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임 유어 맨' 오는 16일 개봉
영화 '아임 유어 맨', 당신의 행복을 위해 설계되었어요

[사진=라이크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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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당', 연인이나 부부 등 두 사람이나 기관 사이에 벌어지는 미묘한 심리 싸움을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를 의미하는 말이다. 흔히 긍정적인 인간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밀당'을 해야 한다고 한다. 상대에서 너무 호의적이여도 부정적이어도 그 관계에는 마이너스(-)가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묘한 심리전을 통해서 관계의 긴장감을 유지함으써 관계의 흥미. 즉, 결과적으로 긍정적인 관계 형성을 이뤄내야 한다는 것이다.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도 이렇게 심리전을 해야 한다니, 참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만약, 이런 '밀당' 없이 나에게 매일 새로운 흥미를 주며 나의 모든 생활에 행복감을 더해주는 상대가 있다면 어떤가. 나의 필요에 따라 친구가 되어주기도 하고, 가족이 되어주기도 하는. 심지어는 나의 외적·내적 이상형을 다 갖춘 연인이 되어준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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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 유어 맨(마리아 슈라더)'는 오직 '알마'만을 위해 만들어진 맞춤형 로맨스 파트너 '톰', 이들의 특별하고 아슬한 동거를 담는다. 페르가몬 박물관의 고고학자 '알마'는 연구비를 마련하기 위해 휴머노이드 로봇 테스트에 참여하게 된다. 

오직 '알마'를 위한 로맨스 파트너로 만들어진 로봇 '톰'은 '알마'와의 유대관계를 가지려 노력하지만, '알마'는 의식적으로 '톰'을 거부한다. 그렇게 시작된 3주간의 동거가 시작되고, 시간이 흐를수록 '알마'는 '톰'에 대한 마음의 문을 서서히 열게 된다. "난 당신의 행복을 위해 설계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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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아임 유어 맨'는 일찍이 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수상&황금곰상 노미네이트,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90%를 기록하며 영화 '그녀'를 잇는 알고리즘 로맨스로 주목받고 있는 작품이다. 

이어지는 극찬과 주목만큼 영화 '아임 유어 맨'은 신비로운 사랑의 이면을 담아낸 작품이다. 이 영화는 로맨스 파트너 실험에 참여하게 된 '알마'이지만, '톰'에 대한 관심은 당연하고 어떠한 감정조차 느끼려 하지 않는 비적극적인 '알마'의 모습과 어떻게든 행복감을 주려는 로봇 사이의 묘한 신경전이 담겨 있다. 그런가 하면, 순식간에 인간과 Al 사이의 벽이 쉽게 허물어져 버리고 마는 이들의 모습에 '사랑'이라는 감정이 주는 거부할 수 없는 신묘한 이끌림을 느끼게 한다. 

[사진=라이크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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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의 관계가 아니더라도 각 개인이 갖고 있는 관계의 이상형은 존재할 것이다. 작품 속 '톰'은 이러한 사용자 개인 취향에 맞는 외모와 목소리, 억양 등을 맞춰 완벽히 디자인된 커뮤니케이션 파트너이다. 더불어 이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업데이트로 시간이 흐를수록 사용자가 꿈꾸던 이상형의 모습을 갖춰간다. 

이토록 완벽한 상대 앞에 단호해질 수 있는 이가 누가 있을까. 갈수록 완벽해져가는 '톰'의 모습에 빠져들 때쯤, '알마'는 '톰'의 존재 자체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Al가 선사하는 완벽한 즐거움이 과연 인간의 대안으로 옳은 것인가라는 것이다. Al와 인간 사이의 관계성을 따질 때 흔히 논의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Al는 인간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알마'와 당신의 행복이 위한다는 '톰'의 상반된 모습은 묘한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영화 '아임 유어 맨'은 인간으로서 느끼는 감정을 세밀하고 철학적으로 담아냈다. 단지 인간의 달콤한 행복을 쟁취하기 위해 '일반화된 행복'에 맞추어 행동하는 '톰'의 모습은 꼭 Al이기에 느끼는 거부감은 아니었다. 본질적인 문제를 회피한 최선의 차선을 마치 정당화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알마'와 '톰'의 이야기는 많은 생각의 여지를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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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 유어 맨'은 단지 로맨스 장르로서의 사랑 이야기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다가올 미래에 대한 기대감에 휩싸이게도 하지만, 결코 외면할 수 없는 미래의 양면성에 대한 고찰을 피할 수 없게 한다. 

박한나 기자 hanna@mh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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