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죽였다' 이유미 "불쌍한 캐릭터만?...의도한 건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 연기했어요" [mhn★인터뷰③]
넷플릭스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 조희수 역 출연 국내 1위, 글로벌 톱10 2위..."기분이 너무 좋고 감사하다" '오징어 게임'으로 에미상 여우상 수상..."삶에 무게가 생긴 느낌" 가정폭력 가해자..."남은 인생 편안하지 않았으면, 매일이 불쾌하고 아팠으면"
'당신이 죽였다' 이유미 "남편 노진표는 미웠는데, 연기한 장승조는 안쓰러웠죠" [mhn★인터뷰②]에 이어서...
(MHN 이윤비 기자) 배우 이유미가 17년간 연기 인생을 전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 이유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신이 죽였다'는 죽여야만 벗어날 수 있는 현실에 살인을 결심한 두 여자가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이유미는 남편 노진표(장승조)에 가정폭력을 당하는 조희수 역을 맡았다.
'당신이 죽였다'는 공개 직후 입소문을 타며 이틀 만에 넷플릭스 TV 부문 국내 1위를 기록했고, 이어 글로벌 톱10 2위까지 올랐다.
이에 이유미는 "기분이 너무 좋고 감사하다. 이 작품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고 싶었다"며 "1위라는 게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봐줬다는 것이지 않냐. 그래서 너무 좋다"고 밝혔다.
이유미는 어느새 데뷔 17년 차를 맞이했다. 그는 "지금까지 넘어지지 않고 참 잘 걸어온 거 같다. 실제로는 잘 넘어지지만 연기라는 하나의 꿈을 바라보고 걷는 것만큼은 꾸준히 마라톤하듯 잘 걸어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회상했다.
특히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으로 연기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극 중 지영 역을 맡은 이유미는 한국 배우 최초로 2022년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제74회 에미상에서 드라마 시리즈 부문 여우게스트상을 받았다.
그는 "수상 이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삶에 무게가 생긴 느낌"이라며 "옛날에는 내가 뭐라고 라는 느낌이었다면 요즘은 인생을 더 멋지고, 착하고, 정직하게 살며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밝혔다.
이유미는 주로 내면의 상처가 깊은 피폐한 서사를 가진 캐릭터를 맡았다. 그는 "모아보니까 그렇더라. 연기를 하는 와중에는 몰랐다. 어디를 가면 계속 저보고 괜찮냐고 물어보는데 정작 저는 몰랐다. 모아보니까 물어볼 만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걸 의도한 건 아니다. 그 인물들이 저를 찾아와줘서 감사하게 그리고 최선을 다해 연기했다"고 밝혔다.
그런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에 대해 부담은 없다고 했다. 이유미는 "그런 점을 의식했을 때도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 잘 흘러왔다고 본다"며 "이전의 작품이 있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다. 문제라기 보다는 다채롭게 만들어 나가야지 싶다"고 전했다.
연기를 시작한 지 벌써 17년이지만 아직 하고 싶은 건 너무 많다고. 이유미는 "항상 하고 싶은 건 너무 많다. 밥을 먹거나 아침에 일어나 눈을 뜨면 하고 싶은 게 달라져 있다"며 "지금 떠오르는 건 내 나이대에 맞는 캐릭터로 더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또 가정폭력 가해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진짜 진짜 진짜 죗값을 치렀으면 좋겠다. 어떻게든 그 죗값을 받으면서 살아갔으면 좋겠다. 법이든 뭐든 상관없이 살아갈 인생이 편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매일이 불쾌하고 아팠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내 "이렇게 말하니 저주 같다"고 웃으며 말한 이유미는 "맞다. 저주할 거다"라며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이유미는 '당신이 죽였다' 희수를 연기하며 또 한 단계 성장했다. 그는 "저한테 희수는 사람으로서 저를 단단하게 만들어준 캐릭터인 거 같다"며 "희수로서 아픔과 갈등도 겪고 여러 힘든 선택도 하고. 지금까지 모든 캐릭터가 저를 성장시켰지만 그중 희수가 가장 건강하게 저를 성장시킨 느낌"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아직 드라마를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줄거리로만 보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마음 편히 먹고, 한 번만 용기를 내서 봐주시면 감사하겠다"는 말로 마무리했다.
한편, 이유미가 출연한 '당신이 죽였다'는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
사진=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