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칼로리라도 밤 10시 이후 식사가 더 위험한 이유

같은 메뉴, 같은 열량이라도 ‘언제 먹느냐’가 혈당 조절과 지방 대사를 갈랐다 멜라토닌이 오를 때 먹으면 인슐린 작용 억제… 체내 대사 환경, 축적 쪽으로 기울어

2025-11-05     이주환 인턴기자

(MHN 이주환 인턴기자) 같은 음식을 먹어도 ‘늦게 먹는 것’만으로 혈당과 지방 대사가 불리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미국심장학회 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 JAHA) 최근호에 실린 연구논문(Advancing Chrononutrition for Cardiometabolic Health, 심대사 건강을 위한 생체시계 영양 연구의 진전)에 따르면 ‘무엇을 먹느냐?’뿐 아니라 ‘언제 먹느냐?’가 건강 관리에서 중요한 요인임을 보여준다.

미국 앨라배마대 하산 다쉬티(Hassan S. Dashti) 박사팀은 과체중 또는 비만인 성인 30명을 대상으로 교차 설계를 적용해 식사 시각을 비교했다.

한 조건은 일반적인 저녁 시간에 식사를 마치도록 했고, 다른 조건은 밤 10시 이후처럼 멜라토닌 분비가 높아지는 시간대에 늦은 저녁을 먹도록 했다.

두 그룹 모두 같은 식단과 열량을 섭취했으며, 이후 연구진은 참가자의 식후 혈당 반응ㆍ인슐린 민감성ㆍ지방 대사 지표 등을 평가했다.

분석 결과는 뚜렷했다. 늦은 시간대에 식사한 조건에서 식후 혈당 급등(스파이크)은 평균 1.2배 더 컸고, 인슐린 반응은 약 1.2배 낮아져 혈당을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이 떨어졌다. 동시에 지방산 산화율이 낮아져 에너지를 태우기보다 체내 저장으로 기울어지는 대사 환경이 형성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를 생체시계와 호르몬의 상호작용으로 설명했다.

늦은 밤 멜라토닌 분비가 증가하면 인슐린의 분비와 작용이 함께 둔화되는 경향이 있고, 그 결과 같은 양을 먹어도 혈당 조절이 어려워지고 지방 대사 효율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일반적인 저녁 시간에 식사한 조건에서는 혈당 조절이 안정적이었고 인슐린 민감성도 유지됐으며, 지방 대사 역시 에너지 소비에 유리한 패턴을 보였다.

야식을 피하기 위해서는?

낮 동안 끼니를 거르지 않아 장시간 공복으로 인한 폭식 신호를 줄이고,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의 균형과 충분한 식이섬유로 포만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밤늦게 무엇을 먹을지 고르기 전에 실제 배고픔인지 감정적 섭취인지 이유를 스스로 점검해보고, 부득이하게 먹어야 한다면 열량이 낮고 영양 밀도가 높은 소량으로 대체하는 편이 좋다.

핵심은 ‘자주 늦게 많이 먹는’ 습관을 끊는 것이다.

연구팀은 “과체중이나 비만한 사람은 저녁 식사 시간을 앞당기고 야식을 줄이는 전략이 혈당 조절과 지방 축적 예방에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 JAHA(미국 심장협회 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