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원 사건의 두 얼굴...놓치지 말아야 할 것 [M-scope]

철없는 행동은 꾸짖되, 미성년자는 보호해야 한다

2025-09-12     홍동희 선임기자

(MHN 홍동희 선임기자) '미스터트롯'이 낳은 '국민 손자' 정동원이 '무면허 운전'이라는 충격적인 소식으로 대중 앞에 섰다. 2023년 오토바이 운전 위반에 이어 또다시 불거진 논란에, 정동원을 아끼던 많은 이들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이 철없는 소년의 질주 뒤에는 그의 영상을 빌미로 억대 금품을 요구한 어른들의 추악한 '협박'이 있었다. 정동원의 잘못은 분명히 꾸짖어야 하지만 이 사건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우리는 한 미성년 아티스트를 둘러싼 위태로운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정동원의 무면허 운전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명백한 잘못이다. "운전 연습을 했다"는 소속사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없는 16세 미성년자의 운전은 명백한 실정법 위반이다. 대중의 사랑을 받는 공인으로서, 그리고 청소년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스타로서 그가 짊어져야 할 사회적 책임의 무게를 생각하면, 이번 사건은 더욱 뼈아프다.

하지만 이 사건의 본질은 단순한 '청소년의 일탈'이 아니다. 그의 운전 영상을 빌미로 2억 원이 넘는 돈을 요구한 지인의 '공갈 협박'이 있었고, 정동원은 이 사건의 '피해자' 신분이라는 또 다른 얼굴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주목할 만한 선택을 마주한다. 그는 협박에 굴복해 돈으로 자신의 잘못을 덮는 대신, 모든 것이 드러날 것을 감수하고 공갈범들을 경찰에 직접 신고하는 길을 택했다. 이는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법적 처벌을 받겠다는 미성년자임에도 불구하고 책임감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이 모든 책임을 16세 소년에게만 묻는 것이 과연 온당할까? 소속사는 "관리와 교육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사과문을 냈지만 사후약방문에 가깝다. 애초에 소속 아티스트의 사생활 영상이 지인에게 촬영되고, 그것이 협박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는 상황 자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또한, 그의 운전 당시 동승하여 영상을 촬영하고 이를 방관했던 주변 '어른들'의 책임은 없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한 청소년 보호 전문가는 "미성년 연예인은 막대한 인기와 부를 얻지만, 동시에 판단력이 미숙하고 유혹과 범죄에 쉽게 노출된다" 며, "이번 사건은 소속사가 미성년 아티스트의 법적 교육과 사생활 보호에 얼마나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뼈아픈 사례" 라고 평가했다.

정동원의 무면허 운전은 따끔한 '회초리'가 필요한 명백한 잘못이다. 하지만 동시에 그가 협박의 피해자였음을 잊지 말아야 하며, 그를 범죄의 위험으로부터 지켜주지 못한 우리 사회와 연예계 시스템의 책임 또한 가볍지 않다. 

대중의 사랑을 받는 '국민 손자'가 올바르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맹목적인 비난이나 감싸기 대신 잘못을 바로잡아 줄 '따끔한 회초리'와 그를 안전하게 지켜줄 단단한 '울타리'가 함께 필요하다.