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김지석이 희망의 불씨를 지핀다…박정환, 결승행 좌절

랴오위안허, 결승 선착…김지석, 중국 1인자 딩하오 상대로 결승 노려

2025-11-14     엄민용 선임기자
박정환 9단이 첫 수를 두고 있다.(사진 제주에서 MHN 엄민용 선임기자)

(MHN 엄민용 선임기자) 한국 바둑의 자존심이 김지석 9단의 어깨에 지워졌다. 김지석 9단은 올해로 30회를 맞은 삼성화재배에서 유일하게 남은 한국 선수가 됐다.

14일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제주 휘닉스 아일랜드 2층 아일랜드볼룸에서 열린 2025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4강전 첫날 대국에서 한국랭킹 2위 박정환 9단이 중국의 복병 랴오위안허 9단에게 막혀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박정환 9단과 랴오위안허 9단이 돌을 가리고 있다.(사진 제주에서 MHN 엄민용 선임기자)

이날 바둑은 중반까지 팽팽하게 균형을 유지했다. 그러다 중앙 전투에서 랴오위안허 9단의 완착이 나와 박정환 9단이 단번에 우세를 잡았다. 하지만 박정환 9단이 형세를 오판해 연이어 느슨한 수를 둔 탓에 역전을 허용했다. 이후 박정환 9단이 강수를 터트리며 추격에 나섰으나 랴오위안허 9단의 정확한 응수에 막혀 오히려 집 차이가 벌어져 박정환 9단은 더 이상 승부를 이어갈 수 없었다. 164수 끝, 흑 불계패.

박정환 9단(오른쪽)과 랴오위안허 9단이 승부를 벌이고 있다.(사진 제주에서 MHN 엄민용 선임기자)

이 패배로 박정환 9단은 2021년 우승 이후 4년 만에 두 번째 우승에 도전했던 행보를 4강에서 멈추게 됐다. 반면 16강전에서 신진서 9단을 꺾으며 돌풍을 예고했던 랴오위안허 9단은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세계대회 결승 무대에 올랐다. 지난해 몽백합배 4강이 랴오위안허 9단의 역대 최고 성적이다.

삼성화재배 4강전 첫날 경기가 열리고 있는 대국장 전경.(사진 제주에서 MHN 엄민용 선임기자)

박정환 9단의 결승행 좌절로 한국은 15일 벌어지는 김지석 9단 대 중국 1인자 딩하오 9단 간의 4강전에 마지막 희망을 걸 수밖에 없게 됐다. 이 대국에서 김지석 9단이 패할 경우 삼성화재배 결승은 3년 연속 중국 선수들 간의 대결로 치러진다. 하지만 김지석 9단이 승리하면 김 9단은 2014년 이후 11년 만에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할 기회를 잡게 된다. 이 승부를 바둑TV가 낮 12시부터 생중계한다.

삼성화재해상보험이 후원하고 중앙일보가 주최하는 2025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의 우승상금은 3억 원, 준우승상금은 1억 원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5회가 주어진다.

 

사진=제주에서 MHN 엄민용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