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권수연 기자) "손흥민(로스앤젤레스 FC)은 마치 몇 달 전부터 경기장에 있었던 것 같다"

손흥민의 메이저리그 사커(MLS) 적응과 활약을 주시하던 'BBC'도 호평을 보냈다.

영국 매체 'BBC'는 지난 7일(한국시간) "축구계에 완벽한 이적이 존재한다면, 손흥민의 LA FC 이적이 그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LA FC에서 손흥민이 초창기 몇 주 동안 보여준 활약은 팬들에게 그의 침체가 일시적이라는 안도감을 선사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MLS에서 보낸 첫 두 달은 선수가 선수 생활의 어떤 시점에서 최선의 움직임(이적)을 보인 타이밍과, 클럽이 특정 시점에서 최고의 선수를 영입하는 절묘한 만남이었다"고 덧붙였다.

토트넘 소속으로 한국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는 손흥민
토트넘 소속으로 한국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는 손흥민

손흥민은 지난 8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에서의 10년 여정을 끝냈다. 10년 동안 각종 기록을 세우고도 트로피가 없어 애를 먹었으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 극적으로 우승하며 잉글랜드에서의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후 미국을 차기 행선지로 삼았고 LA FC에 입단하며 커다란 화제를 불러왔다. 여기에 거의 매 경기 공격포인트를 몰아치며 입단 2개월 만에 리그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현재까지 총 9경기에서 8골 3도움을 기록했다.

다만 손흥민의 2024-25시즌 말기는 썩 순조롭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전임 감독인 엔지 포스테코글루(현 노팅엄 포레스트) 시스템 아래서 시즌 말미 대거 부상이 발생했고, 불가피하게 몇몇 선수들이 포지션에 맞지 않는 롤을 수행하며 경기력 저하를 보였다.

여기에 손흥민은 만 33세에 도달한 노장이었다. 여러가지 면에서 기량 저하가 도드라져 보일 수 밖에 없던 상황.

이 때문에 시즌 말미 손흥민의 거취를 두고 방출설 및 매각설이 다양하게 쏟아져 나왔다.

BBC는 이를 가리켜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활약하던 마지막 순간, 그의 활약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것이 33세 선수의 일시적 저하인지, 아니면 많은 선수들이 30대에 접어들며 겪게 되는 전반적인 경기력 저하인지는 확실치 않다. 하지만 LA FC에서 그가 초창기 몇 주 동안 보여준 활약은 팬들에게 그의 침체가 일시적이라는 안도감을 선사했다"고 설명했다.

MLS는 화려하고 격렬한 강도의 EPL 무대보다 템포가 낮은 리그로 평가받는다. 그럼에도 타국 리그에 빠른 적응이 쉽지만은 않은 일. BBC는 이를 두고 "유럽의 유명 선수들 중 몇몇은 오히려 미국에서 실패했고, 어떤 선수들은 팀을 더 부진하게 만들었다. 지금까지만 두고 보면 손흥민은 대형 영입에 대한 기대감과 관심, 그리고 훌륭한 경기력을 모두 갖췄다"고 평했다.

LA FC 전담 해설위원은 데이브 덴홈은 손흥민의 영입을 두고 "카를로스 벨라는 경기장 안팎에서 대단했는데 손흥민이 이와 정확히 똑같은 일을 해냈다. LA FC에서는 오랫동안 이런 영입이 불가능하리라 생각했는데 그가 해낸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축구 방송인인 막스 브레토스 역시 "손흥민의 즉각적인 적응력이 그의 영입에 더욱 힘을 보탠다"고 설명했다.

브레토스는 BBC를 통해 "그는 화요일에 도착했고, 수요일에 기자회견을 치렀으며 비자 절차도 빨랐다. 그리고 금요일에는 바로 시카고전에 투입됐다. 이후로도 그는 모든 경기에 출전했고 거의 매 순간을 소화해냈다. 전례가 없는 일이다. 팀 동료들의 반응은 대단했다. 그들은 손흥민을 정말로 좋아했다. 마치 몇 달 전부터 경기장에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손흥민은 LA FC에 합류한 후 곧장 새로운 '듀오'를 만들어 경기에 큰 영향을 미쳤다. 드니 부앙가와 골을 합작하며 서로의 해트트릭 기록을 돕는 등 팀의 핵심이 된 것이다. MLS 사무국이 공식 사이트를 통해 "부앙가는 손흥민의 영입으로 혜택을 가장 크게 본 선수"라고 못박을 정도였다.

이같은 파급력으로 인해 아예 이 영입 자체가 초특급 축구스타인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의 이름을 끌어낼 정도다. 

BBC는 "손흥민의 합류는 메시의 합류와 비슷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징후를 보인다"며 "미디어 보도부터 티켓 판매, 여전히 세계적인 선수인 메시는 데이비드 베컴이 2007년 LA 갤럭시에 합류한 후로부터 볼 수 없었던 MLS의 화제를 만들어냈다. 아직 메시의 레벨에는 조금 미치지 못하지만 손흥민의 영향력은 상당하다. 그의 입단 미디어 컨퍼런스는 유튜브에서 20만 조회수를 돌파했고 LA FC는 손흥민이 8월에 도착했을 당시 소셜 미디어 채널에서 340억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했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한편 손흥민은 현재 10월 A매치 대표팀에 소집되어 한국에서 훈련에 돌입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오는 10일과 14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각각 브라질, 파라과이와 만난다. 

 

사진=MHN DB, 연합뉴스, LA 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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