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프로골프선수가 착용한 선수용 미니스커트, ⓒMHN DB
사진= 프로골프선수가 착용한 선수용 미니스커트, ⓒMHN DB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4년 전 여름, 미국프로여자골프(이하 LPGA) 업계는 때 아닌 '미니스커트 철퇴령' 에 휩싸였었다.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 개인적인 어필도 프로선수라면 노력해야 한다. 그중 하나라고 볼 수 있는 노출을 건강한 시선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일부 왜곡된 시선들로 프로 선수들의 노출 문제는 지금도 대중들 사이에는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7년 7월, LPGA 측은 여성선수들의 복장이 지나치게 선정적이라며 "스커트 안에는 반드시 반바지를 착용해야 하며, 가슴이 깊이 파인 의상은 안된다" 고 선수들의 복장을 규제해 논란에 휩싸였다.

심지어 여성선수들이 평소에도 종종 즐겨입던 민소매조차 금지됐다. 이를 위반하는 선수는 1000달러 (한화 약 110만원)의 벌금을 내야했다.

찬성하는 선수들도 있었지만 반발도 만만찮았다. "시대착오적인 조치다" 나, "민소매와 미니스커트를 못 입게 하는건 인권과 자유 침해" 라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사진= 1900년대 드레스를 입은 렉시 톰슨, 렉시 톰슨 인스타그램 계정(본인)
사진= 1900년대 드레스를 입은 렉시 톰슨, 렉시 톰슨 인스타그램 계정(본인)

당시 미국의 프로선수 렉시 톰슨(27)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1900년대 식 드레스를 입은 사진을 찍어 올리며, "이게 LPGA투어의 드레스코드다" 라며 항의하기도 했다.

반면, 한국여자프로골프(이하 KLPGA) 대회 규정은 뚜렷하게 정해지지 않았다. 단지 '단정한 복장을 착용한다' 정도가 정해진 룰이다. 단정한 복장에 대해서 어떠한 기준도 없다. 

KLPGA 투어 측은 "선정적이라는 판단은 주관적이다, 상식에 벗어난 옷만 아니면 된다" 라며 판단을 개인에게 맡겼다. 또한 과거 한 언론사와의 통화 인터뷰에서는 "(현재 여성선수들의 복장이) 이 정도면 충분하다" 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추후에도 특별한 문제가 생기지 않는 이상 제재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사진= 지난 달 20일, '국민쉼터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 에 출전한 안수빈 ⓒMHN스포츠 손석규 기자
사진= 지난 달 20일, '국민쉼터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 에 출전한 안수빈 ⓒMHN스포츠 손석규 기자

때문에 국내 프로 여성골퍼들의 패션은 타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과감한 축에 든다. 훈련으로 모양이 잘 잡힌 팔과, 균형적인 근육으로 다져진 매끈하고 탄탄한 각선미 등을 서슴없이 드러내 팬들에게 '프로' 운동선수로써의 몸을 어필한다. 

한층 더 나아가 한창 주가상승 중인 운동선수들은 필드 위 뿐만 아니라 필드 밖에서도 몸매를 드러내며 절정에 오른 건강미를 뽐낸다. 

사실 운동선수들의 '신체노출' 은 비단 골프업계에만 국한된 사항은 아니다. 내로라 하는 운동선수는 자신의 건강하고 아름다운 육체를 미디어에 종종 노출시킨다. 혹은 바디프로필 촬영, 잡지사진 등으로 자기 자신을 자유롭게 드러내기도 한다.

사진= 지난 3월, 천안에서 바디프로필을 촬영한 프로골퍼 이혜정, ⓒMHN스포츠 권혁재 기자
사진= 지난 3월, 천안에서 바디프로필을 촬영한 프로골퍼 이혜정, ⓒMHN스포츠 권혁재 기자

'미녀골퍼' 이혜정(27)도 한 가지의 목표를 세우고 전문 트레이닝으로 몸매를 가꿔 지난 3월 바디프로필 사진을 촬영했다.  LPGA에서 활동 중인 최나연(34) 역시 전문적으로 PT를 받아 건강미 넘치는 바디프로필 화보를 남겼다.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했던 일본의 프로 테니스 선수 오사카 나오미(24)도 수영복 화보로 자신의 건강한 몸매를 과시하기도 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 2009년부터 미국의 ESPN 매거진의 특집판인 '바디 이슈(Body Issue)' 잡지를 예시로 들 수 있다. 바디이슈는 유명 스포츠 선수들의 누드 사진을 싣는 것으로 유명하다. 누드라고는 하지만 선정성보다는 선수들의 균형잡힌 몸 그 자체에 집중하는 성격이 강하다. 

UFC 여성 챔피언 출신인 론다 로우지(27)도 미국 유명 수영복 잡지인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수영복 특집' 과 '바디이슈' 의 표지를 연달아 장식하며 화제를 모았다.

사진= 지난 2012년 ESPN 바디이슈(BODY ISSUE) 에 실린 前 UFC 챔피언 론다 로우지, ESPN
사진= 지난 2012년 ESPN 바디이슈(BODY ISSUE) 에 실린 前 UFC 챔피언 론다 로우지, ESPN

물론 여성선수들에게만 있는 현상은 아니다. 남성 선수들도 자신의 탄탄한 근육과, 오랜 프로생활로 다져진 몸매를 대중에게 어필하기도 한다.

스코틀랜드 레인저스 소속의 前 축구선수 카를로스 보카네그라(41)도 바디이슈에 전신 누드 화보를 실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해당 잡지에서 카를로스는 옷을 모두 벗은 채 허공에서 슛을 하는 포즈로, 마치 역동적인 포즈를 취한 그리스 조각상같은 완벽한 비율과 몸매를 뽐냈다.

또한 메이저리그 야구선수인 호세 바티스타(40, 토론토 블루제이스) 역시도 전라로 배트를 휘두르는 파격적인 모습으로 바디이슈 표지를 장식했다. 

그러나 일각에는 이런 노출에 대해 "선수로써 본연의 이미지보다는 점점 성상품화에 치우쳐가는 것 같다", "선수들은 몸매, 얼굴 과시보다 성적이 중요하다", "스포츠 무대는 곧 선수들의 직장인데 품격을 지켜야한다" 는 부정적인 의견도 심심찮게 보이고 있다. 

반박하는 의견 또한 팽팽하다. "운동선수들의 신체 노출은 건강미를 부각시키는 셀링포인트며 자연스러운 것" 이나, "드러난 신체를 성적으로 보는 시선이 문제" 라는 의견 등이 나오고 있다. 중요한 것은 선수들의 몸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몸을 '어떤 시선' 으로 바라보느냐는 것이다. 

한 스포츠 전문가는 "운동선수가 건강한 몸을 보여주는 것은 좋은 일" 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운동선수로써 건강한 육체 그대로를 대중에게 노출하고, 셀링포인트로 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배꼽티 등의 불필요한 과잉노출 의상이나, 성적인 어필을 의도한 매체의 왜곡된 보도와 시선을 제외한다면 운동선수들에게는 준수한 성적과 더불어 건강미 어필이 곧 재산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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