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대결 앞둔 女테니스 1위 사발렌카vs'악동' 키리오스...어떤 핸디캡 적용되나?

2025-11-06     권수연 기자
아리나 사발렌카

(MHN 권수연 기자) 50여년 전 여자 테니스 '레전드' 빌리 진 킹은 은퇴한 남자 선수 바비 릭스와 맞붙어 압승을 거뒀다.

그리고 올해 다시 한번 남녀 성 대결이 펼쳐진다. 

영국 매체 'BBC'는 지난 4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여자 테니스 세계 1위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가 다가오는 12월 28일,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리는 친선 경기에서 닉 키리오스와 성 대결(Battle of the Sexes)을 펼친다"고 전했다.

사발렌카는 올해까지 2년 연속 여자프로테니스(WTA) 1위를 차지하며 현 시점 최강자 반열에 올랐다. US오픈을 포함해 올해 WTA투어 이상급 대회 단식에서 4번 우승을 차지했다. 

닉 키리오스

반면 코트 위 언쟁 및 비매너 행각이 잦아 '악동'으로 불리는 닉 키리오스(호주)는 부상으로 인해 코트를 잠시 떠난 상황이다. 지난 2016년 세계 13위가 개인 최고 순위였던 키리오스는 왼쪽 무릎 연골 파열 부상으로 인해 올해 3월 이후 경기에 나서지 않았고, 현재 652위까지 랭킹이 곤두박질쳤다.

남녀 선수 간 성 대결이 열리는 것은 이번이 역대 네 번째다.

가장 유명한 경기는 지난 1973년 빌리 진 킹이 바비 릭스를 셧아웃으로 제압한 대결이다. 당시 은퇴 선수였던 55세의 바비 릭스는 여자 테니스 강자 중 한 명이던 마거릿 코트를 2-0으로 완파했고, 이어 킹과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30세였던 킹은 릭스에게 한 게임도 내주지 않는 완승을 거뒀다.

빌리 진 킹

이번 사발렌카와 키리오스의 맞대결은 1992년 지미 코너스(미국)가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체코)를 꺾은 후 33년 만에 성사된 경기다.

다만 남녀 간 선천적인 힘과 운동 능력 차이로 인해 키리오스가 핸디캡을 안고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여자 선수 쪽의 코트 크기가 줄어들며, 서브에도 제한이 생긴다.  

BBC는 "두 선수의 경쟁 환경을 균등하게 하기 위해 코트가 개조될 예정"이라며 "여자 선수들의 움직임은 남자 선수들보다 평균 9%가 더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사발렌카의 코트 크기는 9% 정도 더 줄어든다. 또 각 선수는 단 한 번의 서브만 받을 수 있다. 이는 키리오스의 파워와 속도 이점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의 성 대결을 두고 테니스 팬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찬성하는 쪽은 "소셜 미디어 콘텐츠 시대에 젊은 청중의 유입을 끌 수 있는 새롭고 무해한 이벤트"라는 의견을 내놓았고, 반대하는 쪽은 "잘못된 모험이며 사발렌카가 패하면 여자 테니스가 폄하될 위험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최측 이볼브(Evolve)의 공동 창립자 스튜어트 두기드는 "이것은 존중과 경쟁, 스포츠에서의 평등이 어떤 모습일 수 있는지에 대한 재구성을 다룬 대회"라고 설명했다.

해당 경기는 비공인 이벤트 경기이므로 별도로 랭킹 포인트는 주어지지 않는다.

사발렌카는 해당 경기를 앞두고 "저는 진심으로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꼭 나가서 키리오스를 혼내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키리오스 SNS, 빌리 진 킹 공식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