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죽였다' 이유미 "가정폭력 연기, 조심스러웠죠...내가 감히 할 수 있을까 걱정도"[mhn★인터뷰①]

넷플릭스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 조희수 역 출연 "실제 생존자분들에게 상처 주고 싶지 않았다...응원과 용기 됐으면" 결말, 헤어스타일 변화..."잘못은 잘못, 나로서 단단하게 살아간다는 느낌" "이유미와 희수를 분리하기 위해 노력...건강한 상태로 촬영에 임했다"

2025-11-14     이윤비 기자

(MHN 이윤비 기자) '당신이 죽였다'에서 배우 이유미가 가정폭력 피해자 연기를 하며 조심스러웠던 점을 밝혔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 이유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신이 죽였다'는 죽여야만 벗어날 수 있는 현실에 살인을 결심한 두 여자가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이유미는 남편 노진표(장승조)에 가정폭력을 당하는 조희수 역을 맡았다.

이유미는 "공개됐을 때 바로 봤다.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건 저도 처음이라 되게 설레고 긴장됐다"며 "처음에는 댓글도 확인하면서 봐서 제대로 못 본 느낌"이라고 공개 소감을 밝혔다.

이어 "1, 2회 부분에서 희수 남편 노진표(장승조)에 화를 많이 내주시더라. 희수로서 기분이 좋았다. 같이 화를 내주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게 감사하더라"고 덧붙였다.

'당신이 죽였다'는 가정폭력이라는 다소 무거운 소재를 다룬다. 출연을 결심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터. 이유미는 "희수를 표현하기에 많이 조심스러웠다. 실제 피해자분도 있을 거고, 경험하지 못한 내가 감히 할 수 있을까 걱정이 컸다"고 밝혔다.

이정림 감독은 시가 적힌 편지로 캐스팅 제의를 했다. 이유미는 "감독님이 작품에도 나온 시를 손편지에 써주신 것을 보고 희수를 표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어떤 폭행이 일어난 후에 꽃을 받았고 그러다 죽음을 겪게 된 내용의 시인데 알 수 없는 감정이 담긴 느낌이더라. 그 편지가 큰 설득이 되고 위로가 됐던 것 같다"며 걱정을 덜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실제 생존자분들이 이 드라마로 인해 안 좋은 기억을 떠올리게 하기 싫었다.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고, 응원이자 용기가 됐으면 싶었다. 그래서 촬영 내내 조심스러웠다"며 "이 부분에 대해 감독님과 많은 얘기를 했고 마음이 맞았다. 그래서 작품을 같이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희수를 구원해 주고 싶었다"는 그는 "캐릭터가 후반으로 갈수록 많은 선택과 갈등을 겪지 않냐. 저는 결과적으로 희수에게는 완벽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했고, 제가 희수가 돼 다른 사람들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유미는 캐릭터가 이해가 갔는지 묻는 말에 "희수와 저는 다른 부분이 정말 많다. 희수를 이유미로서 바라봤을 때 가장 처음에 한 생각은 왜 처음에 도망가지 않았냐는 거다. 그런데 희수를 상상하고 어떤 삶을 어떻게 살아왔을까 생각하면 내가 그런 생각을 한 게 너무 미안하더라"며 "답답하다고 생각했던 것에 미안함이 들며 그러면서 희수를 더 이해하게 됐다"고 답했다.

그는 결말 부분 헤어스타일의 변화를 준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다. 이유미는 "희수가 단단하고 이만큼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며 "감독님과 상의했을 때 기존의 희수와는 크게 다른, 확실한 변화를 보여주고자 했다. 머리카락으로 변화를 준 이유도 눈에 잘 띄어서다"고 말했다.

이어 "희수가 그동안 긴 머리였던 이유가 진표의 취향이었을 거 같았다. 살인하고 나서는 죄악감과 쫓기는 불안감에 변화를 주지 못했을 것. 결국 잘못은 잘못으로 받아들이지만, 나는 나로서 단단하게 살아간다는 느낌"이라며 "희수는 이미 단단해졌으니 지금처럼 쭉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이유미는 피폐한 설정을 가진 인물을 연기하며 캐릭터와 자신을 분리해 내는 데도 큰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촬영장에 가서는 가장 저답게 지냈다. 카메라가 돌 때는 희수로 지내고 카메라가 돌지 않을 때는 저답게 지내려고 했다"며 "감정을 많이 쓰는 캐릭터다 보니 지치지 않고 끝까지 잘 해내기 위해 이유미와 희수를 분리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감히'라는 생각이 들어서 카메라 앞에서만 완벽하게 표현하고자 했다"며 "연기를 하며 감정을 추스르지 못할까 봐 걱정했는데 저와 희수를 분리하니까 그런 일이 안 생기더라. 생각보다 건강한 상태로 촬영에 임했다"고 덧붙였다.

이유미는 극 중과 같이 친구가 폭력의 상황에 놓였을 때 어떻게 할 건지 묻는 말에 "소니 언니와 대화를 많이 나눴다. 답이 없더라"며 "내 친구가 저런 상황에 부딕쳐진다면 (가해자를) 때릴까? 머리카락을 다 뽑아버릴까?라는 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진심으로 친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완벽하게 떠오르지 않더라. 그래서 이건 경험하지 않은 이상 함부로 답을 내리면 안 될 거 같다고 얘기했다"며 조심스레 답했다.

한편, 이유미가 출연한 '당신이 죽였다'는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

'당신이 죽였다' 이유미 "남편 노진표는 미웠는데, 연기한 장승조는 안쓰러웠죠" [mhn★인터뷰②]에서 계속됩니다.

 

사진=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