옥 장르의 대표작 '쇼생크 탈출'을 비롯해 다수 교도소 배경 작품에서 익히 보던 장면들이 이어진다. 그러나 그 기시감이 싫지만은 않다. 아마도 깊은 공감과 카타르시스 덕분일 것.

일단 인물에 대한 몰입이 성공적으로 구축됐다. 태중은 우리 주변에 쉽게 볼 수 있을 법한 평범한 인물이다. 시청자 본인과 닮았을 수도 있다. 그런 그가 제대로 해명조차 하지 못하고 억울한 옥살이를 시작한다. 

그 안에서 겪는 고통과 모멸감, 수치심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거기에 사랑했던 연인과 하나뿐인 동생마저 떠나고 나니 남은 건 절망뿐. 밑바닥까지 추락한 그의 모습을 보노라면 절로 응원의 마음이 생긴다.

그랬던 그가 점차 강해지고, 마침내 탈출을 준비하는 과정은 시청자로 하여금 통쾌한 복수를 기대하게 한다.. 강자를 향한 약자의 반란. 불공정과 부조리를 깨부술 소시민의 역습. 현 시대 많은 이들의 억눌린 분노를 끌어내 대리만족을 느끼게 하니, 재미를 주기에 충분하다.

연출적으로도 긴장감을 유지하는 구성이 탁월하다. 사건에 얽힌 진실의 조각들을 하나씩 풀어내며 점진적으로 나아간다. 시리즈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다음 화를 기대하게 만드는 것. 태중이 얼마나 강해졌을지, 어떻게 탈출하게 될지, 복수를 완성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호기심과 기대를 자극한다.

주인공 태중을 연기한 지창욱의 연기도 훌륭하다.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은 절망감, 그 공허한 눈빛이 인상적이다. 어떻게 슬픈 분노를 터뜨리게 될지 기대를 모은다.

원작 영화에서는 주인공 권유(지창욱)의 게임 속 동료들이 힘을 합쳐 복수에 나섰다. 그러나 이번 작품에서는 게임과 관련한 설정은 배제됐다. 대신 교도소에서 만난 용식(김종수), 그의 딸 은비(조윤수) 등이 함께할 예정이다.

요한(도경수)과 도경(이광수) 등 복수의 대상들은 탈출 이후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초반부 높은 긴장과 흥미를 끝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총 12부작인 '조각도시'는 오는 5일 4개의 에피소드 공개를 시작으로 매주 2편씩 만나볼 수 있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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