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경기에서 SSG-한화 팬들 한 목소리로 "안타 김강민" 응원 선보여

SSG 랜더스필드에서는 지난 주중 3연전에 낭만이 만들어졌다. 사진제공ㅣSSG 랜더스
SSG 랜더스필드에서는 지난 주중 3연전에 낭만이 만들어졌다. 사진제공ㅣSSG 랜더스

(MHN스포츠 김현희 기자) 개막 첫 주에 시작된 첫 번째 주중 3연전은 말 그대로 '야구란 이런 것이며, 냉정한 승부 뒤에는 이렇게 낭만이 가득하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 펼쳐졌다.

지난 26일 주중 3연전 첫 경기에 나선 한화 이글스는 두 명의 선수가 아무래도 남다른 감회를 지닌 채 인천 SSG 랜더스필드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까지 인천을 고향으로 삼았던 베테랑 김강민과 이재원이 그러했다. 한때 은퇴까지 고민했던 김강민은 손혁 단장의 설득과 주변의 만류로 1년 더 현역 연장을 하기로 결정했고, 이재원은 스스로 방출을 요청한 후 한화 구단에 재취업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한 두 이가 인천을 원정 온 자격으로 찾았으니 아무래도 복잡한 심경이었을 듯 싶다.

그러한 낭만의 끝은 바로 26일 김강민의 대타 타석 때 발현됐다. 한화가 6-0으로 여유있게 앞선 9회 초, 2사 이후 9번 최재훈이 볼넷으로 걸어나가자 최원호 감독은 즉각 대타로 김강민을 냈다. 김강민이 타석에 들어서자 원정 온 한화 팬들은 물론, 홈팀 SSG 팬들도 돌아 온 노장에 대해 아낌 없는 성원을 보냈다. 이에 김강민도 타석에 들어서기 전에 양 팀 팬들에게 헬멧을 벗으며 인사를 건넸고, 이계성 심판위원은 피치클락 시간에 위배되지 않도록 일부러 홈 플레이트를 청소하며 시간을 벌어줬다.

바로 그 순간, 김강민의 응원가가 홈, 원정석 할 것 없이 동시에 들려왔다. 누가 시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응원가를 단 한 사람을 위해 부른 것이었다. 이에 중계진도 감동한 듯 "바로 인천은 이런 도시입니다"라며 상당히 성숙한 모습을 보여 준 야구팬들을 기리기도 했다. 비록 김강민은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그것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바로 이 순간 그라운드에서 낭만이 만들어졌기 때문이었다.

당시 SSG 랜더스필드 현장에 있던 한 팬은 또 다른 뒷이야기를 전했다. SSG 팬들도 김강민의 응원을 같이 따라 부르자 한화 응원단에서 2절부터는 아예 엠프를 끄고 똑같이 육성 응원을 펼쳤다는 것이다. 이러한 작은 배려에 감사하다는 표현을 했고, 이를 알아챈 SSG 팬들도 "김강민의 응원가를 동일하게 쓰게끔 조치를 한 한화 구단에도 감사드린다"는 답변을 해 왔다.

김강민은 27일 경기에서도 한 차례 더 대타로 나서면서 ‘인천으로 온 첫 원정경기’를 마무리했다. 공교롭게도 두 베테랑이 이적한 후 맞은 첫 인천 원정에서 한화는 싹쓸이 3연승을 거두면서 지낸해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음을 당당하게 보여줬다.

이에 앞서 잠실 개막전에서는 LG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한화로 돌아 온 류현진을 향하여 타석에 들어서며 인사를 하는 예우를 보여주기도 했다. 당시를 떠올린 류현진은 상대 선수단에게 감사 인사를 보낸 바 있는데, LG 선수단은 그렇게 베테랑에 대한 예우를 해 주면서도 승부에서는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면서 개막전 승리를 가져간 바 있다.

이와 달리 야구장 바깥에서는 시끄러운 이슈들이 가득하다. 다만, 이러한 이슈들 가운데 그라운드 안에서는 따뜻한 낭만이 존재하고 있으니 이것이야말고 각본 없는 드라마가 아닌가 싶다.

 

사진=SSG 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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