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탄 어진부터 '옥렴'까지... 고궁박물관, 보존과학 20년 특별전 'RE:BORN' 개막

오는 3일부터 2026년 2월 1일까지

2025-12-02     김수안 인턴기자

(MHN 김수안 인턴기자) 과거의 역사를 복구하고 현재로 되돌리기 위한 특별 전시가 공개된다. 

국립고궁박물관이 개관 20주년을 맞아 특별전 'RE:BORN, 시간을 잇는 보존과학'을 오는 3일부터 2026년 2월 1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박물관 내 보존과학실에서 20년간 축적해 온 왕실 황실 유산 복원 및 연구 성과를 한자리에 모아 소개하며, 문화유산의 생명을 연장하고 가치를 이어가는 보존과학의 의미와 과정을 조명한다. 특히 당시 한국전쟁 당시 화재로 절반가량 소실됐던 '태조어진'의 디지털 복원도와 대한제국 시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옥렴'의 보존 처리 사례가 처음으로 상세히 공개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전시는 보존과학의 흐름을 'LAB 1. 보존처리, 시간을 연장하다' 'LAB 2. 분석연구, 시간을 밝히다' 'LAB 3. 복원, 복제, 시간을 되살리다' 세 가지 여정으로 구성했다. 'LAB 1'에서는 끊어진 구슬이 많은 상태였던 '옥렴'과 재보존처리로 안정성을 확보한 '색화꽃무늬항아리' 등 유물들이 보존 처리 전후 모습과 함께 전시된다. 특히 옥과 구슬로 '희'자 무늬를 표현한 '옥렴'의 섬세한 보존 과정이 공개되어 눈길을 끈다.

'LAB 2'에서는 과학적 분석을 통해 유산의 제작 기법과 시대를 규명하는 과정을 다룬다. 2023년 일본에서 환수한 고려 나전칠기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는 X선 투과 조사 등 과학적 조사를 통해 전형적인 고려 나전 제작 기법인 목심저피칠기 양식으로 만들어졌음이 밝혀진 사례로 소개된다. 또한,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어보'분석 과정을 통해 2015년 반환된 '덕종 상시호 금보'가 1924년에 15세기 형태를 본떠 제작된 사실이 규명되는 등 과학 기반 연구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다. 

'LAB 3'에서는 '태조어진' 디지털 복원 과정이 상세히 펼쳐진다. 화재로 훼손된 고궁본 어진을 1910년대 유리건판 사진과 전주 경기전봉안본과 결합해 디지털 이미지로 완성한 복원도는 4개의 대형 패널을 통해 공개된다. 이는 복원 과정에서 고궁본 장년상 얼굴이 경기전 노년상과 이목구비 비례가 거의 일치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흥미로운 연구 결과와 함께 소개된다.

국립고궁박물관장은 "이번 특별전이 유물 뒤편에서 유산을 되살리기 위해 축적돼온 시간과 보존과학자의 숨은 노력을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한편, 'RE:BORN, 시간을 잇는 보존과학'은 오는 3일부터 2026년 2월 1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개최된다. 

 

사진=국립고궁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